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정현, '소부겸'이 순천 녹였다

[총선 이변의 주인공 ①] 당보다 인물 강조, 진정성으로 호남 재선 성공


[윤지혜기자] '소부겸'이 호남 민심을 녹였다. 소부겸은 '소탈하고 부지런하고 겸손하다'의 줄임말로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인의 별명이다.

전남 순천의 현역 국회의원인 이 당선인은 4·13 총선에서 44.5%의 지지를 받아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39.1%)를 제치고 당선됐다. 여당 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야당 텃밭에서 재선에 성공한 것이다.

그는 선거 승리 요인으로 '진정성'을 꼽았다. 소탈하고 부지런하고 겸손하게 지역민에게 다가간 결과 진심이 통했다는 얘기다.

◆임기 1년 8개월…선거운동 기간처럼 활동

이 당선인은 17대 총선 때 광주 서구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낙선했다. 19대 총선 때 같은 지역구에 재도전했지만 또다시 쓴맛을 봤다. 이에 좌절하지 않고 2014년 재보궐 선거 때 지역구를 순천·곡성으로 바꿔 출마한 결과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후보로 호남에서 거둔 첫 승리였다. 승전보를 이어가기 위해 그는 임기 1년 8개월을 선거운동 기간처럼 보냈다.

이정현 선거 캠프의 김성준 사무장은 "이 당선인이 240여 차례 비행기를 타고 서울과 순천을 오가며 1년 8개월 간 순천시 24개 읍·면·동과 곡성군 11개 읍·면을 임기 동안 두 번씩 돌았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장은 "보통 지역민을 만날 때는 큰 회관을 빌려 한 번에 많은 주민들을 만나려고 한다. 그런데 이 당선인은 면사무소와 동사무소, 아파트 자치 회의실을 찾아다니며 소규모로 밀도 있게 주민들을 만났다"며 “국회의원보다는 시·도의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민원도 가급적 집적 챙기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힘 있는 여당 후보론'에 호남 민심이 반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사무장은 "예산을 잘 살펴보면 대규모 SOC사업이 아니라 작지만 지역에 꼭 필요한 작은 사업들 위주로 구성돼 있다. 예산보다는 지역 구석구석을 살폈다는 데에 지역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마크 최소화 "당 아닌 인물 봐달라"

이 당선인은 새누리당 차원의 선거 지원을 받지 않았다.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점퍼를 입었지만 그마저도 김무성 대표나 다른 후보들이 입는 공식 선거운동복이 아니었다. 당 마크는 최소화 했다. 이는 여당에 대한 호남민의 거부감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당이 아닌 인물을 봐 달라"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서였다.

이 당선인은 선거 조직도 최소화 했다. 야당 정서가 강한 지역에서 자칫 여당 후보의 조직과 지역민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선거 사무실도 지역 중심부 보다는 외곽에 있던 의원 사무실을 그대로 썼다. 김 사무장은 "선거 때라고 특별하게 굴기보단 평소와 같이 행동하겠다는 이 당선인의 소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대 오승룡 교수는 이 당선인에 대해 "선거 전부터 동고동락하면서 유권자 친화적인 의정활동을 해왔고 예산이나 민원 해결에 앞장서 공무원 사회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며 "오랜 시간 유권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면 외부적 환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대한민국 정치인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 아니라 발로 뛰면서 실천하겠다. 지역을 위해 국가발전을 위해 국회의원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롤 모델이 되겠다"며 "순천 시민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미친 듯이 일하겠다"고 당선 소회를 밝혔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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