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4 결산]종목 경계 없는 IT 올림픽

하드웨어·SW에 자동차까지 이종 융합 전쟁 '후끈'


[민혜정기자] 올림픽에서 한국 국가대표 야구팀이 일본 축구 대표팀과 붙어야 한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한 종목만 잘해도 될 때보다 셈법도, 전략도 복잡할 것이다.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산업계에는 이같은 종목 구분없는 글로벌 경쟁이 한창이다. 축구와 야구로 나눠 경쟁하는 게 아니라 축구선수가 야구선수와도 경쟁해야 할 판이다.

최근 폐막된 IT올림픽이라 할 만한 국제가전전시회 'CES2014'에서는 바로 이같이 종목의 경계도 없는 경쟁을 펼쳐야 하는 IT업계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나흘간 열린 CES에서는 하드웨어 제조사는 물론 소프트 웨어 개발 업체, 심지어 자동차 업체까지 가세한 열띤 기술경쟁이 벌어졌다.

업체들은 회사가 가진 자원이 어떤 운영체제, 디바이스, 콘텐츠와 결합할 때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아보였다.

삼성전자는 CES에서 TV, 휴대폰, 카메라 등과 나란히 BMW 한대를 전시해놨다. 갤럭시기어로 BMW를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한 것. 삼성전자의 프레스컨퍼런스에선 '트랜스포머 4'를 삼성 UHD TV를 통해 가장 먼저 선보일 마이클 베이 감독이 깜짝 등장했다.

벤츠의 전시장 한켠은 스마트워치, 아이패드, 아이폰이 나열돼 있었다. '벤츠'라고 푯말만 없었다면 '애플'의 간이 전시관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벤츠도 애플의 스마트기기로 벤츠 자동차의 상태를 확인하는 서비스를 보여줬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CES를 방문하자마자 자동차 전시관부터 찾고, 자동차를 챙기라고 주문했다.

또 구글은 전시관을 마련하지 않고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구글은 CES 개막일에 현대차, 미국 GM, 독일 아우디, 일본 혼다 등 4개 업체와 그래픽업체인 엔비디아와 함께 '열린자동차연합(OAA)'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OAA에 속한 자동차업체들은 올해부터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차량용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중국의 TV업체 하이센스는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된 TV를 전시해놓고 '안드로이드 UHD TV'라고 홍보했다.

CES 2014는 이같이 '이종(異種)'간 융합이 올해 IT 업계의 화두가 될 것을 예고했다. 업체간 이합집산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뜨거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가진 자원을 적재적소의 사업부에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회사의 제품, OS, 콘텐츠에도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때로는 독립군으로, 때로는 연합군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세계최초'나 '세계최대'라는 타이틀만으로 '혁신'을 이뤘다고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누가 앞선 융합 전략을 가져갈 지가 미래의 IT업계 주도권을 결정할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는 셈이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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