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기자] 초여름부터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렇다고 창문을 열고 바깥바람을 들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외에는 황산염, 질소염 등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물질을 함유한 미세먼지가 날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철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어컨뿐 아니라 공기 청정기까지 필요해졌다. 에어컨 시장에서 공기청정기 기능을 함께 탑재한 '멀티형 에어컨'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컨 시장에서 멀티형 에어컨에 대한 수요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옥션은 지난 5월9일부터 29일까지 공기 청정 기능을 탑재한 멀티형 에어컨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에 따르면 지난 5월 에어컨 전체 판매량 중 77% 이상이 초미세먼지 필터가 내장된 '멀티형 에어컨'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비중(32%)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옥시레킷벤키저 가습기살균제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이 실내 공기 환경 관리에 민감해졌다"며 "값을 더 주고서라도 멀티형 에어컨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무풍에어컨 Q9500', 'LG 휘센 듀얼 에어컨'으로 멀티형 에어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 Q9500'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측정하는 트리플 청정 센서를 탑재했다. 이 센서는 실내 공기 청정도와 미세먼지 수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실내 공기 상태를 색깔로 표시, 현재 공기오염 정도를 보여준다. 특히 필터에는 'PM2.5 필터 시스템'을 적용해 초미세먼지까지 99.9% 걸러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전자의 '휘센 듀얼 에어컨'은 냉방 중에도 실내 공기 상태를 감지해 자동으로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365 스마트 공기청정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 기능은 먼지 입자의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 분의 1m)이하인 극초미세먼지를 감지할 수 있는 PM1.0센서를 달고 있다.
또한 악취와 유해가스를 감지하는 가스센서가 실내의 공기 상태와 공기오염의 원인을 확인해 디스플레이를 통해 알려준다. 에어컨이 켜져 있으면 PM1.0센서와 가스센서가 공기 상태를 감지해 공기청정기 기능을 자동으로 작동시킨다.
대유위니아와 캐리어에어컨도 미세먼지를 거르는 필터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대유위니아의 '2016년형 위니아 에어컨'은 3단계 필터를 통한 청정 시스템을 구현했다. 초미세먼지를 제거해 주는 '클린E-필터', 생활가스를 없애주는 '탈취필터', 생활먼지와 유해물질을 제거해주는 '에어프리필터'가 집안 공기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이 제품 역시 실내 청정도를 표시해주는 청정 모니터 디스플레이도 탑재했다.
배우 이서진을 모델로 앞세운 캐리어에어컨은 신제품 '이서진 에어컨'을 앞세우고 있다. 이 제품은 전자제어 헤파필터를 탑재해 머리카락 굵기의 200분의 1 크기의 먼지까지도 거를 수 있다. 이 제품도 3단계의 공기정화 필터를 탑재해 초미세먼지를 세번에 걸쳐 99.99% 제거해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활발해진 시장 환경에 대응해 전자 유통업계도 에어컨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3일 여름철 에어컨 성수기를 앞두고 1천100억원 물량의 국내 최대 규모 '에어컨 대전'을 열었다. 오는 30일까지 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 대유위니아, 오텍캐리어 등 국내 주요 브랜드의 에어컨 총 10만여대를 최대 23% 할인 판매한다.
옥션 또한 오는 5일까지 삼성전자, LG전자, 대유위니아, 캐리어에어컨 등 4대 에어컨 브랜드 제품을 12%할인하고, 배송 및 설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무더위가 예상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에어컨 업계는 주말에도 공장을 가동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여름철 들어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유지되는 만큼 멀티형 에어컨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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