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키운 대구에 한국판 실리콘밸리 만든다


[기획-다시 뛰는 한국]2. 혁신 거점 ①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 주도의 고속 성장이 어려워지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에게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 마련이 지상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 등 저가 공세 속 수출 강국의 입지를 다지고 창조형 지식경제산업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부와 기업 모두에 '혁신'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아이뉴스24는 우리 경제의 제2 도약을 위해 무엇보다 기업들의 혁신이 필요하다 보고 이를 뒷받침할 민관 합동 창조혁신센터 구축 현장과 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 M&A, 사내 공모 등 다양한 혁신 모습을 찾아 나서고자 한다.[편집자주]

[민혜정기자] 삼성과 대구창조혁신센터(센터장 김선일)는 다음달 '크리에이티브-랩(C-Lab)' 1기 졸업생을 배출한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들이 삼성의 창업 멘토들을 만나 결실을 맺은 것. 성과물은 다음달 11일 쇼케이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대구 동구 무역회관에 자리잡은 대구창조혁신센터는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지난해 4월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이곳 입주 벤처기업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삼성으로부터 6개월 단위의 C-랩 프로그램을 제공받았다. 실리콘밸리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C-랩은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을 초기 발굴해 자금은 물론 투자자 연결,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삼성은 각각 100억원씩 출자해 200억원 규모의 지원 펀드도 구성했다. 200억원은 향후 5년간 연간 20억원씩 투자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C-랩 소속 벤처들에 대한 투자 수익금은 모두 펀드에 재투자된다.

지난해 11~12월에 걸쳐 진행된 C-랩 1기 공모전 지원 분야는 사물인터넷, 소프트웨어, 3D프린팅, 웨어러블, 패션, 스마트카 등이었다. 공모전에 지원한 아이디어는 총 3천719개였고 이 중 18개팀이 최종 선발돼 지원을 받았다.

C-랩에 입주한 크레센트 대표 박상욱 군(고교 2학년)은 "비콘을 활용해 학교에서는 공지·진로 관련 앱만 실행되고 메신저 앱은 실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등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 안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대안학교 및 자유 학기제를 진행중인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달 이같은 창조혁신센터 모델을 전파하고,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브라질 혁신기업진흥협회인 안프로텍 (Anprotec)과 상호 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1987년에 설립된 안프로텍은 벤처 육성, 기술 교육 등을 실시하는 단체로 스타트업 육성 기관, 연구소, 정부 단체 등 290여개 회원사를 두고 있다.

이번 MOU를 계기로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과 벤처간 협력 생태계 구축'이라는 창조경제 모델을 브라질에 공유하고 안프로텍에 운영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또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삼성 브라질 연구소에서 브라질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교육과 연구∙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지원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5년간 500만달러 규모의 투자도 집행한다.

김선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대구 창조경제혁신 모델과 운영 노하우가 브라질의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다음달 1기가 졸업하면, 2기도 맞는다.

2기는 웰니스(wellness)와 에너지, 환경까지 공모 주제를 확대했다. 삼성은 최종 선발된 팀에게 1기와 같이 초기 투자금 2천만원을 포함해 팀 당 최대 5억원과 전문가의 일대일 멘토링, 투자자와 연결 등 다양한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창업 메카 대구, 2016년말 삼성 모태서 탈바꿈

삼성은 이같은 벤처기업 육성 강화를 위해 옛 제일모직 부지(대구 북구 침성동)에 '대구–삼성 창조경제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의 모태인 제일모직이 탄생한 곳에서 60여년후 창조 경제의 싹을 틔우는 셈이다.

대구 창조경제단지는 부지 9만199㎡, 연면적 4만3040㎡ 규모로, 삼성은 약 900억 원을 투자해 내년 12월까지 단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단지는 ▲창조경제존 ▲삼성존 ▲아뜰리에존 ▲커뮤니티존 등 테마별로 4개 구역으로 조성되며, 벤처 창업과 육성의 터전이자, 지역사회와의 교감 공간, 시민들의 쉼터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복합공간으로 운영된다.

이중 단지의 대표 시설들이 들어설 '창조경제존'은 기술과 예술이 융합해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약 4천500㎡의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될 창조경제혁신센터에는 IT, 소프트웨어, 섬유 분야의 벤처 창업의 산실로, 신생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의 창업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한 시설이 들어선다.

문화예술 창작센터도 설립해 회화, 공예, 패션, 사진 분야 등의 예술가와 디자이너를 위한 작업실과 함께, 갤러리 등 전시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두 센터는 2층 브릿지로 연결, 첨단기업과 아티스트들 간 소통과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져 혁신적인 사업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창업 뒤 성장단계로 가는 중소기업들의 업무시설인 소호(SOHO) 오피스도 단지 한편에 세워진다.

또 삼성존에는 대구에서 창업하고 성장해온 삼성의 역사를 소개하는 시설인 '삼성상회'와 '창업기념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의 시초인 삼성상회의 원형을 복원해 창업 당시의 생산·판매설비, 제품 등을 전시한다. 삼성상회는 1938년 故 이병철 삼성 회장이 '사업보국(事業報國)'의 뜻을 펼치기 위해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대구 인교동에 있던 건물은 지난 1997년 해체됐는데, 보관하고 있던 자재를 이번에 그대로 이용해 다시 복원하는 것이다.

◆삼성 원형 삼성상회 복원, '창업보국' 뜻 계승

구 제일모직 본관은 창업기념관으로 리모델링될 예정으로 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집무실과 창업홀, 제2창업홀, 영상관 등을 갖춰 삼성의 탄생과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창업기념관 옆에는 방문자들이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삼성 홍보관(삼성 딜라이트)과, 제품을 구매하고 사후서비스( A/S)를 받을 수 있는 삼성 디지털프라자도 들어선다.

이어 구 제일모직 여자 기숙사를 개조해 만드는 '아뜰리에존'은 미술 소품과 공예품을 직접 만들고 판매하는 공방과 카페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곳은 옛 제일모직 기숙사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를 리모델링, 고풍스런 외관과 현대식 내부가 조화된 특색있는 공간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제일모직 기숙사는 삼성의 창업이념인 '인재제일' 정신의 표상으로, 故 이병철 삼성 회장이 여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미용실과 목욕실, 독서실, 스팀 온수기 등 당시로서는 최첨단 시설을 제공하도록 해 화제를 모았다.

기숙사의 일부 시설은 원형을 보존해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외 커뮤니티존에는 시민들의 휴식터가 될 중앙공원과 주민문화센터가 들어선다. 주민문화센터에는 다양한 강좌와 공연, 이벤트 등이 열리고, 공원 주변에는 쇼핑 공간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대구 창조경제단지는 창조경제의 핵심인 과학기술과 문화콘텐츠를 한데 모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터전이 될 것"이라며 "삼성의 창업 정신이 살아있는 이 곳이 새로운 창업가들의 성장 터전이자, 창조경제의 중심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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