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경찰 축소 때문에…"

[윤미숙기자]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축소·은폐 의혹과 관련, "경찰 최고위층이 사건을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했기 때문에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길고 힘들었다"고 변명했다.

박 후보자는 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검찰이 1차 수사에서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지 못한 배경을 묻는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 박종철 군을 연행한 경찰관들도 고문 행위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가담자에 대한 추궁을 했다"며 "경찰이 이와 같이 각본에 따라 출석하고 조사했다는 것은 검사로서 상상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당시 수사팀의 일원으로 검찰의 수사 은폐에 동참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당시 강진규 경사와 조한경 경위 두 사람이 고문행위에 대해 '강 경사가 뒤에서 (박종철 군의) 팔을 잡고 목을 눌러 반항을 억압하고 조 경위가 머리를 눌러 욕조물에 담그는 과정에서 몸이 빠지면서 반항하니까 목 부위가 욕조 턱에 닿아 불행한 일이 생겼다'고 일관성 있게 자백했고, 이는 부검 결과 등과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의자 뿐 아니라 관련 경찰관들이 철저하게 소위 '입맞춤'을 한 상태에서 그런 것을 간파하고 진상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검사로서 없었음을 나중에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결과적으로 유족이나 국민에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또 "수사 검사로서 3명의 관련자가 더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안 뒤 이 점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는 수사계획서를 상부에 보고했고, 상부에서 조만간 재수사를 지시할 것이라는 점도 전해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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