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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6년 만 대구서 장외투쟁…"이재명 끝내겠다"


당 추산 7만 집결…의원·지도부 대거 참석
의석 열세·연이은 특검 압박…남은 건 '여론전'
자리 채운 '윤어게인'…당내 '극우화' 우려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이 21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 지난 2020년 이후 약 6년 만에 당 차원의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했다. 거대 여당의 절대적 의석 우세와 연일 이어지는 특검 정국에 답답한 흐름을 돌파하려는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동대구역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당이 줄곧 여권의 실정으로 꼽았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자당을 향한 특검의 압수수색,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전방위 비판하며 "이재명을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는 "대한민국에 찬란한 불빛이 꺼지고 인민독재의 암흑이 몰려오고 있다"며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한 나라가 되고, 이재명이 국민과 헌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 인민독재로 달려가는 길에 방해가 되면 야당도 죽이고 검찰도 죽이겠다고 달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폭력은 일상이 돼가고 있다"며 "하다하다 대법원장을 제거하겠다며 쓰레기 같은 정치공작까지 감행하고, 정치특검은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이리저리 날뛰며 죽는 줄 모르고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반헌법적 정치 테러집단의 수괴"라며 "하이에나 뒤에 숨어 음흉한 표정으로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분노한 국민을 대신해 묻겠다. 이게 법치와 민주주의, 정녕 우리 국민이 목숨을 바쳐 지켜온 자유 대한민국이 맞느냐"고 소리쳤다.

장 대표는 연설 말미에 "이곳 보수의 심장에서 이 분노를 행동으로 바꾸자"라며 "우린 반드시 지금 멈춰서 있는 이재명의 5개 재판이 속히 다시 시작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의한 정권은 국민을 이길 수 없다. 애국시민 여러분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하자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자유한국당 시절인 지난 2020년 1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저지하기 위해 개최한 광화문 규탄대회 이후 약 5년 8개월만에 열린 이날 대구 집회에는 당 추산 7만여명의 시민들이 집결했다. 장 대표·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구성원과 대구·경북(TK)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소속 의원들도 대거 참석해 세 결집에 힘을 보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 참가해 여당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오랜만의 장외투쟁에 나선 배경에는 국회 내 투쟁만으로는 여당을 견제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자리한다. 민주당은 당장 이번주(오는 25일) 정부조직법의 본회의 처리를 통해 숙원 법안인 검찰청 폐지를 밀어붙이겠다는 심산이고, 여기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역시 벼르는 상황이다.

이를 '헌법 파괴 시도'로 명명한 국민의힘은 각 법안들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과 기획재정부 분리·금융감독위원회 설치 법안 비협조로 맞서겠다는 전략이지만, 속도만 늦출 뿐 법안 저지 자체는 불가능한 만큼 여당을 향한 여론의 '역풍'에 기대를 걸어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장외투쟁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 당장 지도부는 이날 대구에 이어 돌아오는 주말(25일)에도 장외투쟁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거리로 나가는 것은 지도부 메시지 전달과 지지층 결집에는 물론 효과적이지만, 자칫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아스팔트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굳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2019년~2020년 황교안 체제에서 거듭됐던 대규모 장외투쟁이 2020년 4월 21대 총선 '역대급 패배'에 단초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날 집회에서도 '윤어게인', '부정선거 진실을 밝혀라'라고 쓰인 깃발을 든 일부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집회에 불참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장 대표의 최근 찬탄(탄핵 찬성)파 등 포용 행보 등 신중한 움직임에 집회 내 극우세력들이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철저히 '국민을 위해서 하는' 장외집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결집과 중도 확장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는 장동혁 지도부는 이날 장외집회에 이어 내일(22일)은 대구에서 현장최고위를 개최해 지지층 공략에 주력할 계획이다. 오는 25일에는 대전에서 세번째 현장 최고위를 열어 중원 민심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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