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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戰 3차 돌입, 양보는 없다"…대기업 5곳 '격전'


시내면세점 입찰 마감…'부활' 롯데·SK VS '사활' 신세계·현대·HDC신라

[장유미기자] 대기업 몫의 티켓 3장을 둘러싸고 롯데, 신세계, HDC신라, SK네트웍스, 현대 등이 경쟁을 벌이는 '3차 면세대전'이 4일 특허 신청서 마감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각 업체 대표들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에 직접 방문해 특허신청서를 제출하며 특허권을 반드시 획득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입찰전은 서울 4곳, 부산 1곳, 강원·평창 1곳 등 총 6곳의 신규 시내면세점에 대한 특허권과 관련된 것으로, 특히 대기업들이 도전장을 던진 3장의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사업권을 누가 차지할 것인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마감시간인 오후 6시까지 특허신청서를 제출한 대기업은 롯데·신세계·HDC신라·SK네트웍스·현대 등 총 5곳으로 마무리됐다. 기존에 입찰 도전 후보로 거론됐던 이랜드·두산·한화갤러리아 등은 기존 사업 안정화에 더 집중하기 위해 이번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또 중소·중견기업에 주어진 1개의 티켓에는 신홍선건설, 탑시티, 엔타스, 정남쇼핑, 하이브랜드 5개 업체가 서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 중 엔타스는 서대문구 창천동, 정남쇼핑이 중구 명동, 하이브랜드가 서초구 양재동을 면세점 입지로 내세웠다. 더불어 부산에서는 부산관광면세점, 부산면세점, 부산백화점이 1개의 특허권을 두고 경쟁을 펼치며 강원 지역에서는 알펜시아가 단독 입찰했다.

◆70여일 후 결과 발표…세부평가로 '공정성' 높여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신규 시내면세점을 둘러싼 입찰 경쟁의 최종 티켓 주인공은 오는 12월 13일 전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시 규정에 따르면 신청서를 받은 관할 세관장이 근무일 기준 8일 이내에 관세청 본청에 검토보고서를 제출한 후 본청에서 60일 이내에 특허심사위원회를 열어 특허심사를 끝내야 한다. 이번에 최종 승자로 결정되는 업체들은 내년 12월 이전까지 신규 시내면세점을 오픈하면 된다.

이번 심사는 국회에서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아 현행 관세법에 따라 진행되며 평가는 총 1천점 만점으로 이뤄진다. 점수는 ▲관리 역량 300점 ▲지속가능성 등 경영 능력 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요소 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 150점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150점 등 크게 5개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전 심사에서 점수 비공개에 따라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부터는 12개 세부평가 배점이 공개된다.

◆대기업 4社, 서울 '동남권' 격전 예고

현재 각 면세점들이 후보지로 내세운 곳은 ▲롯데 '잠실 롯데월드타워' ▲HDC신라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현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신세계 '반포 센트럴시티' ▲SK '광장동 워커힐면세점' 등이다. SK를 제외하고는 4곳 모두 강남지역을 택해 '강남대첩'이 벌어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이 강북에 집중돼 있다 보니 각 업체들이 전략상 강남 공략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강남지역에 중국인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는 점도 이들이 강남지역에 매력을 느낀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지역은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인기 방문지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외국인 관광객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요 방문지로 명동(86.7%)에 이어 강남(70.3%)을 꼽았다. 또 강남을 방문하지 않은 관광객의 79.8%는 "강남에 면세점이 생기면 다음에 찾고 싶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지역에 면세점이 많지 않고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이 지역은 평소에도 교통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면세점 운영 시 이에 대한 어떤 방안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 특허권 획득이 힘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절치부심' 롯데·SK, 특허권 재탈환에 '사활'

지난해 11월 각각 두산과 신세계에 특허권을 빼앗긴 롯데와 SK는 지난 6월부터 영업정지 상태인 사업장을 이번 3차대전에서 반드시 부활시키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롯데와 SK는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사업장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비워뒀고 인력 고용도 그대로 유지했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3월께 그랜드 오픈할 예정인 롯데월드타워가 한국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면세점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이날 새벽 장선욱 대표와 직원 100여명이 참석해 특허권 재취득 의지를 다지는 출정식을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23층에서 열고 가장 먼저 사업계획서를 관세청에 제출했다.

장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선호도 1위인 롯데면세점의 브랜드 파워와 지난 27년간의 성공적인 운영역량을 경쟁자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며 "국내 3위 면세점포로 발돋움한 월드타워점의 강점을 사업계획서에 담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사업계획서를 준비하며 "대규모 투자는 물론 그 이상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하는 게 면세사업인 만큼 24년의 운영경험으로 그 역량을 확보한 우리가 힘을 발휘해야 할 때"라며 "창업회장이신 선친의 '관광입국' 꿈이 서린 워커힐을 다시 한국 관광산업의 중심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온몸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영역확장' HDC신라·신세계 VS '재도전' 현대百

이번 면세점 입찰전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현대가(家)'인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의 싸움이다. 두 곳 모두 삼성동을 입지로 선정한 만큼 업계에선 둘 다 특허권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각자 오랫동안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특히 지난해 합작법인으로 도전해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현대백화점은 이번에 단독법인을 설립하고 핵심인사인 이동호 사장을 면세점 대표로 임명하는 등 1년동안 사업권 획득을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 또 이곳은 백화점 빅3 중에서 유일하게 면세점 사업을 하지 않고 있어 이번만큼은 반드시 특허권을 차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대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정하고 고객관리, 명품유치, 매장운영 등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무기로 내세웠다.

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와 또 다시 손잡고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입지로 정한 HDC신라는 1980년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들을 겨냥한 젊은 면세점을 표방하고 있으며 삼성의 IT 기술을 면세점에 접목시켜 차별화된 '디지털 혁신 면세점'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명동점을 오픈한 지 100일만에 일 매출 26억원을 달성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디에프는 반포 센트럴시티를 입지로 정했다.

성용목 사장은 이날 직접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을 방문해 특허신청서를 제출한 후 "'랜드마크 면세점'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는 '마인드마크면세점'을 만들겠다"며 "호텔, 백화점, 극장, 서점 등이 모여있는 센트럴시티에 신규면세점이 들어서는 것을 계기로 문화·예술 관광의 허브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를 완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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