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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슬로건'으로 본 한국 게임 10년의 역사


위기와 희망, 흥망성쇠까지 게임 역사 고스란히 담겨

[문영수기자]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Game is not over.)"

오는 20일 부산서 개막하는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2014 슬로건이다. '게임의 무한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지스타'를 뜻하는 이 슬로건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게임 축제로 성장한 지스타가 끊임없이 발전하길 바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연이은 규제와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한국 게임산업은 멈추지 않고 지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도 담겨 있다.

이렇듯 지스타 슬로건은 매년 변화하는 한국 게임산업의 상황을 함축적인 한 문장으로 표현해 왔다. 역대 지스타 슬로건들은 한국 게임산업의 희망을, 때로는 위기를 언급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지스타를 기념해 주요 지스타 슬로건과 그 배경을 살펴봤다.

◆ 지스타 슬로건, 희망을 언급하다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의 시작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멕스(KAMEX)', '코파(KOPA)' 등 앞서 열리던 게임 전시회를 한데 묶은 종합전시회를 추진하자는 게임업계의 요구를 수용한 행보다. 2005년 11월 일산 킨텍스에서 10년 역사의 시작을 알린 지스타 첫 슬로건은 '오라! 게임의 신천지가 열린다'.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종합 전시회를 꾸리겠다는 주최 측 의도를 엿볼 수 있는 표현이다.

15개국 156개사가 참여하고 15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지스타2005는 글로벌 게임 전시회로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콘솔 게임이 아닌 온라인게임과 아케이드 게임 위주로 전시회가 운영됐다는 지적도 받기도 했으나 이는 도리어 온라인게임 전문 전시회라는 지스타의 특색을 알린 계기로 작용했다.

지스타2007 슬로건도 눈길을 끈다. '게임을 즐겨라, 비즈니스를 즐겨라(Exciting games, growing business)'를 내세운 지스타2007은 지스타가 단순 볼거리(B2C)만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B2B)의 장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지스타2007 B2B관 참가 기업은 총 67개로 전년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으며 지스타 투자 상담회 등 관련 행사도 성대히 진행됐다. 당시 지스타 조직위는 B2C·B2B의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으면서 차별화된 비즈니스 지원정책을 강화하는 전시회의 지향점을 나타내고자 이같은 슬로건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일산 킨텍스를 떠나 처음으로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2009의 슬로건은 '아름다운 게임의 바다, 부산(Beautiful Game Ocean, in Busan)'이었다. 새로운 개최지 부산을 전면에 내세우며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첫 개최됐다는 점과 항구도시인 부산의 특징을 가미했다고 볼 수 있다.

지스타2009는 전세계 20개국에서 198개 업체가 참가,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며 국제 게임전시회로서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 지스타 슬로건, 위기를 딛다

지스타가 열린 지난 10년간 한국 게임산업이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만은 아니었다. 위기도 있었다. 그때마다 지스타 슬로건에는 게임산업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대표적인 예가 지스타2006이다. 2006년은 이른바 '바다이야기 사태'로 대표되는 게임산업 암울기로 사행성 게임을 근절하겠다는 정부당국의 의지가 온라인게임에도 번지면서 국내 게임산업 발전이 저해된 시기였다.

이같은 침체일로 속에서 진행된 지스타2006은 '게임으로 시작되는 세상'(Let the games begin)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게임산업의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자 했다.

30개국 226개사가 참여한 지스타2006은 전년 행사보다 규모면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이면서 바다이야기 사태에 따른 충격을 딛고 국내 게임산업이 다시금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게임을 4대 중독 물질로 규정하고, 게임 중독 치유 명목으로 게임사 매출 1%를 기금으로 걷겠다는 각종 규제가 쏟아진 2013년에도 지스타는 꿋꿋이 전진하는 게임산업의 미래를 위해 '게임과 함께, 꿈은 영원히(Game Together, Dream Forever)'를 슬로건으로 선정한다.

게임을 통해 꿈을 꾸고 꿈을 이루는 게임문화 축제가 영원하길 바란다는 뜻이 담긴 문구다. 각종 규제로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덧입혀지는 가운데서도 게임산업은 멈추지 않고 간다는 의미를 역설하기 위한 슬로건인 셈이다.

지스타 10년 역사를 함께한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역대 지스타 슬로건은 게임산업의 현 상황을 짚은 함축적인 표현으로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올해 지스타 슬로건인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는 어려운 산업 환경 속에서도 계속 성장해 나가겠다는 게임산업의 의지와 소망이 담겼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2014는 오는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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