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심했어도 모바일 게임이 '생존 동력'


[게임, 생존동력을 찾아라] 실적 희비 모바일이 갈랐다

[문영수기자] 2014년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줄잡아 수십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는 미드코어 게임이 대세였고 쏟아지는 신작의 홍수 속에서 게임 홍보를 위해 고비용 마케팅이 필수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방대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할 능력이 없는 군소 개발사는 몰락했고, 자금력을 보유한 소수의 모바일 퍼블리셔들은 몸집을 불렸다.

일례로 모바일 비즈니스 솔루션 업체인 아이지에아웍스가 지난 2일 발표한 '게임 카테고리의 평균 수명 및 분위별 매출 흐름' 분석 자료에 따르면 매출 상위 20%내 게임들과 하위 80% 게임 간의 매출 차이는 10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출시된 모바일게임 중 3억 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발생시킨 게임사들 중 하위 20%는 누적 평균 3억7천만 원의 매출이, 상위 20%는 누적으로 평균 133억3천만 원의 매출이 발생해 상위 20%와 하위 20% 간에도 최대 36배의 매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게임으로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2014년은 외산 모바일게임의 위협이 현실화된 시기이기도 했다.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세계 다섯 손가락 내 드는 규모를 이루면서 내로라 하는 글로벌 게임사들이 속속 진입해 국내 게임사들을 긴장시켰다.

최소 백억 원 이상의 대규모 마케팅을 집행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점령한 외산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10월 12일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에 오른 클래시오브클랜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모바일게임 시장 마저 외산 게임에 내줬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모바일게임은 다가오는 2015년에도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핵심 '생존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게임 하나를 성공시키면 크로스 프로모션 등을 하며 연쇄적 흥행을 이어갈 수 있어서다.

시장 상황도 모바일게임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지난 2013년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세는 전년대비 0.3% 하락했지만 모바일 게임만은 '나홀로' 190% 이상 성장한 2조3천277억 원 규모에 이르렀다. 2014년에는 이보다 10% 가량 커진 2조6천690억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엘도라도'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도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약 395% 성장한 125억2천만 위안(약 2조2천억 원) 규모에 이르는 등 급성장중이어서 모바일 게임을 향한 게임사들의 도전 의지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게임사들은 2015년에도 모바일게임을 중점 사업 분야로 보고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성과를 낸 게임사는 실적 상승에 매진하고 다소 부족한 성과를 거둔 게임사들은 그동안의 경험을 거울삼아 신규 전략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 모바일 게임, 확실한 매출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다

모바일게임은 국내 게임사들에게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게임에 주력하던 게임사들도 올해부터는 모바일게임 사업부서를 별도로 꾸렸다. 성과 역시 속속 드러나고 있다.

넥슨은 올해 상반기 첫 흥행작 '영웅의군단'을 배출한데 이어 '피파온라인3M', 지난 10월 선보인 '포켓메이플스토리'까지 매출 상위권에 안착시키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3분기 넥슨의 매출은 전년대비 14% 증가한 456억 엔(약 4천494억 원)이었다. 이중 모바일 게임 매출은 96억8천200만 엔으로 전체 매출 중 21%를 점유했다.

넥슨의 경우 중국과 일본, 북미, 유럽 지역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으나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이 급등한 덕에 이같은 실적이 가능했던 것. 특히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벌어들인 모바일게임 매출은 41억 엔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915%나 상승했다.

넥슨은 이 기세를 몰아 인력을 추가 확충하고 2015년에도 모바일 게임 매출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올 상반기를 이끈 흥행작 영웅의군단이 세계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넥슨M을 통해 북미, 유럽 지역 등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고 오는 2015년에는 중국과 일본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빅휴즈게임즈가 개발한 '도미네이션즈' 등 북미와 유럽 스튜디오에 앞서 진행한 전략적 투자의 결과물들도 곧 등장한다. 앞서 넥슨은 내년 시장을 공략할 '야생의땅 듀랑고', '마비노기 듀얼' 등 주요 라인을 선보인 바 있다.

