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 듣는 '똑똑한 스피커' 시장, 얼마나 커질까


SA "음성비서 기기 출하량, 2020년 1천510만대에 이를 것"

[강민경기자] "(신발 끈을 묶으며) 다녀올게. 아참, 오늘 날씨 좀 알려 줘. 버스 시간도.""네 주인님, 오전 7시 30분 현재 서울 광진구 날씨는 흐림, 기온은 21도입니다. 저녁에 소나기가 올 수 있으니 우산을 챙겨 주세요. 302번 버스는 화양리 정류장에 10분 후 도착합니다. 다녀오세요."

손가락 까딱 하는 것도 귀찮은 소비자들에겐 희소식이다. 이젠 말로만 명령해도 알아서 정보를 가져다 바치는 이른바 '전자비서 스피커'의 시대가 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에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가정용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시장의 선두주자는 미국 전자상거래 전문업체 아마존이다. 이 업체는 지난 2014년 인공지능 음성비서 스피커 '에코(Echo)'를 출시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에코에는 자체 개발한 지능형 비서 서비스 '알렉사(Alexa)'가 탑재돼 있다. 사용자가 목소리로 질문을 하면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해 답변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차량공유서비스 '우버'로 차를 부를 수도 있고, 피자를 주문할 수도 있다.

구글 또한 지난 5월 가정용 AI 스피커 '구글 홈'을 공개, 에코의 대항마로 내세웠다. 구글 홈은 아마존 에코보다 약 50달러가량 저렴한 129달러(약 14만5천원)에 판매된다.

이 제품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물건 주문 기능 외에도 구글익스프레스 등을 통해 비행기 표를 예매하는 기능을 갖췄다. 구글 홈은 향후 모든 구글 서비스에 대한 자연어 명령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예정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아마존과 구글이 오는 2017년에는 약 3백만대의 디지털 음성비서 기기를 출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4년 후인 2020년에는 해당 기기의 출하량이 1천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조 브랜카 SA 수석연구원은 "아마존은 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내디뎠고 이미 알렉사 기반 기기를 수백만 대 팔았다"면서도 "후발 주자인 구글 홈이 워낙 독특한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마존의 성공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보장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AI 눈독 들이는 국내 전자업체들…인수·협력 통해 제품에 적용

삼성전자는 AI 플랫폼 개발업체 비브 랩스(이하 비브)를 직접 사들였다. 비브의 AI 플랫폼을 장차 스마트폰이나 냉장고, TV 등 가전에 음성비서를 심어두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해당 기술을 상용화하기에는 약 1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비브 인수 발표 당시 삼성전자 뉴스룸을 통해 "삼성전자의 자연어 이해 기술과 비브의 생태계 조성 기술을 합치면 굉장히 강력한 AI 비서 서비스가 완성될 것"이라며 "AI 플랫폼을 스마트폰, 냉장고, TV, 세탁기뿐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결합시켜 하나의 통합된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LG전자의 경우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아마존과 손잡는 전략을 취했다. LG전자는 국내에 출시한 스마트씽큐 센서(SmartThinQTM Sensor)와 스마트씽큐 허브(SmartThinQTM Hub)에 아마존의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결합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스마트씽큐 허브에 아마존의 음성 인식 서비스 '알렉사(Alexa)'를 연동시켰다. 이를 통해 음성만으로 LG전자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고 날씨나 일정을 소리로 전해들을 수 있다.

LG그룹 차원에서도 최근 임원세미나에서 지난 5월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의 AI 산업 관련 강연을 듣는 등 해당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섭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인공지능과 결합한 음성인식 기술은 스피커형 홈허브 등 신규 산업에 확대 적용되면서 최고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로 각광받고 있다"면서도 "음성인식 오류로 인한 사회적인 리스크를 줄이려면 음성인식률을 높이고 자연언어 처리 기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의 기술 연구 성과가 계속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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