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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1인 방송 제작 환경…"방송국 부럽지 않아"


전문 영상 촬영 장비 무료로…창작자들의 '문화 놀이터' 자리잡아

[성상훈기자] 웹캠 한 대 놓고 방안에서 찍던 '1인 방송' 콘텐츠가 달라지고 있다.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창작 공간'이 늘면서 전문가 못지 않은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지고 있다.

누구나 빌려쓸 수 있는 창작 공간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프롬프터 카메라나 전문가용 DSLR 카메라는 물론 컴퓨터그래픽(CG) 배경을 입힐 수 있는 크로마키(합성 스크린) 스튜디오에서부터 전문가용 오디오 녹음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퀄리티' 높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무료로 지원하는 이른바 열린 스튜디오는 방송국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구글 유튜브 스페이스

대표적인 창작 공간은 구글이 전세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스페이스'다.

유튜브 스페이스는 지난 2012년 7월 영국 런던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뉴욕과 상파울로, 베를린을 거쳐 도쿄에 이르기까지 전세게 8곳에 설치가 됐다.

유튜브 스페이스는 '학습' '공유' '창작'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이 더 나은 창작물을 만들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팬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튜브 스페이스의 설립 목적이다.

일본 도쿄 유튜브 스페이스의 경우 하루 평균 40여명이 방문해 각종 전문가용 장비와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수많은 일본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 스페이스를 이용하면서 그들의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구글이 유튜브 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이유는 수익성보다는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 동영상 서비스 시장과 멀티채널네트워크(MCN)시장 생태계를 이끌어간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구글 데이비드 맥도날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은 "유튜브 스페이스는 대형 영화사 및 제작사들과 협력해 크리에티터들을 지원하는 혁신적인 공간"이라며 "4K 카메라는 물론 360도 가상현실 영상 제작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고퀄리티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총괄은 "전세계 8곳에 설치된 유튜브 스페이스를 찾는 크리에이터들은 연간 15만명에 달한다"며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발길은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판 유튜브 스페이스 '콘텐츠코리아랩'

국내에는 유튜브 스페이스가 개설돼있지 않지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5월 '콘텐츠코리아랩'을 개설했다.

콘텐트코리아랩은 '창작자'들이 콘텐츠 제작을 원한다면 모든 분야를 지원한다.

창작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이윤 집단(기업)이 아닌 범위의 모든 개인 크리에이터를 의미한다. 실제 이곳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대부분이 대학생, 일반인 들이다. 지난해 5월 27일 개소 이후 현재까지 약 14만명이 방문해 시설을 이용해왔다.

콘텐츠코리아랩은 이화동 제1센터 개소 이후 인천, 경기(판교), 부산, 대구, 전북(전주), 경북(안동) 등 6개 센터가 추가로 설립됐으며 오는 2017년까지 총 11개의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콘텐츠 지원이 체계화돼있다는 점이다.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라 할지라도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거쳐 콘텐츠로 탄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돼있다.

현재는 단순히 1인 크리에이터들의 제작 지원 공간을 넘어서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최혜진 콘텐츠랩 기획팀장은 "아이디어 융합 팩토리, 창업발전소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며 "아이디어 기획서를 받아 3개월 또는 6개월 과정으로 개발해주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1인 크리에이터 제작 지원 공간도 웬만한 방송국 수준의 전문가 장비들이 갖춰져있다. 프롬프터 카메라는 물론 전문가 수준의 오디오 녹음실도 설치돼있다. 이달 말에는 3D 가상현실 적용이 가능한 오픈 스튜디오도 들어설 예정이다.

하루 평균 70여명이 다녀가는 이곳은 저녁이 되면 시설을 이용하려는 창작자들로 붐빈다.

최 팀장은 "그동안은 통제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앞으로도 창작자들이 마음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문화 놀이터'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SK텔레콤 '핫질스튜디오'

SK텔레콤이 최근 오픈한 '핫질 스튜디오' 역시 대표적인 1인 크리에이터 제작 지원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핫질(HOTZIL)'은 SK텔레콤이 지난달 9일 출시한 모바일 특화 동영상 서비스 앱이다. 이 서비스는 연예인이나 인기 BJ, 전문 크리에이터 사업자 들이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핫질 출시와 함께 핫질 스튜디오를 오픈했으며 1인 크리에이터들이 퀄리티 높은 동영상 제작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설립 목적이다.

콘텐츠코리아랩은 이윤 목적의 기업이 이용하기에 다소 제한이 있지만 핫질 스튜디오는 중소규모 기업은 물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핫질스튜디오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SK텔레콤 박현서 매니저는 "신규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는 것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들을 발굴해 핫질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나아가 이들의 수익모델이 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최근 1인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기 위한 공모전인 '모바일 디지털 플랫폼 세미나'를 열어 상위 랭크에 속한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핫질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MCN 전문기업 트레져헌터 박진우 이사는 "제작 지원 환경이 늘어나는 것이 1인 크리에이터 육성 차원에서 볼때 고무적인 일"이라며 "단순히 장비 대여 차원이 아니라 크리에이터들끼리 서로 모여 배우면서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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