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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주니어의 '파괴적 혁신'+ 시니어의 '연결 능력' 중요


사이언스에 관련 논문 발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경험만이 획기적 혁신을 끌어낸다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가 ‘사이언스’에 발표돼 눈길을 끈다.

중국 난징사범대와 미국 산타페연구소, 피츠버그대 등 연구팀은 1960년부터 2020년까지 논문을 발표한 1250만명 이상의 과학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논문이 얼마나 오래된 자료를 인용하는지(노스탤지어 효과), 인용 자료에 대한 비판적 태도가 어떤지, 새로운 주제에 대한 수용성은 어떤지 등을 살폈다.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정종오 기자]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정종오 기자]

그 결과 두 가지 상반된 경향을 확인했다. 학문적 연령(최초 논문 발표 이후 경과 연수)이 높아질수록 과학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 이전에는 관련이 없었던 아이디어들을 연결하는 능력이 높아졌다.

동시에 기존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으로 뒤집는 파괴적 혁신 능력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경험이 지식을 심화시키고 아이디어의 창의적 재조합을 촉진하는데, 기존 틀에 대한 지적 집착을 강화해 젊은 과학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급진적 변화를 떨어트릴 수 있다고 해석했다.

과거 연구자의 퇴직 강제 정책의 변화가 오래된 문헌에 대한 의존을 어떻게 심화했는지 살핀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효과가 자연 실험을 통해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연구 시스템을 설계할 때 경험만을 중시하지 말고, 지속성과 혁신 모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젊은 연구자들의 리더십을 장려하고 혁신적 이바지를 가치 있게 여기면서 동시에 경험의 이점을 활용하는 게 전통과 혁신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논문(논문명: Aging and the narrowing of scientific innovation)은 8일 사이언스에 실렸다.

정초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번 논문과 관련해 “이번 논문에서 과학 경력의 진행에 따라 고도로 파괴적(disruptive) 연구성과가 창출될 가능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고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반드시 고경력 연구자의 패러다임 전환적 통찰 능력의 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했다.

인지적·행동적 전략의 변화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지적 발달의 관점에서 볼 때 빠른 탐색과 새로운 아이디어 생성에 관여하는 유동지능(fluid intelligence)은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정점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축적된 전문 지식, 개념적 깊이, 통합적 사고를 반영하는 결정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은 경험의 축적과 함께 지속적으로 향상된다고 정 연구원은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생명과학과 같이 데이터 기반의 학문 분야에서 진정한 의미의 파괴적 혁신은 단순한 가설의 참신성에 그치지 않고 정교한 작동원리적 검증, 다중 스케일에서의 통합적 해석, 기존의 학문적 도그마를 설득력 있는 증거로 전복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며 “이러한 역량은 본질적으로 특정 분야에 대한 장기적 몰입과 축적된 경험에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초기 경력 연구자들이 비정형적이고 탐색적 연구 방향을 시도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고경력 연구자들은 패러다임 수준의 변화를 실제로 구현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연령 증가에 따른 파괴적 연구성과의 감소는 지적 능력의 저하라기보다는 위험 회피 성향의 증가, 인지적 경직성의 심화, 연구 외적 역할(행정, 리더십 등)의 확대에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변혁적 이바지를 할 수 있는 잠재력 자체는 유지되는데 그 발현이 보다 선택적으로 이뤄지는 양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과학계가 처한 환경을 봤을 때 교육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선, 정답을 찾는 교육을 벗어나 질문을 설계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패하기 위해 교육받아야 한다는 거다.

둘째, 연구의 평가는 양이 아니라 얼마나 기존의 문제를 해결했나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도전적 연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셋째, 젊은 연구자들의 탐색과 시니어 연구자들의 검증이 자연스럽게 결합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넷째, 국가는 연구의 위험을 관리하고 성과로 탄생시키는 인프라, 규제, 협업 시스템의 지원군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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