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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바이오 특허 경쟁력 '빨간불'


경기 침체에 투자 심리 위축⋯특허 출원에 영향
글로벌 제도의 비공개 기간 탓 분쟁 위험도 한몫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바이오산업에서 기업 가치와 생존을 담보하는 특허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과 국제 특허 제도의 한계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구개발(R&D)와 관련된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연구개발(R&D)와 관련된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8일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산업재산권 출원 건수는 24만3310건(전체 출원 아님)으로 파악돼 세계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바이오 분야로만 좁혀보면 1만7845건에 그친다. 그나마 전년(1만3034건) 대비 줄어든 수치다. 전체 특허 출원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는 이 같은 출원 감소의 원인으로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을 지목한다. 바이오산업은 특성상 장기간의 투자와 대규모 자금이 필수적인데, 벤처캐피탈과 기관투자자의 투자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2023년 전체 벤처투자액은 11조원 규모였고, 이 중 바이오 분야는 약 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총 벤처투자액이 11조9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바이오 분야는 오히려 줄어 1조2140억원 수준에 그쳤다. 투자 위축 흐름이 특허 활동에도 직결된 셈이다.

특허 출원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부담 요인이다. 출원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수억 원이 들고, 관련 소송까지 고려하면 투자 리스크가 크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 동시 특허를 출원할 경우 비용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허는 기술을 보호하는 핵심 수단이다. 기술이전이나 인수합병(M&A) 등 전략을 통해 수익 구조를 내는 바이오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반면 특허 분쟁에서 패소하면 기술이전 계약이 무산되거나, 매출 감소, M&A 실패 등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허는 기술 보호뿐 아니라 바이오기업의 사업 전략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 수단이다. 기술이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바이오기업에 특허는 생존 기반과 직결된다. 반대로 특허 분쟁에서 패소할 경우, 기술이전 계약 무산은 물론 매출 급감과 M&A 실패로 이어질 수 있어, 심각한 경영 리스크로 작용한다.

이 같은 위험은 국제 특허 제도의 비공개 기간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특허협력조약(PCT)은 출원일로부터 18개월 동안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유사 기술의 선출원 여부를 제때 확인하기 어렵고, 출시 이후에야 중복 출원을 인지해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실제 사례로 인투셀이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인투셀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넥사테칸'의 기술이전 계약을 해지했다. 중국 기업의 선행 특허에 유사한 구조가 포함돼 있어, 향후 분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핵심 플랫폼 기술 '오파스(OHPAD)'에는 특허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투셀과의 ADC 공동연구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소 바이오벤처는 기술이전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어, 보유한 특허가 경쟁력의 핵심 기준이 된다"며 "특허 등 무형 자산이 기업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만큼 우수 특허 확보와 산업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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