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규제지상주의, 창조경제에 역주행


네이버, 상생과 혁신 주역으로 거듭나야

[정은미기자] '슈퍼 갑(甲)' 행세를 하며 인터넷 중소업체들에 피해를 준다는 네이버 이슈가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23일 새누리당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네이버 때문에 매출이 줄고 가입자를 잃었다는 인터넷 업체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일부는 인터넷경제 시대로 접어들며 생긴 유통혁명에 따른 결과도 있었지만, 어찌됐건 네이버의 등장(인터넷의 등장)으로 입지가 좁아진 업체 대표들의 목소리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때마침 자사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네이버를 곱지 않게 보던 일부 거대 언론들은 네이버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치권은 이참에 이른바 '네이버 규제법'을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벤처시대의 성공신화를 일군 네이버이지만 존경받는 기업은 되지 못한 셈이다.

회원수 3천300만명, 하루 페이지뷰 10억회, 검색점유율 78%, 2조원대 매출에 영업이익률 29%.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으로, 설립 14년 만에 대한민국 인터넷 시장을 평정한 네이버는 왜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이 됐을까?

전문가들은 승승장구를 하면서도 경쟁자나 협력사들과의 상생에는 무신경한 '잘난' 네이버였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박수보다 차가운 시선을 받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네이버 같은 포털의 역할이 벤처 생태계에서는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벤처기업들은 신세대 벤처 정신을 구현하고, 벤처가 벤처를 키우는 새로운 벤처 생태계 형성의 주축 역할을 해주리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자이기보다 시장을 독식하는 공룡처럼 인식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웹툰, 부동산, 음악 등 인터넷이라는 혁신적 무기를 앞세워 시장의 파이를 키웠는데도 돌아온 것은 비판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을 독점하는 구글같은 기업에 맞서 국내시장을 지킨 것은 제대로 평가해주지도 않고 규제만 가중시키려는 움직임이 부당하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네이버가 더 이상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네이버는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 분야의 전문가들은 강력한 제재로 인터넷시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낸다. 인터넷 등 IT업계는 생태계 속성상 1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곳이다. 이용자의 편익을 극대화해 제공하고, 광고 등으로 수익을 얻는 포털에 대한 경쟁법적 규제가 쉽지 않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렇다 보니 학계와 관련단체에서도 법적인 규제보다는 사업자들 스스로 기준을 세워 지켜나가는 자율규제가 옳은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이상승 서울대 교수는 "네이버 규제 방안은 일단 자율에 맡기고, 그걸로 부족하면 공정위 제재, 또 그걸로 부족하면 입법하는게 순서"라고 말한다. 이정민 인터넷콘텐츠협회장은 "인터넷 서비스의 빠른 변화에 법과 규제가 대응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자율규제가 해법"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시대의 규제는 발빠른 혁신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지원하고 벤처기업들과 대기업의 상생을 이끌어내는 방향이 돼야 한다.

창조경제의 발원지가 될 인터넷 산업에 특정 이해관계를 염두에 두고 낡은 시대의 규제 틀을 들이댄다면 창조경제에 역주행하는 심각한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정치권은 깨달아야 한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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