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입 연 최순실 "태블릿PC, 쓸 줄도 모른다"

[채송무기자]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에서 인정했던 연설문 유출 등에 대해서만 인정하고 인사 관여, 청와대 자료 사전 보고설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세계일보는 27일 독일 헤센주 한 호텔에서 최씨를 인터뷰해 보도했다. 최씨는 보도에서 "대통령을 오래 봤으니 심정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드리게 됐다"며 "그게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가 기밀인지도 몰랐다"고 일부 내용을 인정했다.

최씨는 "신의로 도와주고 싶었고, 국회의원이 되거나 권력을 잡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며 청와대 자료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선 직후 초기에는 이메일로 받아본 것 같다. 민간인이어서 그것이 국가기밀이나 국가기록인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태블릿 PC를 통해 대통령의 보고서를 사전에 받아봤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 제 것이 아니다"고 태블릿 PC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

최씨는 "그런 것을 버렸을 리도 없고,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어떻게 유출됐는지, 누가 제공한 지도 모른다. 검찰에서 취득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대통령의 보고서를 매일 봤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말도 안된다. 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고 청와대 정호성 비서관이 청와대 문서를 전달했다고 하는 보도에는 "정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일괄 부인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설의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과 인사 청탁을 했다는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대해서도 "안 수석의 얼굴을 알지 못한다"며 "김 차관의 경우 저와 연결하려는 그림인 것 같다"고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서 나오는 팔선녀라는 비선그룹을 만들어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역시 "처음 듣는 말"이라는 답변만 했다. 그는 "팔선녀는 소설로 그와 같은 그룹을 만든 적도 없다"고 말했다.

미르 및 K스포츠재단의 자금유용 의혹도 부인했다. 그는 "절대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이 없다. 감사해보면 당장 나올 것을 가지고 (돈을) 유용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했고, 차은택 씨와의 연관설에 대해서도 "차씨와 가깝지도 않고 옛날 한번 인연이 있었을 뿐으로 지금은 연락도 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에 들어와야 한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저는 오늘도 약을 먹고 죽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살고자 했는데 여기까지 기자들이 와 우리를 범죄자로 만들어놨다"면서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고 심장이 굉장히 안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서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고 거부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