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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안드로이드 특허전' 흥미진진


애플 측 "삼성 상대 소송에 구글도 공동 피고 추가"

[김익현기자] 애플과 구글 간의 ‘안드로이드 특허전쟁’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구글이 ‘텍사스 탈출’ 공세를 펴자 이번엔 애플이 ‘패키지 전략’으로 맞섰다.

록스타 컨소시엄이 지난 해 12월31일(이하 현지 시간) 삼성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에 구글을 공동 피고로 추가했다고 특허 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가 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오는 10일까지 록스타의 요구에 대한 답변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고 포스페이턴츠가 전했다.

록스타는 지난 2011년 노텔 특허권을 인수하기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 록스타에는 애플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블랙베리, 에릭슨, 소니 등이 참여했다.이들은 구글과 경쟁 끝에 노텔 특허권을 44억 달러에 인수한 뒤 지난 해 10월말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록스타의 삼성 소장 변경, 진짜 타깃은 구글

록스타의 이번 소장 변경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선 시간을 2개월 전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할로윈데이인 지난 해 10월31일. 록스타가 구글 등을 상대로 텍사스 동부 지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노텔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게 그 이유.

당시 록스타의 공격 칼날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향했다.

우선 ‘안드로이드 맹주’인 구글은 연상 검색 관련 특허권 7개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록스타는 구글을 압박하면서도 동시에 삼성, LG, 팬텍을 비롯해 화웨이, ZTE, 에이수스 등 ‘안드로이드 동맹군’들도 함께 공격했다.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은 단말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들을 문제 삼았다.

이번에 록스타가 소장을 변경한 것은 이 중 삼성을 상대로 한 소송이다. 삼성 소송에 구글도 공동 피고로 올리겠다고 요청한 것. 삼성 갤럭시 넥서스의 특허 침해 여부를 따지는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선 운영체제 공급업체인 구글도 함께 제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삼성과 록스타 간 소송만 놓고 보면 이번 요청으로 달라질 부분은 없다. 삼성과 구글이 같은 변호사들을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페이턴츠 표현대로 “애들 장난같은 얘기”에 불과하다.

그런데 록스타는 왜 그다지 중요해보이지도 않은 요청을 했을까? 그것도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선 또 다른 소송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록스타가 안드로이드 맹주인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더 정확하게는 구글이 록스타를 상대로 제기한 맞소송이다.

◆구글의 '텍사스 탈출전략' 성공할까

구글은 지난 해 12월 23일 록스타와 자 회사인 모바일스타 테크놀로지스를 전격 제소했다. 당시 제소에서 구글은 록스타가 지난 해 10월31일 제기한 소송은 구글과 OEM 파트너들을 와해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언적 판결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선언적 판결이란 특정한 행위를 하란 명령 대신 논란이 되는 법률 문제에 대한 법원의 견해를 밝혀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선언적 판결을 요구할 경우엔 침해행위 금지나 피해 보상 같은 판결을 하진 않는다.

당시 구글은 소송을 제기하면서 록스타가 자신들을 제소한 텍사스 동부지역법원 대신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을 택했다.

구글의 이 같은 선택은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곧잘 내리는 텍사스 탈출 전략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소송 무대를 실리콘밸리 인근 지역인 새너제이 쪽으로 옮기기 위해 제기한 소송이란 얘기다.

이번에 록스타가 삼성 소장을 변경한 것은 구글의 전략을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많다.

이에 대해 특허 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는 “재판지역 공방(venue fight)에 힘을 싣기 위해 삼성 소송에 구글을 추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희대의 안드로이드 특허소송, 초반 쟁점은 재판지역 선택

록스타의 이번 소송은 범 애플 진영과 안드로이드 진영 간 전면전에 가깝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은다. 삼성과 애플 간 특허 소송 못지 않게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존립을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록스타가 전방위 소송을 제기하면서 집중 겨냥한 대상은 삼성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맹주’ 구글이다. 따라서 다른 업체보다 구글과 소송에서 승리하는 게 최대 과제일 가능성이 많다. 한 해 마지막 날 느닷 없이 삼성 소장에 구글을 추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

텍사스와 새너제이 두 지역을 놓고 벌이는 애플과 구글 간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갈수록 불을 뿜고 있는 셈이다. 이런 공세에 대해 구글은 어떤 수를 꺼내들까? 당사자들은 피를 말리는 두뇌싸움을 벌이겠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선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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