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가 마크 허드를 선택한 것은 결국 '현상태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칼리 피오리나 후임으로 마크 허드 NCR 최고경영자(CEO)가 영입된 것은 HP가 현 회사 구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C넷이 29일(현지 시간) 애널리스트들을 인용, 보도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프랭크 질레트 애널리스트는 "회사를 매각하거나 분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CEO로 영입했다면 HP도 분사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 대표적인 인물로 마이클 카펠라스 MCI CEO를 꼽았다.
하지만 마크 허드는 이런 유형의 CEO는 아니라는 것. 결국 HP가 현재의 구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조용한 개혁'을 해나가는 쪽으로 입장 정리를 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IDC의 로저 캐이 애널리스트는 HP가 현상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을지라도 여전히 PC사업 분사 가능성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쉐어홀더 밸류 매니지먼트의 제프 엠버싯즈 애널리스트는 "일부 사람들은 허드가 비용절감을 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그는 구조 조정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말했다.
◆ NCR보다 10배 큰 회사 잘 이끌까?
허드는 그 동안 자신이 재직했던 회사보다 규모가 10배 정도 큰 HP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NCR의 지난 해 매출은 60억 달러 규모인 반면, HP는 800억 달러 수준에 달했다. HP의 프린터, 이미지 사업 부문 매출만도 NCR의 4배에 달할 정도다.
델, IBM 등 IT업계를 쥐락펴락하는 강자들과의 대결 역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메이저급 회사들과는 다소 거리를 둘 수 있었던 NCR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얘기다.
테크놀러지 비즈니스리서치의 크리스 포스터 애널리스트는 "기술산업의 미래는 PC나 서버에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현재 HP는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해야 하는 전략적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드는 NCR CEO를 맡기 전에는 이 회사의 테라데이터 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테라데이터 사업 부문은 회사 정보 분석을 위한 대형 데이터웨어하우스 구축용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것이 주임무이다.
IDC에 따르면 NCR의 테라데이터 사업 부문은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 경쟁자들보다 월등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 해에는 20%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을 정도다.
엠버싯즈는 "NCR은 3~5년 정도 취약한 구조를 면치 못했지만 허드가 맡은 뒤 불과 9개월만에 완전 탈바꿈했다"면서 "허드를 HP CEO를 맡으면서 전략, 제품, 관리, 비용 등 모든 면을 바로 잡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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