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이 냉난방공조(HVAC) 시장의 성장 축을 바꾸고 있다. 생성형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수요가 늘면서 서버 발열을 제어하는 냉각 기술이 데이터센터 설계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8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 485TWh에서 2030년 950TWh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AI 특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세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증가분 가운데 냉각 등 인프라 수요가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ea8c78a3e3827.jpg)
냉각 솔루션 수요는 이미 글로벌 공조 기업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미국 캐리어는 올해 1분기에 글로벌 상업용 HVAC 주문이 35%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관련 주문이 500% 이상 급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이비드 기틀린 캐리어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상업용 HVAC 주문 증가를 견인했다"며 "상업용 HVAC 수주잔고가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주로 공기 냉각 방식에 의존했지만, AI 서버는 고성능 GPU와 가속기를 대량 탑재하면서 랙당 전력 밀도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 그룹은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시장이 지난해 약 30억달러에 근접한 뒤 2029년 약 7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29년에는 첨단 GPU의 열설계전력(TDP)이 4000W를 넘어서면서 액체냉각이 구조적 요구사항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봤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11eceb3edd265.jpg)
전략컨설팅업체 맥킨지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이 2030년 400억~4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이 가운데 액체냉각이 150억~200억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전력·공조 업체들도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존슨콘트롤즈는 데이터센터 열관리·냉각 솔루션 수요 증가를 근거로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슈나이더일렉트릭도 1분기 매출이 유기적으로 11.2% 증가했는데, 로이터는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전력 장비와 서버랙, 냉각 시스템 수요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도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향 냉각 사업 수주가 전년 대비 약 3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신동훈 LG전자 ES사업본부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향 사업은 초기 단계임에도 지난해 수주가 전년 대비 3배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2027년 칠러 사업 매출 1조원 목표를 조기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공냉식 칠러뿐 아니라 액체냉각과 액침냉각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지난달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월드 2026'에서는 AI 데이터센터용 열관리 솔루션과 에너지 최적화 기술을 공개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d46f78a0af81d.jpg)
또 서버 칩의 발열을 액체로 직접 식히는 방식의 냉각수 분배장치(CDU)는 냉각 용량을 기존 650kW에서 1.4MW로 두 배 이상 확대했고, GRC·SK엔무브와 협력한 차세대 액침냉각 솔루션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HVAC 사업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최대 HVAC 기업 플랙트그룹 인수를 완료했다. 회사는 이 인수가 글로벌 HVAC 리더십을 강화하고 상업용·산업용 시장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장(사장)은 "플랙트그룹의 기술 전문성과 삼성의 AI 플랫폼을 결합해 글로벌 HVAC와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칠러 기술과 플랙트그룹의 냉각 솔루션을 결합해 데이터센터 시장에 최적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백혜성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삼성전자 뉴스룸 인터뷰에서 "삼성의 칠러 기술과 플랙트그룹의 냉각 솔루션을 결합해 데이터센터 시장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공조 산업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HVAC가 건물 냉난방 중심의 설비 산업이었다면, 앞으로는 전력 효율·열관리·액체냉각·운영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인프라 솔루션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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