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대규모 촛불집회의 국민적 참여의 단초를 제공했던 인터넷을 겨냥해 이명박 정부의 여론 통제와 공격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의 사이드카 발동 방침에 이어 인터넷 생중계 사이트인 아프리카 나우콤 문용식 대표 등의 구속, 이명박 대통령이 인터넷 여론을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등 이명박 정부가 인터넷 여론 통제를 본격화 하겠다는 의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
16일 한나라당은 인터넷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카'를 추진하기로 했다. 쇠고기 정국에서 인터넷 여론에 즉각적인 대응에 미숙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추진 이유를 밝혔다.
이른바 '사이드카'는 '아고라', 'MBC PD수첩'·'100분 토론' 등 여론이 형성되고 집중되는 포털과 홈페이지, 카페 등을 총망라해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네티즌은 '여론 통제'로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조기 대응 시스템 부재로 인한 자성의 목소리가 아니라 반(反)정부 여론이 확산 차단을 목적으로 이같은 방침을 정한 것 아니냐는 것.
이러한 정부의 여론 통제로 보이는 조치들은 점차 가시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인터넷 전담비서관을 두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홍보특보를 신설하고 그 산하에 정책홍보 보좌관 3명을 두고 그 중 1명은 인터넷을 전담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쇠고기 파동이나 촛불시위 과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왜곡된 사실이나 부정확한 정보가 급속히 유통됐는데 그에 대한 대응이 매우 부족했다"며 "이번에 단행되는 조직 개편에는 인터넷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발해 시작된 누리꾼들의 촛불집회 확산에 크게 기여한 '아프리카 TV'를 운영하는 나우콤 문용식 사장이 16일 밤 갑작스럽게 구속됐다. 저작권 침해 혐의가 그 이유다.
서울지검은 저작권이 있는 영화파일의 불법 유통에 관여한 혐의로 문 대표를 비롯해 웹하드 업체 대표 5명을 구속했다.
이날 밤 나우콤은 운영 중인 아프리카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 "문 대표의 구속은 검찰권을 남용한 과잉수사"라며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으로 의심된다"고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나우콤은 "문 대표가 구속된 것은 아프리카에서 촛불집회가 생중계되면서 시위 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프리카에 접속이 몰리자 과잉 압박 수사로 촛불시위의 확산을 막으려는 정부 당국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당·정·청은 인터넷 여론 통제와 함께 본격적인 공세를 가할 태세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직접 인터넷 여론에 대한 언급은 정부와 네티즌간 대대적인 충돌마저 예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넷 경제의 미래'에 대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장관회의 개회식에 참석 "인터넷 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필수적인 '거래의 신뢰'가 위협받고 있고 이는 인터넷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라면서 "인터넷은 신뢰의 공간이어야 한다. 인터넷의 힘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한만국은 인터넷 선도국가로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인터넷의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이러한 인터넷의 힘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인류에게 얼마나 유익하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 가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반정부 시위 여론'을 지적하고 나선 것으로 현재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는 여론이 '거짓'에 바탕하고 있다는 얘기로, 네티즌들은 '거짓말쟁이'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인터넷 여론 통제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차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사이드카를 발동하겠다'고 했고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인터넷의 악영향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 발언은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의 장인 인터넷 공간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정보교환 등 장점을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등을 통해 잘 발전 시켜나가야 하는데 현 정권에 반대되는 의견이 형성된다고 인터넷에 재갈을 물리고 있는 것은 분명 '여론통제'"라고 주장했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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