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전성시대](下) ETF 동생 ETN "매력 넘쳐요"


손실제한형 기대 커…ELS 수요 대체할 중위험·중수익 상품

[김다운기자] 상장지수펀드(ETF)의 뒤를 잇는 파생상품인 상장지수증권(ETN)이 최근 중위험·중수익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주가연계증권(ELS)의 수요를 대체할 '손실제한형 ETN'을 올 하반기 내놓을 예정이다.

ETF가 자산운용사가 만든 펀드 상품이라면, ETN은 증권사가 만든 파생결합증권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수 연동 상품으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를 할 수 있다는 점은 ETF와 비슷하다. 하지만 ETF가 주식 등 실물 자산을 직접 편입해 운용하는 것과 달리, ETN은 증권사들의 신용을 기초로 발행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증권사의 신용으로 발행되는 상품이므로 만약 발행 증권사가 파산하게 되면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기자본 1조원 이상 등 규모를 갖춘 증권사만이 ETN을 발행할 수 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 7곳이 ETN을 발행한다.

실물자산을 직접 사지 않아도 되므로 기초자산 구성과 운용전략이 ETF보다도 다양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단순히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지수에 더해 회사채를 추가하거나 환율 전략을 섞는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2014년 11월 상장돼 첫 거래를 시작한 ETN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지만, 아직 규모 면에서는 ETF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올 들어 ETF 거래량이 87억주, 거래규모는 107조원에 달한 것에 비해 ETN의 거래량은 4억9천만주, 규모는 4조6천억원에 불과하다. ETF의 20분의 1도 안되는 셈이다.

◆금융당국, ELS 수요를 ETN으로 대체 방침

하지만 최근 ETN이 'ELS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향후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LS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지만, 복잡한 상품과 손익구조로 인해 불완전 판매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원자재 가격, 홍콩증시 급락 등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ELS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ELS 경계론이 부상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금융당국의 대처는 'ELS 수요를 대체할 투자상품으로 ETN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는 '펀드상품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ETN 제도를 개선해, ELS의 대체 투자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획일적 손익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손익구조의 ETN이 출시될 수 있도록 상장 요건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상장된 ETN은 101개로, 규모에 비해 갯수는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ETN이 증권지수나 원자재, 환율 등의 가격을 따라가는 지수추종형이어서 ETF와 크게 차별점은 없는 상황.

금융당국은 손익이 일정수준 제한되는 ETN의 경우, 보다 다양한 기초지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초지수 제한범위를 완화하기로 했다. 제한적으로 기초지수의 범위가 운용되고 있는 ETN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이다.

ELS보다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우면서 손실이 제한되는 '손실제한형' ETN을 올해 하반기 중으로 내놓겠다는 것이다.

현재 ETF나 ETN의 경우 단기 거래매매 차익을 노린 투자가 대부분이어서 만기에 일정 수익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ELS와는 투자자 성격이 다르다.

금융위 관계자는 "ETF나 ETN은 상장돼서 주식처럼 거래되기 때문에 환금성도 보장되고 접근성도 좋은 장점이 있지만, ELS 같은 투자형 상품은 없다는 것이 현재 한계점"이라며 "ETN 시장에 여러 상품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면 중위험·중수익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24조원대를 기록한 ELS에 대한 투자 수요가 ETN으로 유입된다면 현재 발행규모 2조원대에 불과한 ETN 시장은 급속히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실제한형 ETN, 어떻게 나올까

현재 한국거래소는 ETN 발행 7개 증권사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하반기 출시할 손실제한형 ETN 구조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거래소 ETN 상장규정이 개정되면 금융위 승인을 거쳐 손실제한형 ETN 상품이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실제한형 ETN은 일반적인 지수추종형 ETF·ETN과 다르게 수익률 상단과 하단이 제한돼 있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최대 손실과 이익 구간을 상·하단 30%로 제한해두는 식이다.

또는 최대 손실 구한을 제한하는 대신, 지수 등락에 따른 수익률을 일정 부분만 반영하는 식의 구조도 가능하다.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 방홍기 팀장은 "손실율을 어느 정도로 제한할 것인가 등 상품 표준화에 대해 고민중"이라며 "장외상품인 ELS의 문제점으로 구조가 복잡하다는 점이 제기됐었기 때문에 손실제한형 ETN은 ELS보다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단순화게 표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손실제한형 ETN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래에셋증권 배준영 멀티운용팀장은 "지금처럼 저금리 상황에서 중위험·중수익에 대한 수요가 높다 보니, 손실제한형 ETN이 출시되면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밖에 국내 증시 부진으로 해외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투자 관련 상품 개발이 ETF에 비해 자유로운 ETN에 대한 수요도 기대된다는 얘기다.

다만 새로운 개념의 상품인만큼 초기 상품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해 보인다.

배 팀장은 "손실을 제어하면서 매력적인 적정 수익률이 나와야 하고 고객이 구조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구조 측면에서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ETN 수요자를 얼마나 끌어들이느냐도 관건이다. ETN은 시장이 형성된 지 오래되지 않고, 아직까지 투자층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에쿼티파생운용부 문성제 차장은 "현재 ETN 투자자의 대부분은 당일 장중에 데이트레이딩을 하는 단타 투자자들이 70~80%는 된다"며 "거래량에 비해 투자자들에게 팔린 매출 비율은 크게 못 미친다"고 전했다.

그는 "손실제한형 ETN이 상장됨으로써 장기 투자 목적의 새로운 투자자들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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