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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숙]'막말 국감', 남 탓 아닌 자성 필요한 때


국감 일주일, 곳곳 파행에 여야 네 탓만…스스로 돌아봐야

[윤미숙기자] '막말 국감'.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등장하는 단어다. 이제 막 일주일을 넘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무위원과 증인·참고인을 몰아붙이며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18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야당을 맹성토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이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을 향해 "집 나간 며느리십니까. 전어철 되니 돌아오셨어요"라고 한 발언 등을 거론하며 "막말 퇴출"을 외쳤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기획재정부를 '재벌 하수인' 등으로 지칭하며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전날 중앙행정기관 공무원노조가 '막말 규탄' 성명을 낸 데 대해 "오죽하면 그랬겠느냐"고 옹호했다.

같은 시각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박원순 때리기' 행태를 꼬집었다.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박 시장 아들 병역 문제를 거론하며 흠집내기에 몰두한 데 대한 비판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일베(일간베스트·보수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의 친구가 되면 그 피해는 국민에 돌아간다"며 "일베 수준의 조잡한 질의로 국정감사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위신을 떨어뜨리고 국정감사 무용론을 확산시키는 자해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러한 공방은 국정감사 기간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야 모두 상대방을 탓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전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석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여당 의원들은 신 회장에게 "축구 한일전을 시청한다면 한국과 일본 중 어느 팀을 응원하겠나" 등 상식 밖의 질의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당 의원들의 정부 감싸기는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되는 고질적 문제다. 행정부를 감시·견제한다는 국정감사 본연의 취지에 맞지 않는 이러한 모습 역시 비판 받아 마땅하다.

야당도 자성이 필요하다. 중앙행정기관 공무원노조가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을 'C급 정치인', '함량 미달' 등으로 비난한 것은 잘한 일이 아니지만, 일부 의원들의 막말과 윽박지르기가 도를 넘은 것도 사실이다.

여야는 매해 그래왔듯 국정감사를 시작하면서 '민생 국감, '정책 국감'을 다짐했다. 이번 국정감사를 앞두고는 19대 국회 마지막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했다. 이제 뒤를 돌아볼 때다. 습관처럼 남 탓을 하기에 앞서 스스로 국민의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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