2012년 말부터 일찌감치 체질 개선에 나서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석권한 온라인게임사 넷마블게임즈 역시 온라인 보다 모바일 게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븐나이츠', '몬스터길들이기'와 같은 국내서 가장 인기 많은 모바일 RPG를 보유한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3분기 모바일 게임에서만 1천214억 원을 벌어들였다. 전체 매출 중 79%를 모바일 게임이 점하는 셈이다.

올해 3월 출시된 세븐나이츠의 경우 9개월 동안 매출 수위권을 유지하다 결국 정상의 자리에 올랐고 몬스터길들이기, 모두의마블의 경우 1년 넘게 장기 흥행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다년간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했던 노하우를 그대로 모바일에서도 발휘, 여타 게임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롱런작들을 다수 발굴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올 한 해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노크하며 노하우를 쌓은 넷마블게임즈는 2015년 '크로노블레이드', '레이븐'을 비롯한 10종 이상 모바일게임을 해외 시장에 출시해 글로벌 퍼블리셔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2013년을 '모바일게임 진출 원년의 해'로 삼았던 엔씨소프트는 2년 여의 잠복기간을 거치고 마침내 모바일 대응 전략을 공개했다. PC로만 즐기는 게임은 내놓지 않겠다는 복안도 함께 드러냈다. 현재 개발 중인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유·무선 연동 게임을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11월 폐막한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2014에서는 주력작 '리니지이터널'을 PC와 모바일 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시연 버전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엔씨소프트의 유력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 '아이온 레기온스', '패션스트리트'도 선보여 시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지난 10월 스마일게이트인터넷과 팜플을 통합해 신규 법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를 출범, 국내외 모바일게임 시장 대응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크로스파이어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모바일게임을 통한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올해 초 지분 20%를 인수한 선데이토즈와의 협업을 통해 신규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구축할지 여부에 게임업계 관심이 쏠려 있다.

웹젠은 지난 몇 년 간의 실적 부침을 모바일 게임으로 만회하고 있다. 12월 중국에 출시한 모바일게임 '전민기적'이 단 13시간만에 매출 46억 원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도 지난 12일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웹젠은 직접 게임을 개발해 현지 시장에 선보이는 대신 '뮤온라인' 지적재산권(IP)을 현지 게임사에 양도하고 그에 따른 로열티 수익을 얻는 모델을 채택해 성과를 이뤄 눈길을 끈다.

앞서 뮤온라인을 기반으로 제작된 웹게임 '대천사지검' 로열티 수익에 힘입어 웹젠의 3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20% 성장한 24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전민기적 수익이 반영되는 4분기 매출 역시 큰 폭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시행된 웹보드게임 규제 시행의 여파로 실적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NHN엔터테인먼트를 구제한 것도 모바일게임이었다.

규제여파와 게임 이용자의 감소로 지난 3분기 NHN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게임 매출은 전년대비 39.4% 급감한 692억 원에 머물렀다. 반면 모바일게임은 전년대비 53.6% 뛰어오른 490억 원으로 집계됐다.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 '우파루사가' 등 신작 게임이 출시되며 매출 상승에 기여한 것이다.

◆모바일 '강소기업'들의 약진, 코스닥도 줄줄이 입성

2014년은 콘크리트처럼 굳어진 국내 게임산업 지형도에도 변화가 나타난 시기다. 90년대 말 온라인게임을 선보여 득세한 넥슨과 엔씨소프트처럼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새 기류에 편승한 스타 게임사들의 코스닥 입성 러쉬가 이어졌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모바일게임사는 단연 네시삼십삼분이다. 지난 해 스마트폰을 기울여 조작하는 '활'로 주목받은 이 회사는 '수호지'로 퍼블리싱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여기에 '블레이드'와 '영웅'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국내 개발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0)순위 퍼블리셔의 입지를 다졌다.

