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전자업체들이 원가 상승과 수요 둔화가 동시에 겹치면서 수익성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중동 지역 긴장에 따른 유가·물류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사업 구조 조정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원재료 매입비 8.8% 증가
최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5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회사의 원재료 매입액은 전년 대비 8.8%(8조1007억원) 증가한 99조9475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332조7700억원으로, 매출의 약 30% 수준을 원재료 비용으로 지출한 셈이다.
비용 상승은 생활가전과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DX 부문의 지난해 원재료 매입액은 74조5693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7조원 늘었다.
LG전자도 원재료 비용이 증가했다. 지난해 원재료 매입액은 17조4096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조원 늘었다.
부품 업계 역시 가격 상승 영향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원재료 매입 비용은 13조592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5000억원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같은 기간 4조2174억원을 지출해 약 2000억원 늘었다.
LG이노텍의 원재료 매입액도 17조4096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조원 확대됐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 영향으로 원자재 매입 규모가 감소했다.

올해 부담 더 커질 듯…메모리값 세 자릿수 상승 예상도
올해는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더해 중동 지역 긴장으로 유가와 에너지 가격 불안이 이어지고 있고 해상 운임 상승과 공급망 불안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PC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05~110% 상승할 전망이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완제품 사업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스마트폰·가전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DX 부문이 함께 있는 구조다. DS 부문이 생산한 메모리 반도체는 DX 부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스마트폰 등에 탑재된다.
메모리 가격이 상승할 경우 DS 부문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반대로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의 원가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실제로 MX 사업부 내부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올해 상반기 수익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임원들 이코노미行…LG전자는 직원 수 줄어
전자업계는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DX 부문은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 회의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수준의 비용 절감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장 규정도 강화했다. DX 부문 부사장급 이하 임원은 10시간 미만 비행편 이용 시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하도록 기준을 조정했다.
LG전자는 인력 구조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직원 수는 2024년 3만5727명에서 2025년 3만4144명으로 줄었다. 1년 사이 약 1583명이 감소한 것이다.
원가 상승과 TV·가전 등 완제품 사업의 수익성이 둔화되면서 비용 구조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모바일과 가전 사업의 수익성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5조원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기록한 12조9000억원보다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가전과 TV 사업 역시 시장 둔화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TV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솔루션(MS) 사업본부에서 누적 750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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