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감청협조 재개, 주무부처는 모르쇠?

야당, 미방위서 최양희 장관 '무대응' 지적


[강호성, 성상훈기자] '주무부처는 어디에?'

카카오의 감청협조 재개가 인터넷 세상과 산업계에 큰 파장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임에도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실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수사당국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네티즌의 우려가 커지고 인터넷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정작 주무부처가 남의 집 불구경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8일 실시한 미래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주무 기관장으로서의 입장을 물었지만,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카카오가 이용자 보호정책을 고민한 것으로 안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대법원 판례에도 불법이라는데?"

카카오가 국회 미방위 도마에 오른 것은 지난 6일 수사기관의 요청시 수사 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대화 참여자들의 이름을 익명으로 처리하는 조건으로 이용자들의 대화 내용을 수사기관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익명화 처리된 사람들 중 범죄 관련이 있는 사람이 나올 경우 대상자를 특정해 추가로 전화번호를 요청하게 되는 방식이다. 이때도 관할 수사기관장의 승인을 받은 공문으로만 요청하도록 엄격한 절차를 규정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사당국이 카카오가 모인 대화를 요구하려면 감청이 아닌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SNS에 대한 감청에 따라 국내 인터넷 사이트 대신 외국의 사이트로 '사이버망명' 가능성이 생기고, 인터넷산업에 대한 규제강화가 현 정부가 추진중인 ICT를 중심으로 하는 창조경제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카카오의 통신제한조치 협조 재개 소식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관련 글들과 댓글에는 친구 사이라도 보여주기 싫을 수 있는데 잘못도 없는 사람까지 수사기관에 대화내용을 제공하는 것이 말이냐 되느냐는 비판이 뒤따른다.

감청영장에 따라 대화내용을 모은 것을 제공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병헌 새정치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통신비밀보호법상의 '감청'은 전기통신의 송수신과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를 의미하고 이미 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내용을 지득하는 등의 행위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

전 의원은 "현재 카카오톡에는 실시간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감청할 수 있는 설비가 없다"며 "1년 전 논란이 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서버에 남아있는 카카오톡 메시지 기록을 감청영장으로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무부처, 남일 보듯?

카카오 관계자는 "통신비밀보호법 등 현재의 법률은 인터넷 시대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현재의 법적 틈새가 너무 많아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고, '따르기도 따르지 않기도' 쉽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야당 의원들은 무엇보다 네티즌의 '감청공포'가 늘고 제2의 사이버 망명 가능성에도 주무부처인 미래부 장관이 '남의 일'처럼 바라본다는 점을 꼬집었다.

최 장관은 이날 "실시간의 (감청) 여부는 법무부가 판단하는..." "카카오가 이용자보호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전병헌 의원은 "네티즌의 불안이 높은 카카오의 감청협조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입장표명이나 조치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며 질타했다.

같은 당 최원식 의원은 "'사이버 망명'은 ICT에 대한 불신의 상정적 사건"이라며 "사이버 검열 문제는 공안, 인권침해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지만 창조경제나 ICT 산업관점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라며 미래부 장관의 인식전환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은 과거 유선전화 시절을 상정해 '실시간'이라는 개념을 두고 있다"며 "새로운 통신환경을 맞아 미래부를 포함해 법률을 재정립을 위해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성상훈기자 hns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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