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특허 운명 가를 역사적 소송 '카운트다운'

[김익현기자] 소프트웨어 특허권의 잣대가 될 중요한 소송 두 건이 오는 31일(현지 시간) 동시에 시작된다. 두 소송은 판결 결과에 따라 IT산업 지형도까지 변화시킬 수 있어 벌써부터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둘 중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역시 삼성과 애플 간의 2차 특허 소송이다. 이번 소송은 삼성과 애플 뿐 아니라 구글까지 관련돼 있어 개막 전부터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같은 날 대법원에선 소프트웨어 특허권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인다. 앨리스와 CLS뱅크가 공방을 벌일 이번 소송은 소프트웨어 특허권의 기본 개념을 둘러싼 각종 쟁점이 얽혀 있다.

◆앨리스 vs CLS, SW 특허권 중요한 잣대될 역사적 소송

앨리스와 CLS은행간 소송은 소프트웨어 특허권의 근본과 관련이 있다. 이번 소송에서 CLS은행은 앨리스가 갖고 있는 금융거래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앨리스의 특허권은 ‘계약관계에 있는 양 당사자들을 대신해 제 3자가 에스크로(조건부 날인 증서)로 자금을 관리하게 하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다.

연방항소법원에서는 앨리스의 특허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당시 항소법원에선 배석 판사 10명 중 5명이 앨리스의 소프트웨어 특허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동의했다. 다른 재판관들은 부분 동의, 부분 반대하면서 최종적으로 앨리스의 패소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자 앨리스 측이 불복하면서 상고심을 제기했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 해 12월 초 앨리스의 상고를 받아들이면서 역사적인 소프트웨어 소송이 열리게 됐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대법원이 상고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다.

현재 미국 대법원은 ▲자연법칙 ▲물리적 현상 ▲추상적 아이디어 등에 대해서는 특허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원칙을 확립하고 있다. 결국 앨리스와 CLS는 소프트웨어 특허권이 추상적 아이디어에 해당하는 지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이와 관련 IT 전문 매체 기가옴은 알고리즘이나 개념을 서술한 것은 특허를 인정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알고리즘을 확장해 특정 방법으로 구동되는 기계를 만들었을 경우엔 특허권을 부여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두 회사는 이런 경계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오는 6월 경 최종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소프트웨어 특허권 자체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어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 몰리고 있다.

◆삼성-애플 2차 소송, 모바일 SW 특허 핵심 쟁점

삼성과 애플 간 2차 소송은 소프트웨어 특허권의 근본 문제를 다루진 않는다. 게다가 이제 1심이라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이번 소송 역시 모바일 플랫폼 분야 소프트웨어 특허권의 중요한 잣대가 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이번 소송엔 삼성 뿐 아니라 구글까지 직접 관계돼 있어 안드로이드와 iOS 진영 간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단어 자동 완성(특허번호 172)을 비롯해 ▲여러 종류 데이터 중 특정 데이터를 구분해서 실행할 수 있는 데이터 태핑 특허(647) ▲시리 통합 검색(959) ▲데이터 동기화(414) ▲밀어서 잠금 해제(721) 등 5개 특허권을 공격 무기로 선택했다.

반면 삼성은 ▲디지털 이미지 및 음성 기록 전송 특허(449) 및 ▲원격 영상 전송 특허(239) 일부 부분만 갖고 애플과 싸우게 됐다.

이번 소송에서 특허권 자체의 위력만 놓고 보면 애플 쪽이 훨씬 강력하다. 숫적으로도 5대 2로 애플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특허권 자체의 위력 면에서도 훨씬 막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애플 특허권 중 상당수는 ‘앨리스 대 CLS’간 소송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추상적 아이디어’ 문제와 관련이 많다. 인정될 경우엔 강력하지만, 판단 여하에 따라선 무효 판결을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들이란 얘기다.

1차 소송과 달리 이번 소송이 한결 더 복잡해질 가능성이 많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닷새 앞으로 다가온 역사적인 두 소송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SW 뿐 아니라 IT 산업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두 재판은 오는 31일 미국 대법원과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두 곳에서 동시 개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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