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속 LG '상생' 빛났다


창조경제 위해 특허 개방하고 내수 경제 활성화에 자금지원

[민혜정기자] 글로벌 경제 위기 속 LG그룹이 내수경제 활성화 및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해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내수활성화를 위해 협력사 자금지원에 팔 걷고 나서는 가 하면 지난 2월 문을 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벤처기업에 개방한 특허가 제품 개발로 이어지는 등 결실을 맺고 있다.

구본무 회장이 연초 "국가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사랑받는 기업이 되자"고 강조한 것 처럼 '상생하는 혁신'을 적극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LG는 지난 2월 충청북도와 '뷰티, 바이오, 친환경에너지 혁신'을 비전으로 청주시 충북지식산업진흥원 내에 충북혁신센터를 열었다. LG와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5만4천여건의 특허를 제공해 특허 중심의 창조 경제 생태계 조성에 나선 것.

충북은 화장품 원재료로 이용되는 약용, 천연식물 등이 집중 재배되고 있고, LG생활건강을 비롯한 100여개 이상의 화장품 업체가 밀집해 전국 화장품의 27%가 이곳에서 생산되는 등 뷰티·바이오·에너지에 특화된 산업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또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생명과학단지 등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이 연평균 76.5%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도 태양광, 2차전지, 수처리 등 1천400여개의 친환경 기술 및 설비 기업들이 모여 있고, 특히 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中企와 K-뷰티 열풍 주도한다

충북혁신센터는 이 같은 산업적, 지리적 특성을 적극 활용해 향후 3년간 유망 벤처·중소기업 50개를 발굴 및 육성하고, 이 중 20개 기업을 글로벌 강소 기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는 LG의 그룹차원의 지원도 한 몫한다.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LG화학, LG하우시스 등 관련 산업분야 LG 계열사의 기술 및 사업 노하우를 결합해 충북을 K-뷰티와 K-바이오, 제로에너지의 메카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4월 이곳을 찾아 "혁신은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상생협력을 통해 더 많은 혁신이 이뤄질 수 있고, 중소·벤처기업이 보다 실질적 도움을 받아 성장하고 성과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의 의지처럼 LG는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을 통해 이곳에서 'K-뷰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충북혁신센터에서는 화장품 원료 회사인 KPT와 LG생활건강이 힘을 합해 지난 15일 '백삼 콜라겐 진주환'을 출시 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KPT는 의약품 제조기술을 응용해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충북 청주 소재 벤처기업. 세계 최초로 구슬모양의 캡슐, '환(丸)'에 액체상태 화장품을 넣은 '에멀전 펄'이라는 원료 제형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유럽 화장품원료박람회 '인 코스메틱스 (IN COSMETICS 2014)'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인 탓에 마케팅, 시장 창출 등 판로 개척이 어려워 사업 추진을 못하고 있었다.

사정을 알게 된 충북혁신센터가 LG생활건강에 지원을 요청했고, LG생활건강은 KPT의 원천기술인 '에멀전 펄'을 기반으로 한 상품기획, 연구개발, 마케팅, 판매를 함께 진행키로 했다.

특히 LG 생활건강은 개발단계에서 '그램(g)' 보다 '알(개수)'로 상품 기획을 제안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피부타입에 따른 권장 사용량을 그램(g) 단위로 표기했지만, 에멀전 펄은 한 알, 두 알씩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한 것.

또 시각적 측면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당초 기획된 4mm 크기보다 더 큰 7~10mm로 만들도록 제안했고, KPT와 '에멜전 펄'에 들어갈 수 있는 기능성 로션과 크림도 공동 개발했다.

이같은 4개월간의 공동연구 끝에 크기를 키우면서 효과를 극대화한 국내 최초 '환' 형태의 화장품인 '백삼 콜라겐 진주환'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

백삼 콜라겐 진주환은 청정 자연에서 얻은 진주 성분을 함유해 주름 개선과 미백 효과가 뛰어난 로션이다. 진주 성분을 한 알씩 그대로 크림 안에 담아 고급스러운 사용감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이재욱 KPT 대표는 "LG생활건강이 단순히 공동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출시에 그치지 않고 자사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까지 지원해줘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백삼 콜라겐 진주환'은 15일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의 전국 1천200여 개 더페이스샵 매장을 통해 판매된다. 진주 성분이 중국인 등 아시아권 고객이 선호하는 원료인 만큼 해외 소비자에게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해외 28개국에도 1천5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한 발 더 나아가 KPT와 다양한 화장품 원료를 활용한 제품 라인업을 구성, 새로운 시장 개척은 물론, LG 유통망을 활용한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도울 계획이다. 특히 KPT가 '에멀전 펄' 기술을 LG생활건강뿐만 아니라 다른 화장품 회사에도 활용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충북혁신센터도 오는 9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국제화장품미용박람회'에 KPT와 같은 유망 화장품 원료 업체를 선정, 이들의 해외 판로 개척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또 LG생활건강과 함께 오는 11월 화장품 공동브랜드인 '미선려(尾扇麗)'를 론칭한다. 충북지역 화장품 중소·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해 이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서다. '미선려'는 국내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 중 하나로 충북 괴산지역에 주로 분포된 미선나무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미선려' 프로젝트에는 충북지역 화장품 완제품 기업 10여 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예정으로, 현재 뷰티콜라겐, 에코힐링 등 4개사가 참여를 확정했다.

이들이 화장품을 생산하면 LG생활건강은 '미선려' 브랜드로 이를 판매하게 된다. KPT도 향후 이 공동브랜드에 원료를 공급하게 된다.

