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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성과연봉제, 꼭 도입" vs 노조 "집중투쟁"


9개 공공기관장 '성과연봉제 조속히 이행' 결의

[김다운기자] 정부가 금융노동조합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금융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는 방침을 다시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9개 금용공공기관장 간의 간담회에서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조속히 이행하도록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예탁결제원 등 9개 금융공공기관장은 이 자리에서 '비상한 각오로 성과연봉제 도입 등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조속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임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등 성과중심 문화 확산은 정부의 핵심정책이자 2단계 금융개혁을 완결 짓는 과제로서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금융공공기관이 '무사 안일한 신의 직장'이라는 국민의 지적에서 벗어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절박감을 갖고 성과연봉제 등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조속히 그리고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공공기관이 대표적인 고임금 구조인 만큼 성과중심 문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당부다.

금융위에 따르면 321개 공공기관 중 예탁결제원의 직원 연봉이 1억400만원으로 1위이고, 금융공공기관 중 가장 낮은 자산관리공사(7천900만원)도 65위로 전체 공공기관 중에서는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업 등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가운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성과주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됐다.

임 위원장은 "두 기관에 대해서는 그동안 경영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크고 자본확충이 절실하다"며 "성과연봉제 도입 등 철저한 자구노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리 자본확충이 시급하다 해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에 대해서는 "민간 은행과 업무가 가장 유사한 만큼 민간금융회사가 참고할 수 있는 모범사례가 돼야 하므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성과중심 문화 확산에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성과연봉제 미이행 기관은 인건비 '삭감'까지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조기에 도입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도입이 지연될 경우 인건비를 삭감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으로 압박에 나서고 있다.

인센티브의 경우 성과중심 문화 이행 수준에 따라 총 인건비를 0.25~1% 인상률로 지급하고, 4월 도입시 기본월봉 20%, 5월 도입시 10%를 추가 지급한다.

반대로 도입이 지연되는 기관에 대해서는 인건비성 예산과 경비예산·자본예산 등 경비성 예산 협의·승인 시 불이익을 부여하고, 정원·조직·업무·기능 등 기관업무를 승인할 때도 경영효율성 및 방만경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임 위원장은 "노조는 정책금융기관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큰 비중 등 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무엇이 기관과 조합원을 위한 것인지를 현명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중심 문화 확산은 성과별 차등화, 금융업무 전문화, 성과와 연계된 조직운영 등 3대 방향에 따라 추진된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금융업무 능력을 전문화하기 위해 직원의 직무 및 역량개발 욕구에 맞는 맞춤형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교육성과를 승진·배치전환 등에 반영한다는 방침이 논의됐다.

또한 평가시스템에서 과당경쟁 등 부작용을 사전 차단하도록 집단 평가지표에 고객만족도, 인재육성 등 질적·장기 성장 요소 비중을 확대하고, 평가지표 선정과정에 직원이 직접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이와 함께 국민들이 보다 편하게 정책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영업방식을 대폭 개선하겠다"며 "수요가 있는 지역의 탄력 점포를 확대하고 수요자 직접 방문, 예약상담제, 비대면 온라인 신청 확대 등 IT를 통해 국민의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기업금융 수요가 높은 10개 점포 종료시간을 오후 4시에서 7시로 연장하고, 기업은행은 전통시장 등 수요가 많은 지역에 탄력 점포 5개를 시범운영한다. 기술보증기금은 팀장급 이상 직원이 기업이나 기업지원기관을 순회 방문할 예정이다.

아울러 임 위원장은 "유연근무제를 확산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고 직원의 업무효율을 높이겠다"며 "관리자급 여성 인력을 육성하고 비중이 확대될 수 있도록 여성인력의 활용도를 높이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 반발…'5월 집중 투쟁' 예고

한편 금융노조는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도입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노조는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국책은행에 대한 성과주의 확대를 즉각 폐기할 것을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구조조정 위기에 깊이 연관돼 있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미 개별 성과연봉제가 도입돼 있다"며 "관치금융과 결합된 성과주의가 어떻게 전 국민의 피해로 이어지는지 구조조정 위기를 통해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 기간산업을 망가뜨린 관치의 폐해를 더 극대화시킬 성과주의를 국책은행에 전면 도입하겠다는 것은 구조조정의 방향성을 훼손시키고 문제의 본질을 은폐시켜 관치 카르텔을 오히려 공고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노조는 5월 한 달간 집중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오는 14일에는 9개 금융공기업지부의 합동대의원대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강요 탄압을 규탄할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 2월1일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 방향을 발표한 이후, 지난 4월29일 예금보험공사가 9개 금융공공기관 중 최초로 성과연봉제에 대해 노사간 합의를 완료해 내년 1월부터 도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다른 금융공공기관의 도입에는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성과연봉제 도입 분쟁이 격화되면서 주택금융공사 김재천 사장이 사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노조 투표 결과 85.1%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결과다.

한국자산관리공사도 지난 3일 노조원 투표에서 반대가 80.4%로 압도적이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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