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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대리운전도 진출? 시장은 찬반 충돌


"골목상권 수호해야" vs "골목깡패 소탕 기회" 대립

[성상훈기자] 다음카카오가 '카카오 대리운전' 서비스 출시 여부를 두고 대리운전 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대리운전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지만 대리운전 업체와 기사들 사이에서는 찬반 입장의 '무력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21일 "카카오택시뿐만 아니라 가입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카카오 대리운전 관련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대리운전 업계는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다음카카오 본사 앞에서 전국대리운전연합회와 전국대리기사협회가 100미터 간격을 두고 나란히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 전국대리운전연합회 집회에는 '다음카카오 대리운전 시장진출 반대 결의대회' 라고 적힌 플랜카드가 내걸렸다. 전국대리운전기사협회는 반대로 대리운전 업체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리운전 업체들 "대기업 횡포"

전국 대리운전연합회는 집회를 열기 전 참가 독려 공문을 통해 "영세사업자로서 목숨과 같이 일구어온 우리 사업영역에 다음카카오의 무임승차식 편승은 대기업의 자본력을 동원한 영세사업자의 살인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집회에서 만난 대리운전 업체 관계자는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업체 진입할 경우 수천 명의 대리운전 업체 사장들과 수만명의 콜센터 상담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대기업(다음카카오)이 들어온다고 대리운전 시스템이 발전하거나 편리함이 향상되는 부분은 없고 대기업이 수입만 독점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환석 전국대리운전연합회 회장은 "지난 20년간 일구어놓은 중소시장을 거대 기업이 하루아침에 몰살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 진입 철회 입장을 밝힐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연합회 집회에 참여한 인원은 약 300여명. 연합회 측은 전국 1만여개 대리운전 업체들은 교대로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리운전 업체들은 중소 업체들이 연합해 서로 시스템을 공유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숫자 1과 2로 시작하는 8자리 대표번호로 대리운전 오더를 넣으면 각 업체에 등록된 기사들에게 자동으로 배차된다.

하루 처리되는 대리운전 수요는 20만건 수준.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 업계에 진입한다고 해도 이 숫자가 늘어나지 않을 정도로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전국 대리운전연합회 측은 설명했다.

◆대리운전 기사들 "시장 정상화 계기돼야"

그러나 대리운전 기사들은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대리기사들은 대리운전 업체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챙겨간다고 말한다.

전국 대리운전연합회가 지정한 대리운전 기사 수수료는 20%. 손님이 대리운전 비용으로 1만5천원을 지급하면 대리기사는 수수료 3천원을 업체에 지불한다는 것.

여기에다 보험료가 추가되고 벌금도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기사 측에 따르면 건당 2천500원~3천원의 보험료를 따로 업체에 지불해야 하며 '긴급호출' 미수신시 500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대리운전 기사는 "건당 500원씩이라고 해도 한달동안 10만원 넘게 벌금을 내는 대리기사도 있다"며 "보험료와 수수료, 벌금 등을 빼면 남는 수익이 많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기존 대리운전업체들이 대리기사들에게 저지른 횡포가 극심한 상황"이라며 "다음카카오의 업계 진입은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라 '골목깡패(대리운전업체)'를 소탕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다고 다음카카오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며 "대리운전 업계와의 상생의 방안을 가지고 진입하려는 것인지 명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민하는(?) 다음카카오

최근 서울노동권익센터가 협회 소속기사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대리운전 기사 노동조건과 환경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리운전 기사들의 월평균 순수입은 156만9천원이다.

수입에 대한 만족도는 6.5% 수준으로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미가입률은 각각 85.2%, 86.6%에 달했다. 이를 근거로 대리운전 기사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콜택시 앱 카카오택시는 출시한 이후 3개월만에 누적콜수 500만건을 넘었다. 기사 회원 수도 이미 11만명을 넘어서면서 2위인 T맵택시(4만명)를 크게 앞섰다.

업계에서는 가입자수 4천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은 콜택시 서비스보다 대리운전 서비스에서 더 빠르게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음카카오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ICT를 활용하는 생활형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들과의 갈등이 빚어지곤 한다"면서 "대리운전 시장의 폭발력이 적지 않아 상당한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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