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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디젤심장의 질주 본능…닛산 '캐시카이'


튀는 외모에 연비도 만족…소음은 아쉬워

[정기수기자] 닛산 '캐시카이'가 배기량 크기는 줄이고 연비 효율과 출력을 높인 새 디젤심장을 얹고,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캐시카이는 지난 2007년 첫 출시돼 현재까지 누적판매 200만대를 넘은 닛산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한국닛산이 국내시장에 새로 선보인 2세대 캐시카이는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소형 SUV의 기대주로 떠오르며 출시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 9월 중순 사전계약에 들어간 캐시카이는 현재까지 예약물량 600여대를 돌파했다. 신차를 받기 위해서는 3개월 이상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다.

타케히코 키쿠치 한국닛산 사장은 "캐시카이는 닛산의 새 도약을 알리는 모델"이라며 "선주문이 많아 앞으로 물량 확보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한국닛산은 올 연말까지 캐시카이를 앞세워 지난해 판매량(3천대) 대비 147% 증가한 4천5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목표가 실현된다면 2008년 한국법인 출범 이후 사상 최대실적을 갈아치우게 된다.

캐시카이의 시승은 경기 파주 헤이리에서 연천 허브빌리지를 왕복하는 12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중간 트림인 SL모델이었다.

외관은 닛산의 차세대 패밀리 룩을 충실히 계승했다.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타입의 리어램프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강조했으며, 전체적으로는 기존 모델의 역동적인 인상을 유지하면서도 곡선과 볼륨감을 더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근육질의 휠하우스와 낮고 넓은 차체는 안정감을 준다.

'궁극의 도심형 SUV(The Ultimate Urbun SUV)'를 개발 콘셉트로 삼아 내·외관 디자인을 새롭게 개선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너무 물렁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저중력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싼다. 탁 트인 시야도 만족스럽다. 캐시카이는 이전 모델 대비 전장은 47mm, 전폭은 23mm 늘려 낮고 넓은 차체로 안정감을 더했다. 대신 전고를 16mm 낮춰 SUV 특유의 운전석 위치가 높다는 느낌은 없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는 깔끔하고 무난하다. 버튼 조작은 편의성 있게 배치됐다. 각종 차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해 주는 5인치 어드밴스드 드라이브 어시스트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시동을 걸고 파주 포레스타를 나서며 실내 소음에 주목했다. "NVH(소음 및 진동)을 최소화했다"고 강조한 회사 측의 설명을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카랑카랑한 시동음은 시나브로 사라졌고 디젤 엔진을 얹은 SUV를 탈 때마다 거슬렸던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성동 IC를 빠져나와 자유로로 방향을 잡았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강력한 엔진의 힘이 느껴졌다.

최고출력 131마력에 최대 토크 32.6㎏·m의 1.6 DCI 직렬 4기통 엔진이 지닌 순발력은 중저속 구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금새 시속 100km를 넘어 130km까지 가볍게 치고 올라갔다. 최대 토크가 나오는 1천750rpm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가속에 더 탄력이 붙었다. 시속 170㎞를 넘어서도 흔들림 없이 달리며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닛산의 독자적인 기술력이 집약된 엑스트로닉 CVT(무단변속기)는 넓은 기어비로 부드러운 가속을 가능케 해줬다. 신속한 반응속도로 매끄러운 가속 성능을 제공하며 변속 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캐시카이의 진가는 코너링에서 발휘됐다. 닛산 모델 최초로 적용된 섀시 컨트롤 시스템(차체제어장치)은 운전자가 차량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도록 도와준다. 이 기능은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됐다.

섀시 컨트롤 시스템은 코너 주행시 조향 각도와 휠의 속도, 브레이크 압력 등을 조절해 고속의 헤어핀 구간에서 민첩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5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를 통해 섀시 컨트롤 시스템 작동시 차량 어느 부분에 작동되고 있는 지 여부를 파란색으로 표시해 준다.

이날 왕복 2차선의 굽은 도로에서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렸으나 무게중심의 흔들림이나 불안한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차체를 유지했다.

다만 시속 100km를 넘어서자 풍절음이 다소 거슬린다. 탑승자끼리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소음에 예민할 경우 호불호가 갈릴 만 하다.

협소한 뒷좌석 공간도 아쉽다. 1세대 모델에 비해 무릎공간이 15㎜ 늘어났지만 오랜 시간 성인남성이 앉아 가기에는 불편할 듯 하다.

캐시카이의 복합 연비는 리터당 15.3km다. 이날 실제 주행에서는 리터당 14.2㎞의 연비를 나타냈다. 고속 주행시에는 시속 120~180㎞로 달렸고, 국도에서는 60~100㎞ 속도를 유지했다.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며 RPM의 피로도가 높은 시승의 특성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차이다.

특히 이 차량의 가장 큰 장점은 '착한 가격'이다. 캐시카이의 판매 가격은 ▲S모델 3천50만원 ▲SL모델 3천390만원 ▲플래티넘 모델 3천790만원이다.

캐시카이가 경쟁모델로 지목한 폭스바겐 '티구안'의 가격은 3천840만~4천830만원이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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