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게임 대상의 주인공은 유 대표였다"

'넷마블 성공신화' 방준혁 의장의 경영 철학과 리더십


[문영수기자]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장. 올해를 빛낸 최고의 게임으로 '레이븐'이 호명된 순간 단상으로 달려나온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유석호 넷마블ST 대표를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함께 올라온 권영식 대표와 김건 넷마블몬스터 대표도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레이븐 성공신화'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유 대표의 감정도 벅차올랐다. 온갖 고생 끝에 대상의 기쁨을 안았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는 방 의장에 대한 감사도 아끼지 않았다. 유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좌절을 겪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순간 방준혁 의장을 만나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레이븐의 든든한 후원자인 방 의장은 아무 말 없이 단상을 내려왔다. 그간의 게임대상에서의 '무관'의 설움을 푼 만큼 직접 마이크를 잡을만도 했지만 그는 유 대표를 끌어안아줬을 뿐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고 조용히 퇴장했다.

11일 저녁 이어진 축하연에서 방준혁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게임대상의 주인공은 유석호 대표였다"는 말로 대신했다. 자신이 마이크를 잡을 경우 게임대상의 주인공인 유석호 대표의 빛이 바랄까 나서지 않았다는 것.

◆내 사람에게는…거듭 기회 준다

이날 축하연은 넷마블게임즈를 연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키워낸 방준혁 의장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그는 "게임업계에 다시 복귀할 때 예전에 함께 한 동료들에게 연락했는데 대부분 하던 일을 그만두고 따라오더라"고 옛 회고했다. 넷마블의 기치 하에 유망 개발사들이 속속 모이는 배경에는 방 의장 특유의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넷마블게임즈는 개발사 지분을 100% 취득하지 않는다. 이는 한 번 품은 우수 개발자들을 놓치지 않겠다는 방 의장의 숨은 의도에서 비롯됐다. 방 의장은 "지분을 남기지 않으면 허탈감에 개발자들이 다 도망갈 우려가 있다"며 웃었다. 게임 흥행 이후 뒤따라오는 보상을 넷마블이 독식하지 않고 개발사와 함께 나누겠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레이븐과 넷마블게임즈가 승승장구하는 비결로 '전략'과 '소통'을 꼽기도 했다. 게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최적의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전 임직원들과 꾸준히 소통한다는 것이다.

기가바이트(GB) 단위가 넘어 모두가 외면한 레이븐의 가치를 알아보고 단 5분 만에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것도 곧 다가올 고품질 모바일 게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에서였다.

소통의 공간 또한 단조로운 회의실을 벗어나 자유로이 대화할 수 있는 사우나나 제주 올레길이 되기도 한다. 딱딱한 관계에서 벗어나 유대감을 쌓기 위한 의도다.

'내 사람'에게는 거듭해서 기회를 준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김홍규 넷마블앤파크 대표와 '안준영 마이어스게임즈 대표가 좋은 예다.

방 의장은 '마구마구' 이후 이렇다할 성공작을 내지 못한 김홍규 대표를 끝까지 믿었고 김 대표는 흥행작 '이데아'로 이를 보답했다. '모나크', '골든에이지'를 연거푸 실패했던 안준영 대표 역시 '길드오브아너'로 그간의 부진을 씻었다. 하나의 게임만 실패하면 뿔뿔히 흩어지는 여타 게임사와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슬하에 아들 둘, 딸 하나를 둔 방 의장은 게임산업에 만연한 부정적 인식을 타파해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경영인이 되겠다고도 했다.

방 의장은 "영화와 만화를 보며 자란 세대가 어른이 되면서 이들의 인식이 자연스레 바뀌었듯 게임을 하며 자란 세대가 어른이 되면 게임에 대한 인식도 바뀔 것"이라며 "넷마블게임즈를 비롯해 한국의 여러 게임사들이 세계 시장을 뒤흔드는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문영수기자 mj@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