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저장' 기능, 디지털 독서습관 확 바꿀까


수익 강화가 일차목적…전통 매체 독서시간 잠식 가능성

[김익현기자] 페이스북의 담벼락인 ‘뉴스피드’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그 곳엔 온갖 소식들이 다 들어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사람에겐 세상과 통하는 최고의 창이다.

지난 해 8월 페이스북이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변경하자 한 바탕 난리가 났다. 업워시를 비롯한 일부 사이트 트래픽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당시 페이스북은 ▲게시물을 올린 주체와 교류하는 빈도수 ▲게시물의 인기도 ▲과거 유사 게시물에 교류한 정도 등을 알고리즘에 반영했다. 가장 큰 변화는 ‘좋아요’나 ‘댓글’ 같은 상호작용이 발생한 글은 다시 뉴스피드 상단에 표출되도록 한 부분이었다.

이 조치 하나로 엄청나게 많은 사이트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특히 ‘소셜 바이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일부 뉴스 사이트들은 트래픽 폭탄을 맞았다. 뉴스피드가 얼마나 무서운 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

페이스북이 1년 여 만에 또 다시 뉴스피드 알고리즘에 손을 댔다. 이번엔 저장(save) 기능이다.

저장 기능은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올라오는 흥미로운 기사 링크, 장소 뿐 아니라 미디어 페이지에도 적용할 수 있다. 모바일 앱 뿐 아니라 PC를 통해서도 언제 어디서나 저장된 목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저장한 정보를 종류별로 분류할 수도 있다. 언제, 어디서나 목적에 따라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단 얘기다. 당연한 얘기지만 페이스북 담벼락에서 적용되는 ‘나만 보기’나 ‘친구들과 공유’ 같은 것들도 자유자재로 설정할 수 있다.

◆저장한 콘텐츠 볼 때 광고도 함께 뜨도록 설정

당연히 궁금증이 생긴다. 페이스북은 왜 ‘저장’ 기능을 도입했을까? 뉴스피드에 올라온 글들을 그냥 흘러가도록 놔두지 않고 왜 저장해서 보도록 했을까?

사실 나중에 읽기 위해 저장하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한 건 페이스북이 처음은 아니다. 인스타페이퍼를 비롯한 많은 서비스들이 비슷한 기능을 제공해 왔다. 리드잇레이터를 비롯한 ‘저장 전용 서비스’도 적지 않게 존재해 왔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저장’ 기능은 한 가지 차이가 있다.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읽을 수 있는 인스타페이퍼 등과 달리 저장된 것을 읽기 위해선 뉴스피드에 다시 접속해야 한다. 이용자에겐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광고 효과 측면에선 훨씬 더 강력하다.

페이스북이 2분기에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모바일 부문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린 덕분이다. 타깃 광고를 비롯한 첨단 광고 기법과 뉴스피드 개편 등을 통해 광고 집중도를 높인 것이 주효한 것. 덕분에 모바일 광고 비중이 62%선까지 늘어났다.

당연한 얘기지만 광고 효과는 대부분 이용자 수와 체류 시간 두 가지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 페이스북의 이용자는 그 동안 꾸준히 증가하면서 13억 명을 돌파했다. 물론 앞으로도 이용자 수는 계속 늘어나겠지만, 어느 순간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또 다른 변수를 강화해야 한다. 그게 바로 체류 시간이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직후 미국인들의 하루 평균 페이스북 이용 시간이 40분에 달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저장 기능’을 도입한 건 체류 시간을 좀 더 늘리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이 기능이 제대로 자리 잡을 경우 모바일 뿐 아니라 데스크톱 광고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리드잇레이터의 디지털 읽기 행태 연구 주목

저장 기능은 ‘읽기’란 관점에서도 중요한 잣대가 될 가능성이 많다. 이게 제대로 자리잡을 경우엔 페이스북의 미디어 기능이 좀 더 강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3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페이스북 ‘저장 기능’의 원조 중 하나인 리드잇레이터(ReaditLater)는 지난 2011년 1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하나 발표했다.

당시 리드잇레이터는 자신들의 사이트에 저장된 콘텐츠 1억 건을 분석한 결과 아이패드 이용자들의 독서 성향이 전통적인 신문, 잡지 독서 행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이패드 이용자들은 점심 시간 전후를 제외하곤 컴퓨터로 뭔가를 읽는 시간이 극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이 컴퓨터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폰 이용자들은 오전 6시 전후와 9시 전후. 그리고 오후 5~6시 사이, 오후 8~10시 사이 등 하루 네 차례 큰 봉우리를 그린다. 오전 6시는 아침 식사시간, 오전 9시 전후는 출근 시간 대, 오후 5에서 6시 사이는 퇴근 시간대(우리 나라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그리고 오전 8시 이후는 집에서 쉬는 시간이다.

물론 저녁 시간 대에 집중적으로 아이패드로 뭔가를 읽는다고 해서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대체한다고 결론내리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 하지만 아이패드가 전통적인 매체들을 대체할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은 가능할 것 같다.

◆전통 언론의 마지막 보루까지 위협하지 않을까

이런 배경을 깔고 한번 따져보자. 페이스북의 ‘저장’ 기능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더 많이 활용할 가능성이 많다. 찬찬히 읽기 힘들 경우에 저장 기능을 사용할 터이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엔 자리에 앉아서 여유롭게 읽을 가능성이 많다. (물론 저장한 뒤 그냥 읽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란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

그럴 경우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좀 더 큰 화면으로 읽으려 하지 않을까? 또 위 연구의 아이패드 독서 시간과 겹치는 시간에 주로 보게 되지 않을까?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이 전통 언론 독서 시간까지 잠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제기해볼 수 있다. 아침 저녁 여유 시간대에 신문이나 TV 대신 저장해 놓은 페이스북을 꺼내서 읽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추론에 불과하다. 페이스북의 저장 기능이 독서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추론만으로도 페이스북의 야심이 상당히 무섭게 받아들여진다. 전통 언론 종사자 입장에선 특히 더 그렇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