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이거 진짜 다 50% 할인이에요? 일단 담고 봅시다."
지난 9일 저녁 찾은 서울 한 홈플러스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 '전품목 50% 할인' 안내문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매장 코너마다 같은 내용 푯말이 빼곡히 세워져 있었다. 일부품목을 제외하면 사실상 상품 대부분을 반값에 처분하는 파격 할인행사다.
최근 몇 달간 한산했던 매장 분위기와는 사뭇 딴판이었다. 반값 할인행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하자 퇴근길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9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에 50% 할인행사를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24ff7042360b5.jpg)
다만 매장 분위기는 일반 대형마트 행사장보다 영업종료를 앞둔 이른바 '땡처리 매장'에 가까웠다. 채소와 육류 등 신선식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빈자리에는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심플러스' 상품들이 급하게 채워졌다. 고객들은 정상적인 장을 보기보다 남은 재고물량 중 싼값에 건질 물건이 없는지 매대 구석구석을 뒤졌다.
실제 장난감으로 카트를 가득 채운 가족단위 고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캠핑 웨건을 여러 대 한꺼번에 구매하는 소비자도 포착됐다. 위스키와 와인 등 주류매대는 일찌감치 동났고 제과류와 생활용품 코너 곳곳에는 '준비된 물량이 품절됐다'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었다.
계산대 앞에도 오랜만에 긴 줄이 늘어섰다. 가동중인 계산대는 단 2대에 불과했다. 한 매장직원은 "최근 몇 달 사이 오늘이 가장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에 50% 할인행사를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55dd938508de2.jpg)
50%라는 파격적인 숫자에 고객들 표정은 밝았지만 매장을 지키는 직원들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다. 홈플러스 내일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법원 회생절차 폐지 이후 시설관리와 청소 등 일부 외주인력이 대거 이탈해 일부 매장은 홈플러스 직고용 직원들이 임시방편으로 시설관리 업무까지 떠맡는 등 사실상 비상운영 체제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고객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영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는 12일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인 점을 고려하면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오는 11일이 사실상 마지막 영업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흘러나온다.
![9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에 50% 할인행사를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dea0039dcb22e.jpg)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전품목 50% 할인행사를 두고 단순한 고객 유인책이 아닌 ‘재고 정리’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매장 곳곳에서 비어 있는 매대가 눈에 띄었지만 새 상품을 다시 채워 넣는 인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홈플러스는 이미 지난 1일부터 핵심 서비스였던 온라인 당일 배송 ‘매직배송’을 전면 중단했다. 뒤이어 온라인 고객센터 운영까지 멈췄다. 물류와 소통 창구가 마비된 상태에서 오프라인 매장 재고만 급하게 털어내는 형국이다.
![9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에 50% 할인행사를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b3d2d45ac7c76.jpg)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긴급 운영자금 2000억원 확보방안을 마련해 법원에 즉시항고하지 못하면 곧바로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은 자금조달 책임을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홈플러스 내부 회사차량과 법인카드 사용이 전면 중단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그동안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더라도 당장 영업은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회생절차 폐지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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