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비상대책위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d05dedd8e1941.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사상 첫 '현직 대통령 구속' 사태를 맞닥뜨린 국민의힘은 당혹감 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은 윤석열 대통령 구속 결정의 부당성을 주장하면서도, 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한층 가까워진 '조기 대선' 대응 채비에 힘을 싣는 눈치다.
당 지도부는 19일 오전 윤 대통령 구속에 따라 긴급 개최된 비대위 회의에서 한목소리로 '이재명'의 이름을 언급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가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고 있다"며 "혐의가 확인되면 똑같이 구속해 법적 형평성, 법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법원은 재작년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심사 시 제1야당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며, 피의자 방어권 보장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국회 체포동의에도 불구하고 영장을 기각했지만,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인 현직 대통령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사법 절차는 논란과 흠결이 없이 신중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2020년 권순일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무죄판결, 2023년 이재명 위증교사 구속영장 기각, 2024년 위증교사 1심 무죄등 사법부는 결정적 순간마다 이 대표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기 때문에 증거인멸 가능성을 단정할 수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는데, 직무정지돼 사실상 연금상태에 있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에 대해선 국민께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했다. 그는 "아무리 정치권이 사법부 결정을 존중한다고 할지라도, 국민이 사법부 공정성을 신뢰할 수 없는 지경이 된 데 대해선 비애감마저 느낀다"고 덧붙였다.
지도부의 이러한 발언은 사법부의 윤 대통령 구속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보다는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야당에 초점을 맞춰 당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체포영장·구속영장 발부 등 사법부의 '속전속결'로 이 대표의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을, 더 이상 '윤 대통령 편만 들며'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비상대책위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07417acac2df3.jpg)
지난 17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지도부는 공세적 태도를 취하기 보다는 "상황을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한 바 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당시 기자들과 만나 "반헌법적이거나 적법 절차 위반이 나올 때, 헌법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당은) 또 움직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 차분히 진행되면, 저희 역시 차분히 바라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한 체포적부심이 기각된 데 대해서도 "당 입장은 따로 없다. 최초 대통령 체포 시 불법적이고 반헌법적 부분을 이미 다 말했다"고만 했다.
최종적으로 여야 협상이 결렬되긴 했으나, 당 자체 '계엄 특검법'이 여야 협상 개시에 앞서 결국 소속 의원 104인의 동의를 얻어 발의된 것도 '대통령은 별개로 앞으로 당은 살아야 한다'는 원내지도부의 강력한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발의 이유에 대해 '최악(야6당 특검법)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법안 재표결 시 당내 이탈표 단속을 위한 고육지책임을 강조했지만, 소속 의원 전원의 도장을 받는 과정에서 '특검 무용론'을 거세게 주장한 친윤(친윤석열)계 강경파들을 이와 같은 논리를 들어 막판까지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국민의힘은 구속 결정 등 사법부가 사실상 윤 대통령의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향후 윤 대통령 비호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앞으로 있을 여야 대치 국면 등 정치 상황 대응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광재 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법원의 판단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후 모든 사법적 절차들은 방어권 보장 등 일체의 논란과 흠결 없이 공정하고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이제부터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부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윤상현·김기현 등 친윤 중진 의원들도 오는 20일 열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과 만찬·무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방미길에 올랐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국민의힘 의원들도 윤 대통령과는 별개로 당은 계속 살려놔야 본인들도 기회가 있을 것 아니겠나"라며 "(당이) 기존 입장이 있으니 바로 윤 대통령에 180도 돌아설 수는 없겠지만, 서서히 '탈윤'을 준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진들은 대선 등 겨냥해 자기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 역시 "원내지도부가 '자체 특검법 발의' 결단을 내린 것 등은 당이 향후 재기하기 위한 체력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현재 여론조사에서 보수 대권 주자 1위가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으로 나오는데, 김 장관이 대선 국면에서 얼마나 소구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국민의힘이 대선을 포기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득표율은 확보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국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정치적 퇴로' 마련을 위해 당이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존과 같이 소속 의원이 서울구치소 앞으로 대거 몰리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비상대책위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fd4e9c186385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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