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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서비스 경쟁시대 '고심'


[격변의 통신산업, 돌파구를 찾아라⑤] 보조금 대신 요금·서비스 경쟁력 확보

통신산업이 성장정체 위기에 봉착했다. 스마트폰 시대의 진입은 더욱이 기회가 아닌 위기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가계통신비 증가의 원인을 과도한 통신비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은 통신산업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이 기존 통신3사의 자리를 조금씩 꿰차고 있다. 제4이동통신사 선정도 한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전화(VoLTE) 전면 허용, 단말기구조개선법 논의의 진전에 따른 정부의 요금인하 방안 추진 등 격변의 시기를 맞을 전망이다. 아이뉴스24는 2014년 새해를 맞아 과연 우리의 통신산업의 현주소가 어떤 지를 살펴본다. 이를 바탕으로 통신사업자들이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하는 지 확인하려고 한다.[편집자 주]


[허준기자] 이동통신3사의 올해 화두는 '서비스 경쟁'이다. 지난달 마무리된 이통3사의 지난해 실적발표를 보면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 성적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됐다는 점을 확인됐다.

이통3사는 보조금을 얼마나 많이 주느냐에 따라 가입자들이 이동하는 현재의 비정상적인 휴대폰 판매 구조를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은 "보조금의 악순환을 보면 한숨부터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궁극적으로 출고가가 현실화되고 제조사는 제품의 성능, 디자인 등 제품경쟁력으로 선택받고 통신사는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의해 선택받는 구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 IR담당 김영호 상무 역시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경쟁 위주의 패러다임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한차원 변화시키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언급했고 LG유플러스 역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통해 서비스 경쟁력 중심으로 경쟁 패러다임을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보조금 고리 끊을까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지금의 보조금 경쟁 시대를 끝낼 수 있는 개선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법안에는 지금처럼 언제 어디서 휴대폰을 사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인 보조금을 정확히 명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보조금을 사전에 공시하고 공시한 만큼만 지급할 수 있기 때문에 보조금만으로 고객들을 붙잡기는 쉽지 않다. 보조금 대신 다른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법안을 추진중인 미래창조과학부 윤종록 2차관은 "보조금을 주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보조금을 누구나 차별없이 지급하라는 것이 이 법안의 핵심"이라며 "지금 우리 휴대폰 유통구조는 전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왜곡돼 있다. 이 왜곡을 바로 잡기 위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조금으로 차별을 두지 못한다면 이통3사가 선택할 수 있는 차별점은 요금제나 서비스가 된다. 경쟁사보다 저렴한 요금, 경쟁사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 경쟁력, 한단계 높은 멤버십 서비스 등이 이통3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당초 지난해말 국회 통과가 예상됐지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여야간의 이견으로 파행되면서 여전히 계류중이다. 업계는 이번달 임시국회에서 이 법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과 별개로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잉 보조금 지급에 대한 제재도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이통3사에게 1천64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과징금 부과 이후에도 보조금 경쟁이 계속되자 방통위는 또다시 시장조사를 통해 과징금 및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동통신3사도 자체적으로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을 끝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과는 별개로 사업자들이 보조금 경쟁을 끝내기 위해 관련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4월이면 의미있는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사들도 보조금 경쟁이 기업가치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점을 잘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 상품,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통3사, 요금·서비스 경쟁 움직임도 가시권

아직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이미 이동통신3사는 보조금이 아닌 다른 경쟁력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휴대폰의 기본 기능인 통화에 집중한 새로운 통화 플랫폼 'T전화'를 선보였다. T전화는 이용자들이 보다 편하게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다. 올해 출시되는 모든 단말기에 이 T전화 플랫폼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신에게 전화를 건 상대방이 누군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콘텐츠사업자인 '에바인'의 '뭐야 이번호' 서비스와 협력해 제공하는 기능으로 전화 수신 화면에 ' 'ㅇㅇ은행, 카드가입 권유', 'XX보험, 보험가입 안내' 등이 표시된다.

SK텔레콤은 T전화 외에도 ▲새로운 통화경험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스마트 라이프를 실현하는 홈 서비스 ▲유무선을 넘나드는 고품질의 미디어 서비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스미싱과 해킹에서 자유로운 보안 서비스 등 5개 핵심영역에서 20개 이상의 전략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KT는 광대역 LTE, LTE-A 시대에 발맞춰 고객들이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있다.

KT가 출시한 안심무한 요금제 67과 77은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기존 6만원대 요금제 대비 3배인 15GB까지 제공한다. 동영상이나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로 데이터를 특히 많이 쓰는 고객들을 위한 요금제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해 12월부터 청소년 요금제에 제공되는 '알'을 다음달로 무제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기존 고객의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인터넷을 신규로 가입하는 고객에게만 휴대폰과의 결합할인을 제공했는데 올해부터 기존 인터넷 고객도 휴대폰과 결합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한방에yo'라는 이름의 이 할인프로그램은 인터넷과 휴대폰을 모두 LG유플러스에서 사용할 경우 요금제에 따라 5천원에서 8천원의 요금할인 혜택을 준다.

이 회사는 고객이 이용패턴에 따라 직접 음성, 데이터, 문자 기본 제공량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선택형요금제도 선보였다. 자신의 음성 및 데이터 이용량을 잘 알고 있는 이용자라면 이 선택형 요금제로 통신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보조금만 보고 이통사를 선택하는 시대는 얼마남지 않았다"며 "최근 들어 다른 경쟁사가 따라하기 힘든 독특한 요금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요금제 차별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통사들도 요금제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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