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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 빠르게 진단한다


국제 공동 연구팀, 신개념 진단법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과학기술원( KAIST)과 국제 연구팀이 유전자 가위의 ‘속도’를 설계해 다양한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판별하는 새로운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복잡한 검사 과정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감염병을 동시에 판별할 수 있다. 신종 감염병 대응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KAIST(총장 이광형) 바이오및뇌공학과 손성민 교수 연구팀이 미국 UC 버클리(UC Berkeley), 글래드스톤 연구소(Gladstone Institutes) 연구팀과 손잡고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를 활용해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보핵산(RNA)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활용한 무기는 Cas13이라 불리는 유전자 가위 단백질이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찾아 잘라내는 단백질이다. 목표를 인식하면 활성화되는 특징을 가진다. Cas13은 특히 RNA를 표적으로 하며 목표 RNA를 찾으면 주변 RNA를 자르면서 형광 신호를 발생시킨다.

국제 공동 연구팀이 신종 감염병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사진=KAIST]
국제 공동 연구팀이 신종 감염병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사진=KAIST]

기존 기술은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하기 위해 서로 다른 유전자 가위나 다양한 색의 형광 물질을 사용해야 해 구조가 복잡하고 실제 현장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발상을 전환했다. 유전자 가위가 목표물과 결합할 때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가위질’을 하는 속도가 제각각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아주 작은 물방울(droplet) 안에서 단일 분자 단위로 관찰한 결과, 가이드 RNA와 표적 RNA의 조합에 따라 고유한 반응 속도 패턴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이드 RNA는 유전자 가위가 어떤 목표를 찾을지 안내하는 ‘위치 정보’ 역할을 하는 RNA 분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반응 속도 차이를 ‘바코드’처럼 활용하는 ‘키네틱 바코딩(kinetic barcoding)’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반응 속도를 일종의 신호 패턴으로 읽어 서로 다른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통해 단 하나의 유전자 가위만으로도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게 됐다.

검사 과정도 단순화됐다. 기존 방식에서는 RNA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DNA로 변환하는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 과정이 필요했다. 이번 기술은 RNA를 그대로 직접 검출할 수 있다. 역전사는 RNA를 DNA로 바꾸는 과정으로 검사 시간을 늘리고 절차를 복잡하게 만드는 단계다.

손성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는 것을 넘어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라는 새로운 정보를 진단에 활용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감염병을 현장에서 한 번에 진단하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논문명 : Programmable kinetic barcoding for multiplexed RNA detection with Cas13a)는 KAIST 손성민 교수가 제1 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바이오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2026년 3월 31일자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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