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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K-뷰티 앞 '럭셔리뷰티' 자존심 구겼다


LVMH '프레쉬' 이어 '발렌티노 뷰티'까지 줄줄이 철수
인디 브랜드 성장·소비 패턴 변화…'이름값' 안통한다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K-뷰티의 약진에 밀려 설 자리를 잃으면서 사업 철수나 축소를 결정하는 등 사실상 '백기'를 드는 모양새다. 견고했던 럭셔리 브랜드의 성벽도 인디 브랜드의 공세에 속절없이 무너지며, 뷰티 시장의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발렌티노 뷰티는 이날부로 한국 내 브랜드 운영을 종료한다. 2022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약 4년 만이다. 롯데백화점 입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온라인 채널도 병행했지만,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둔화되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발렌티노 뷰티 제품. [사진=발렌티노 뷰티 ]
발렌티노 뷰티 제품. [사진=발렌티노 뷰티 ]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철수는 발렌티노 뷰티에만 국한된 사례가 아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자연주의 브랜드 '프레쉬(fresh)'도 지난 2월 한국 영업을 종료했다. 프랑스 스킨케어 브랜드 '꼬달리'와 영업 메이크업 브랜드 '샬롯 틸버리'도 한국에서 영업을 중단했다.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도 지난 2024년 국내 사업을 정리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단순한 전략 실패가 아닌 시장 구조 변화로 해석한다. 과거 한국이 글로벌 브랜드의 신제품을 시험하고 아시아 확장을 준비하는 전초기지였다면,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를 상대해야 하는 레드오션이 됐다.

브랜드 인지도보다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기준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경쟁에서 도태되기 시작했다. 특히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역량이 고도화되면서 인디 뷰티 브랜드들도 럭셔리 제품에 준하는 품질을 선보이기 시작한 점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이런 변화는 립스틱처럼 진입 문턱이 낮은 '엔트리 럭셔리'에서 가장 먼저 드러났다. 립스틱은 색조 화장품 가운데서도 약 30~40%를 차지하는 핵심 품목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인디 뷰티 브랜드들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유사한 색상과 발색을 구현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해당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고, 럭셔리 브랜드는 소비자 접점을 잃기 시작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는 "색조 화장품은 스킨케어보다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 가격을 낮춘 대체 제품으로 이동하는 경향에 더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다이소와 올리브영 등 중저가 유통 채널의 성장도 영향을 미쳤다. 브랜드 네임밸류를 앞세운 고가의 프리미엄 럭셔리 뷰티 제품이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했고,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비교·구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자리 잡으면서 기존 고가 전략은 한계를 드러냈다.

업계에선 이런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뷰티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가 성분과 제형을 직접 비교·분석하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럭셔리 브랜드는 단순한 브랜드 헤리티지가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경험과 기술적 차별성을 동시에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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