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중국의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에서도 삼성과 애플의 자존심 싸움이 한창이다.
애플은 최근 샤오미 같은 중국 제조사를 위협할만큼 중국에서 세를 넓히고 있다. 삼성은 애플의 아이폰6에 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뺏기면서 갤럭시S6로 와신상담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상하이의 명동 난징뚱루(南京东路)의 밤을 애플스토어가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상하이에는 한국에 하나도 없는 애플스토어가 4개나 있다. 난징뚱루 애플스토어도 이 중 하나다.
이 애플 스토어 바로 맞은 편에 이제 출시가 시작된 '갤럭시S6 엣지 그린 에메랄드' 등 갤럭시S6를 알리는 광고판이 100m이상 나열돼 있었다.
이 광고판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삼성전자 스토어가 나온다. 삼성과 애플은 이 같이 지척거리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삼성전자 스토어를 들어가보니 직원조차 '가이러스(盖乐世, 갤럭시 중국식 표기) '라고 물어보면 잘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갤럭시라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아 갤럭시라면 안다"며 "갤럭시는 갤럭시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중국식 표기보다는 갤럭시라고 통용되는 느낌이었다.
스토어 안에선 갤럭시S6보다 갤럭시알파, 갤럭시A 등 중저가 모델이 놓인 공간에 중국 시민들이 많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타워옆 오로라플라자 전광판에을 통해서도 갤럭시S6 광고를 방영중이었다.
◆"중국 20~30대, 차 집 못사도 아이폰은 산다"
'국제가전전시회 아시아(CES 아시아)' 기간 만난 중국 현지 IT업계 관계자들은 업계 최전선에 있는만큼, 삼성폰이나 아이폰을 쓰는 경우가 많았고 두 업체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의 아마존JD닷컴의 자회사 JD스마트의 레슬리 리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국 취재진에게 "JD닷컴에서 갤럭시S6를 판매하고 있다"며 "삼성은 놀라운 힘을 가진 기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JD닷컴이 삼성 제품의 큰 유통창구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현지 업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애플의 기세가 매섭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20~30대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업계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의 경우 월급이 한 달에 10만원인 사람들도 무리해서 꼭 애플 제품을 사려고 한다"며 "집도 차도 살 수 없으니 휴대폰만큼은 사치를 부리겠다는 마음으로, 일종의 명품처럼 아이폰을 산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갤럭시폰은 2~3년전까지 인기가 최고였고,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가 방영됐던 시기(2014년초)가 정점이었다"며 "이후 인기가 많이 죽었다"고 말했다.
◆"삼성의 반전 드라마" vs "적수없는 애플의 질주", 2분기 실적 '이목'
실제로 중국 시장에서 5위권 밖이었던 애플은 아이폰6 출시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애플, 중국 제조사에 치여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지난해 4분기 2%포인트 가량 차이가 났던 샤오미와 격차를 0.5%포인트로 줄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3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1분기에는 3위 화웨이에도 밀렸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부진을 씻기 위해 갤럭시S6 출시행사를 이례적으로 광저우, 상하이, 선양, 청두, 우한, 시안 등 중국 전역을 순회하며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호언할만큼 중국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삼성은 물론 화웨이, 샤오미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경쟁력 제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갤럭시S6 흥행 여부에 따라 삼성의 중국 시장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중국)=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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