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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사상 최대 '소셜 스포츠 대잔치'


페북-트위터 중심 플랫폼으로…4년 전과 상황 완전히 달라

[김익현기자] 후반 22분. 교체 멤버 이근호가 날린 슛이 러시아 골문으로 들어갔다. 러시아 골키퍼의 실책이 곁들여진 행운의 골. 그러자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 공간에선 각종 분석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대회 들어 ‘표스트라다무스’로 위상이 격상된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또 다시 집중 거론됐다. “소름돋는다”는 멘트와 함께.

홍명보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을 그럴듯하게 분석하는 멘션들도 큰 인기를 누렸다. 맥주와 축구는 함께 즐겨야 제 맛이라는 ‘근거 불명’ 속설을 다시 한번 입증케하는 순간이었다.

18일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나우아레나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홍명보와 11명의 전사들은 러시아 대표팀과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제골을 기록한 뒤 곧바로 실점한 터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경기. 하지만 소셜 미디어 공간에선 각종 분석과 해설이 오가면서 승패를 떠나 쏠쏠한 재미를 나눴다. 앞으로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우리는 이런 장면들을 엄청나게 많이 접하게 될 전망이다.

4년 만에 확 달라진 축구 소비 풍토. 그래서 포브스를 비롯한 세계 유수 매체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진정한 의미에서 사상 첫 ‘소셜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 세계 90% 이상 지역서 '소셜 담화' 나눠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때를 한번 떠올려보자. 당시 페이스북은 아직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이었다. 전 세계인의 소셜 플랫폼 역할을 하기엔 다소 역부족.

핀터레스트는 탄생한 지 두 달이 겨우 지난 상태였고, 또 다른 소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았다. 소셜 플랫폼이 월드컵 담론의 중심이 되기엔 다소 미흡한 상태였던 셈이다.

하지만 4년 만에 풍속도는 확 달라졌다. 그래서 일까?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이 스포츠 역사상 가장 ‘소셜적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도비 디지털 인덱스의 존 마틴 수석 애널리스트는 소셜 공간에 올라올 월드컵 관련 글들이 올 초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도 가볍게 제칠 것이란 예상이다.

마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해 6월 이래 ‘월드컵’ 키워드가 들어간 소셜 멘션이 1천900만 건에 달했다. 이 수치는 소치동계올림픽이나 슈퍼볼보다 훨씬 더 많은 수준이라고 마틴이 밝혔다.

마틴은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대회 시작 6개월 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월드컵이 두 대회보다 소셜 공간에서 훨씬 더 많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미식축구나 동계 종목에 비해 축구의 저변이 훨씬 넓은 점이 큰 역할을 했다. 역시 마틴에 따르면 전 세계 230개국에서 소셜 미디어 플랫폼 상에 월드컵 관련 얘기를 쏟아내고 있다. 전 세계의 90% 가량이 소셜 공간에서 월드컵 얘기에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가 끝난 직후 반응도 엄청나다. 트위터에 따르면 미국과 가나전이 끝난 직후 관련 트윗이 490만 건에 달했다.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간의 개막전 직후엔 관련 트윗이 1 천220만 건이 쏟아졌다.

◆트위터-페북-핀터레스트, 월드컵 마케팅 불꽃 대결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도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월드컵 잡담’을 끌어들이기 위해 앞다퉈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핀터레스트다. 포브스에 따르면 핀터레스트는 ESPN, 콘드 내스트 트래블러, 트립 어드바이저 등과 손을 잡았다.

그런 다음 브라질에 직접 가서 월드컵을 즐기는 극소수 축복받은 팬을 제외한 나머지 축구팬들을 겨냥한 서비스를 만들었다. 어디서 게임을 시청할 지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핀터레스트 브랜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벤 치아라몬트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6개월 전 플레이스 핀스를 개설했다”면서 “이 서비스를 통해 어디서 축구 경기를 볼 지를 안내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가만 있지 않았다. 이들은 월드컵 개막에 맞춰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축구팬 유혹에 본격 나섰다.

트위터는 새롭게 계정을 만드는 팬들에겐 프로필 이미지로 좋아하는 팀의 국기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트위터가 준비한 진짜 비장의 무기는 타임라인에 숨어 있다. #worldcup란 해시태그를 누르면 이번 대회 참가국들의 경기 결과 뿐 아니라 각종 계정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세 단어로 된 국가 코드를 해시태그로 붙일 경우엔 해당 국가의 국기가 바로 옆에 뜨도록 했다.

페이스북도 월드컵 페이지를 개설했다. 이 곳에는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경기 결과를 비롯해 월드컵 관련 글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또 있다. 바로 ‘인터랙티브 지도’다. 이 지도에는 이번 대회 참가한 유명 선수들에 관한 정보들이 깨알 같이 담겨 있다.

◆명실상부한 소셜 월드컵, 본격 시작

월드컵을 4년마다 개최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축구에서 4년이면 강산이 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절정의 기량을 4년 이상 유지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 그래서 축구 저변이 넓어지면서 2회 연속 월드컵 우승을 하는 건 갈수록 힘들게 됐다.

하지만 지난 대회까지만 해도 월드컵을 즐기는 수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늘 텔레비전이 중심 수단이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처음 TV 중계가 등장한 이후 월드컵 경기도 예외 없이 TV가 중심 플랫폼 역할을 했다.

이젠 세상이 달라졌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미디어가 순식간에 중심 플랫폼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덩달아 전 세계 축구광들의 ‘월드컵 뒷담화’도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상 첫 소셜 월드컵으로 기억될 2014 브라질 월드컵. 과연 대회가 끝난 뒤엔 어떤 소셜 미디어가 최종 승리자 자리를 차지할까? 우승팀 못지 않게 많은 관심을 모으는 이슈가 아닐 수 없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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