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식 RPG 3연속 홈런…흥행공식 굳어지나

개발비·마케팅 비용 증가로 게임사 격차 확대 우려도


[문영수기자] 고품질 3D 그래픽을 앞세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흥행공식'으로 굳어지고 있다. '레이븐'에 이어 '이데아', '히트'까지 연거푸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정상에 오르는 등 시장성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액션 RPG가 게임사들의 '빈익빈 부익부'를 가속화하고 창의적인 개발 풍토를 막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흥행 실적으로 볼 때 앞으로도 만만치 않은 위력을 발휘할 것은 자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임 시장 강타한 액션 RPG…게임성은 '엇비슷'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부는 액션 RPG 바람은 거세다. 국내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5위 권에 진입한 액션 RPG만 3종에 이를 정도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출시 하루 만에 정상에 오른 넥슨(대표 박지원)의 '히트'를 비롯해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의 '레이븐(3위)'과 '이데아(5위)가 대표적인 흥행 RPG로 꼽힌다.

세 게임은 모두 구글플레이 정상에 올랐을 정도로 막강한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데아는 히트 출시 전까지 매출순위 정상을 지킨 RPG이며 레이븐은 올해 3월 론칭 직후 곧바로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오른 히트작이다.

이들 액션 RPG들이 모두 비슷한 게임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세 게임은 다수의 적을 일거에 물리치는 핵앤슬래시 방식을 채택하고 스테이지 반복 클리어를 통한 캐릭터 육성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또한 고급 장비를 획득하는 확률형 아이템을 비롯해 특정 구간에서 난이도가 급상승해 이용자의 과금을 유도하는 수익 구조까지 유사하다는 게 게임업계의 중론이다. 게임의 세계관 등에서 일부 차이가 있을 뿐 '흥행공식'은 세 게임 모두 동일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무슨 게임인지 분간이 잘 가지 않을 정도"라며 "세 액션 RPG의 연속된 흥행을 통해 국내 모바일 액션 RPG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성향이 극명히 드러난 셈"이라고 분석했다.

액션 RPG 열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네시삼십삼분(대표 장원상, 소태환)의 '로스트킹덤'을 비롯, 액션스퀘어(대표 김재영)도 '삼국블레이드' 등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액션 RPG 개발에 뛰어든 중소 개발사들의 수도 적지 않다.

'몬스터길들이기'의 성공을 시작으로 2013년 이후 몬스터를 수집해 육성하는 형태의 RPG가 대세를 이뤘듯 액션 RPG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내 한 모바일 게임사 대표는 "액션 RPG만 7종에 이른다"며 "히트 등 대형 게임사가 내놓은 신작 일정을 피해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인 작품들도 있다"고 말했다.

◆개발비·마케팅비 상승…중소 개발사에는 부담

액션 RPG에 대한 우려섞인 시각도 없지 않다. 개발비 및 마케팅 비용의 전반적인 증가로 대형 게임사와 중소 게임사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창의성 있는 게임 개발이 더욱 어려워지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모바일 액션 RPG를 흥행시키기 위한 명확한 정답이 나온 만큼 관건은 개발 인력과 마케팅 역량"이라며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마케팅 집행력을 보유하지 못한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간 간극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액션 RPG의 득세로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게임 개발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벤처캐피탈(VC)과 퍼블리셔들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액션 RPG만 주목하다보니 새로운 시도를 접목한 게임 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 마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벤처캐피탈은 물론 정부의 모바일 게임 지원 사업 마저 흥행성이 담보된 RPG에만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며 "자금이 대형 게임, 대작 RPG에만 집중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의 다양성 또한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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