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높았던 20대 첫 국감, 결론은 '최악의 국감'

시작부터 파행, 의혹 확인은 못하고 증인 논란·지나친 정쟁 만


[채송무기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초유의 집권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으로 초기부터 파행된 국정감사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채 여야의 갈등만 벌여 최악의 국정감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시작부터 국정감사는 이같은 기미를 보였다. 국정감사 직전 강행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여파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것이다. 야당은 이를 강하게 비판하며 일부 국정감사를 야권 단독으로 진행하는 반쪽 국감의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7일간 단식을 하는 동안 긴장했던 정부와 공공기관, 공기업 대표들은 반쪽짜리 국감 속에서 거의 견제를 받지 않았다. 국정감사 기간 중 가장 관심을 받은 일주일은 이렇게 끝났다.

◆핵심 증인은 '0명', 의혹은 못 밝히고 정쟁만 치열

이정현 대표의 단식 중단으로 2주차부터 국정감사가 정상화됐지만, 지리한 정쟁은 계속됐다. 국정감사 최대 이슈였던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해서 야당은 최순실 씨, 차은택 CF감독 등 19명의 핵심 증인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단 한명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국회 선진화법이 사용됐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증인 요청안을 90일의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하면서 핵심 증인 채택이 대부분 무산됐다.

핵심 증인이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국정감사장에는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 회고록에서 불거진 2007년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기권표 관련 여야의 정쟁만 끊임없이 반복됐다.

그나마 증인으로 출석한 이들도 대부분 의혹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검찰 수사 중이어서 답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피감기관들의 고압적인 답변 태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의원들이 KBS보도본부장을 향해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의 보도 외압 관련 질문을 하자 고대영 KBS 사장이 "답변하지 마"라고 해 논란이 일었다.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 도중 위원장의 허락 없이 화장실로 이석하고, 화장실에서는 의원들을 향해 "새파랗게 젊은 것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못해먹겠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의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막말에 성희롱, 무책임한 폭로에 경실련 "최악의 국감"

여야가 감정 섞인 정쟁을 반복하다보니 막말과 성희롱성 발언이 나와 비판받기도 했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3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왜 그렇게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해 야당으로부터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됐다.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운영비에서 90억 원을 차감해 수의계약으로 MS 오피스와 한글 워드를 일괄 구매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질의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MS 오피스를 MS말고 어디서 사느냐"고 답했고, 이 의원은 조 교육감을 향해 "질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개발도상국가의 취업인력이 늘어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 콩고, 캄보디아 등 전 세계 오지에 우리 청년 약 10만명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해 청년들의 분노를 샀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서 최동규 특허청장의 아들이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에 특채됐다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알고보니 이는 동명이인이었다. 어 의원은 사과했지만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무책임한 폭로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같은 다양한 문제 속에 많은 기대를 받았던 20대 첫 국정감사는 최악의 국회로 평가받았다. 경실련은 국정감사에 대해 "정책과 민생이 실종되고, 권력형 비리에 대한 의혹 해소도 없는 역대 최악의 국감이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그동안 국정감사 모니터를 통해 우수의원을 선정하여 발표했으나, 오기와 불통만 난무한 채 정책이 실종되고 민생이 외면된 이번 국감은 우수의원 선정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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