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19m나 되는 크기의 문어가 있었다면 상상이 될까. 일본 연구팀이 백악기 해양의 최상위 포식자는 상어 등이 아닌 19m 크기의 문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능까지 갖췄던 것으로 추정됐다.
그동안 백악기 해양의 최상위 포식자로는 주로 거대한 해양 파충류와 상어가 거론됐다. 크기가 최대 19미터에 이르는 괴물 같은 거대 문어가 백악기 후기 바다를 누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24일 발표됐다.
이 문어는 모사사우루스와 같은 대형 해양 최상위 포식자들과 경쟁하거나 심지어 잡아먹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m 크기의 문어가 백악기 해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https://image.inews24.com/v1/114a3a9be2d961.jpg)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관련 논문(논문명: Earliest octopuses were giant top predators in Cretaceous oceans)는 일본 홋카이도대 연구팀이 작성한 결과물이다. 고대 문어 친척의 화석화된 턱뼈(jaw) 마모 패턴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단단한 골격의 먹이를 물어뜯을 때 발생하는 턱뼈 마모가 껍데기를 부수는 현대 두족류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손상 패턴을 남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문어 턱뼈의 크기는 전체 몸 크기를 추정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고대 문어 친척의 대형 화석 턱뼈 15개를 재조사했다. 보존 상태가 좋은 표본에서 뚜렷한 마모 흔적을 확인했다.
디지털 화석 발굴 기술을 사용해 후기 백악기 퇴적층(약 1억년 전부터 7200만년 전까지)에서 지느러미가 있는 문어의 턱뼈 12개를 추가로 발굴했다.
분석 결과 나나이모테우티스 젤레츠키이(Nanaimoteuthis jeletzkyi)와 나나이모테우티스 하가르티(N. haggarti)라는 두 주요 종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들 지느러미 문어((특히 N. haggarti)는 7~19미터까지 매우 크게 자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대의 거대 해양 파충류에 필적하고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큰 무척추동물일 가능성이 있다.
가장 큰 개체들의 턱에서 광범위한 마모를 관찰했다. 어린 개체일 때 날카로웠던 부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뎌지고 둥글게 변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마모 패턴을 바탕으로 이들이 활발한 육식 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먹이를 강력하게 깨물어 단단한 껍데기와 뼈를 부수고, 길고 유연한 팔을 이용해 큰 먹이를 움켜쥔 채 강한 부리로 해체했다는 거다. 비대칭적 마모 패턴은 좌우 비대칭적 행동을 나타내며 이들이 고도의 지능을 지녔음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이융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전 교수는 이번 논문에 대해 “문어는 오징어처럼 두족류에 속한 연체동물”이라며 “이들이 화석으로 남는 부분은 라거슈테텐(Lagerstätte)을 제외하면 대부분 단단한 키틴질의 부리(beak)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에서 턱(Jaw)이라는 용어는 부리(beak)로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턱뼈는 척추동물의 골격 구조이며 이빨이 발달하는데 문어의 부리는 키틴 기반의 외골격성 구조이며 이빨이 없다”며 “턱은 위아래가 벌어지는 관절구조이고 문어의 부리는 비관절성 부리 구조”라고 강조했다. 턱과 부리는 발생학적, 계통적으로 서로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백악기에는 Mecochirus 같은 70cm 이상의 대형 바닷가재가 존재했고 현생 일본 거미게는 다리 포함 3~4m에 이른다”며 “백악기 바다에 번성했던 루디스트(rudist) 조개는 원통형으로 1미터 이상까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기에 대형 갑각류와 조개들이 이 거대 문어의 먹잇감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현재 두족류 중 가장 큰 대왕오징어의 크기는 10~13미터”라며 “커다란 부리 화석에 의해 최대 19미터의 문어가 후기 백악기 초기에 존재했다는 것이 이번에 밝혀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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