충북혁신센터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K-뷰티 열풍은 대기업 중심이었다"며 "이번 경우처럼 충북지역 내 화장품 관련 중소·벤처기업들이 K-뷰티 산업의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5만건 넘는 특허 개방, 벤처 생태계 육성

LG가 충북혁신센터와 함께 발굴한 성공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LG는 센터 출범 때 벤처 기업 지원 확대를 위해 총 5만2천여건의 특허를 공개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벤처기업 알파크립텍은 LG 특허 더분에 올해 매출 20%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알파크립텍은 분리정제기술을 활용한 화장품 및 의약품, 원료 등을 생산하는 충북 청주 소재 벤처기업이다.

알파크립텍은 주름 개선,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사업 확대를 고민 하다 도움을 받은 경우다.

충북혁신센터를 통해 LG생활건강으로부터 인삼에 들어있는 사포닌의 특정균을 배양하고 발효하는 기술 등 피부주름개선원료 2건, 줄기세포배양원료 1건 등 총 5건의 화장품 원료 발효공정에 관한 특허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원료 개발에 성공한 것.

알파크립텍은 최근 연구개발을 마치고 사포닌 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LG생활건강에 공급하고 있다.

또 동충하초에서 추출한 성분을 활용해 노화된 피부세포 기능회복을 도와주는 원료, 충북지역 작용약물을 이용한 자외선에 대한 피부 방어 소재 등 신규 효능 화장품 원료 개발을 위해 LG생활건강으로부터 특허를 비롯한 화장품 원료 효능 평가에 관한 기기, 기술 자문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황선원 알파크립텍 대표는 "LG로 부터 동충하초 등에 포함된 각종 물질에 대한 특허를 제공받아 이들 재료에서 우리가 추출한 물질을 LG생활건강은 물론 다른 곳에도 조만간 납품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도 전년 대비 20% 이상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일하이텍도 LG 특허를 지원받아 신사업 진출에 성공한 경우다. 1985년 설립된 세일하이텍은 광학, 산업용 내외장 보호필름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업체로, 한국형 '3M'을 추구하는 회사다.

기술력은 국내 최고로 인정받고 있으나, 신기술 개발의 어려움으로 최근 3년간 매출이 제자리였다. 그러나 지난 2월 LG가 점착소재 물질제조기술 특허 11건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세일하이텍은 LG 기술을 활용,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향상된 2차전지 핵심소재인 '스웰링 테이프(2차전지의 전극봉을 감싸서 외부충격으로부터 진동을 최소화하는 핵심 소재)' 생산에 성공, 해외에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LG의 제조기술 특허와 세일하이텍이 보유한 생산기술 특허가 만나 신기술이 탄생한 것.

이 제품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2차전지 시장의 핵심 소재인 만큼 향후 LG화학을 통한 신규 매출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충격흡수나 탄성에 강점이 있어 전자제품의 보호필름 등으로 다양한 확장도 기대된다.

최근에는 충북혁신센터가 세일하이텍의 '스웰링 테이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문 엔지니어를 투입해 8월까지 공동으로 품질개선 등의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박광민 세일하이텍 대표는 "우리의 생산방식에 LG의 특허를 더해 새로운사업에 진출하고 생산성도 혁신할 수 있었다"며 "신사업 진출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수 활성화, 협력사에 600억원 자금 지원

LG는 침체된 내수 경제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 메르스 등 까지 겹천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를 돕기위해 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자금은 금융기관 이자가 부담되거나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들에게 지원된다.

LG생활건강 역시 위축된 경기를 살리고 메르스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의 원활한 현금 흐름을 돕기 위해 7월 구매대금 약 460억원을 조기 지급키로 했다.

LG는 또 전통시장 상품권 구입, 농수산물 소비 촉진 운동, 가뭄 지역 봉사단 파견 등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70억원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직원들과 협력사에게 지급, 국내 소비 활성화를 돕고 나섰다.

또 LG화학 여수공장은 사업장 인근 지역 쌀 500포대를 소비하는 '로컬 푸드 운동'을, 오창공장은 청주 공예비엔날레, 청원 생명축제 등 지역 행사를 후원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지난달 파주 사업장 내에 경기 지역 농산물 직거래 판매장을 열고 지역 사회 농가에 힘을 보태고 있고, 앞으로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지역 사회 특산물을 상시 판매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신입사원들은 구미 인근 지역을 찾아 농촌일손돕기를 펼치고 서브원 임직원들은 강원도 홍천군을 찾아 일손을 보탤 계획이다.

또 LG는 메르스로 인해 일시 중지 되었던 사회공헌 활동도 재개했다.

LG이노텍은 주 1회 전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봉사를 하는 전사 봉사의 날인 '해피데이(Happy Day)'를 이달 초에 재개해 독거노인과 불우이웃, 장애인을 돕는 활동을 진행했다. LG CNS도 임직원들이 직접 청소년들에게 IT교육과 멘토링을 제공해 주는 'LG CNS 스마트 아카데미' 활동을 13일부터 재개했다.

지난달에는 LG계열사인 서브원과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임직원들이 LG광화문빌딩 앞 헌혈버스에서 메르스로 인한 혈액 수급에 도움을 주기 위해 '헌혈 희망나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메르스 확진자 및 격리자 등 메르스 관련 피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6월 휴대폰 기본료와 음성통화, 문자 등 국내통신요금 면제해 주기도 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사회에 대한 책임"이라며 "스스로가 창의와 혁신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주변의 우수기업들을 발굴하고 협력해 동반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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