급기야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와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으로부터 공동 투자를 유치하는 등 카카오 키즈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외형 성과를 내고 있다.

네시삼십삼분은 '카카오 키즈' 중에서는 가장 높은 회사 가치를 견인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올해 4월 선보인 '블레이드'의 경우 6개월 누적 매출이 '리니지'의 1, 2분기 매출과 맞먹는 900억 원에 달하할 만큼 앞서는 매출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내년 중 상장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의 양강으로 꼽히는 게임빌·컴투스의 약진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해 두 회사가 지분 투자를 통한 연합 형성에 나설 당시만 해도 '늦지 않았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성장세는 이같은 우려를 완전히 종식시켰다.

양사 모두 사상 첫 연매출 1천억 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컴투스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한 '서머너즈워'를 배출해 눈길을 끌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자사 이용자풀을 한데 모은 모바일게임 플랫폼 '하이브'를 전격 론칭하며 게임빌·컴투스 연합 전선을 한층 공고히 할 계획이다. 다가오는 2015년에도 글로벌 매출 비중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내친김에 컴투스는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2천30억 원, 846억 원으로 연초 목표치보다 두배나 높여 잡았다.

2012년 말부터 지속적인 실적을 낸 신생게임사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 파티게임즈는 그간의 성과와 향후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3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며 모바일게임 시대의 새로운 주연 자리를 낙점했다.

국민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는 이후 후속작 '애니팡2'를 히트시키며 탄탄한 입지를 다지는데 성공했다. 데브시스터즈 역시 러닝게임 '쿠키런'의 국내외 흥행에 힘입어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게임사 중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게임사라는 수식어를 갖게 됐다.

'아이러브커피'로 이름을 알린 파티게임즈의 경우 모바일 퍼블리셔로 변신하며 매출 기반을 다각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SD건담 배틀스테이션', '드래곤파티' 등 다양한 해외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한 파티게임즈는 2015년에도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해 외형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 모바일 게임사들, 해외 시장 다지기로 큰 성장 다짐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수출을 가속화시켜 더 큰 성장을 이뤄나간다는 전략이다.

모바일게임과 글로벌 시장은 따로 떼놓고 볼 수 없는 관계다. 국가간 진입장벽이 뚜렷했던 PC 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전세계적으로 규격이 동일한 구글과 애플 오픈마켓 덕에 사실상 국가간 진입 장벽이 사라졌다고 평가받고 있어서다.

이는 각 시장의 특성을 살린 현지화된 모바일 게임 대신 특정 로컬 마켓에 국한되지 않는 '글로벌 원 빌드'(Global One Build) 게임이 주요 공략 전략으로 떠오른 배경이기도 하다. NHN엔터테인먼트와 컴투스, 넷마블게임즈, 조이시티 등이 이처럼 단일 게임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을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원 빌드의 파급력은 이미 증명됐다. 올해 6월 컴투스가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서머너즈워가 대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서머너즈워는 출시 직후 전세계 11개 국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굳이 해당 시장에 특화된 콘텐츠를 추가하지 않고 언어만 대응해도 가시적인 매출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 게임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컴투스는 지난 3분기 693억 원의 해외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전체 매출 중 80%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밖에 게임빌이 올해 3분기 거둔 해외 매출 137억 원도 전체 매출 중 32.23%에 해당하며 넷마블게임즈의 지난 3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 1천214억 원 중 10%는 해외 시장에서 달성한 것이다.

다가오는 2015년에도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을 높이려는 게임사들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원 빌드 전략으로 각종 신작 게임을 세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며 '룰더스카이'로 초기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게임 시장을 개척한 조이시티 역시 11월에 선보인 모바일게임 플랫폼 '조이플'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다.

모바일게임 업계 관계자는 "2015년에도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진출 노력이 이어지면서 한국 게임산업의 우수성을 다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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