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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신산업의 현주소 '속빈 강정'


[격변의 통신산업, 돌파구를 찾아라②] 영업이익↓, 요금 인하 압박↑

통신산업이 성장정체 위기에 봉착했다. 스마트폰 시대의 진입은 더욱이 기회가 아닌 위기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가계통신비 증가의 원인을 과도한 통신비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은 통신산업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이 기존 통신3사의 자리를 조금씩 꿰차고 있다. 제4이동통신사 선정도 한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전화(VoLTE) 전면 허용, 단말기구조개선법 논의의 진전에 따른 정부의 요금인하 방안 추진 등 격변의 시기를 맞을 전망이다. 아이뉴스24는 2014년 새해를 맞아 과연 우리의 통신산업의 현주소가 어떤 지를 살펴본다. 이를 바탕으로 통신사업자들이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하는 지 확인하려고 한다.[편집자 주]


[허준기자] 국내 통신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 초고속인터넷의 보급으로 급속도로 증가한 유선매출은 이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동통신 매출도 이미 가입자 수가 인구수보다 많아지면서 파이를 키우기보다는 기존 파이를 계속 나눠먹는 구조가 수년간 지속됐다.

'말로만' 떠드는 위기가 아니다. 실제로 성적표가 성장정체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4년간 통신3사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통신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KT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2조원을 넘었지만 지난 2011년에는 1조7천여억원, 2012년에는 약 1조2천억원까지 내려갔다. 올해도 3분기까지만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1조원을 겨우 넘어선 수준이다.

SK텔레콤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2조5천억원 수준이었는데 2012년 1조7천여억원까지 내려갔다. 올해 3분기까지만 놓고 보면 1조 5천억원에 머물러있다.

LG유플러스는 LTE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4천억원을 넘었지만 지난 2012년 영업이익은 '바닥'을 기었다.

◆보조금 출혈경쟁, 영업이익 급락의 원인

통신3사가 벌이고 있는 가입자 확보전은 영업이익급감의 주요 원인이다. 통신사가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을 하는 고객에게 주는 보조금은 마케팅 비용으로 분류된다. 보조금을 많이 주면 줄수록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영업이익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

최근 수년간 통신시장은 보조금을 통한 경쟁이 치열했다. 통신3사가 모두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고 있기 때문에 요금제가 통신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지 못했다. 고객들은 얼마나 많은 보조금을 주느냐에 따라 통신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보조금을 많이 주면 가입자가 늘고 보조금을 줄이면 가입자가 줄어든다. 통신사들이 스스로 이를 '보조금 출혈경쟁'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여전히 이 보조금 출혈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가계통신비 상승 주범 몰리며 직격탄

통신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가계통신비가 너무 비싸다며 통신비를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OECD가 지난 2011년 기준으로 발표한 가계통신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OECD 가입 국가 가운데 일본,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가계통신비가 높은 국가다.

물론 가계통신비가 높다고 통신요금 자체가 비싸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계통신비에는 단말기 가격, 콘텐츠 사용료 등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통신요금 역시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통신사에게 통신요금 원가를 공개하라고 압박한 것은 국민들이 통신요금이 비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정부는 단계적으로 이동통신 가입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고 지난해 가입비는 실제로 40% 인하됐다. 올해도 30% 인하될 예정이고 2015년에는 완전 폐지된다.

또한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통신사들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제4이동통신이 허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알뜰폰의 성장세도 무섭다.

◆영업이익 줄어도 투자는 늘려야

치열한 보조금 경쟁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하지만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고도화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경쟁사들과의 속도경쟁에서 뒤쳐질 수 없기 때문이다.

통신3사는 지난 2011년 총 7조원이 넘게 설비투자를 했고 2012년에는 8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4조원 가량을 LTE 등에 투입했다. LTE 및 광대역 LTE 네트워크를 고도화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통신사들은 올해에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2.6㎓ 광대역 LTE 전국망을 구축하기 위해 1조5천억원 가량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KT와 SK텔레콤도 광대역 LTE 전국망 구축을 위해 2조~3조원 가량을 투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확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이익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올해는 광대역 LTE 전국 서비스를 시작하는 해라 투자도 늘려야 한다"며 "가입비 인하도 통신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통적인 통신 서비스만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설명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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