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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DRM "호환돼야" vs "왜 굳이?"


공용 DRM 구축 둘러싸고 업계는 논란 중

[강현주기자] "전자책을 구입하면 해당 출판사의 뷰어 뿐 아니라 모든 출판사의 뷰어에도 호환되도록 해야 한다."

"호환보다는 기업간 생태계 경쟁 유발이 더 중요하다."

전자책의 '공용 디지털저작권관리(DRM:Digital Rights Management) 구축'을 둘러싸고 호환성과 기업간 생태계 유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치열한 논란이 전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전자책 업계에 따르면 공용 디지털저작권 관리에서 '공용 DRM을 사용해 모든 전자책 콘텐츠를 모든 뷰어에서 볼 수 있게 해야한다'는 주장과 '공용 DRM은 서비스 향상을 이끄는 기업간 플랫폼 경쟁에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이 상충하면서 치열한 공방을 낳고 있다.

◆"DRM 통일해 콘텐츠 호환 필요"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등 전자책 업체들이 판매하는 콘텐츠들은 다른 업체들과 호환되지 못한 채 각 업체가 제공한 뷰어에서만 볼 수 있다. 예스24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이용하는 독자들은 교보문고에서 나오는 전자책을 읽기 위해 교보문고가 제공하는 단말기를 사야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전자책을 읽는 이들도 폰이나 태블릿PC에 각 업체들의 뷰어를 모두 설치해야 한다.

이처럼 호환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전자책에 적용하는 DRM 표준을 각 업체들이 다르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DRM은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불법 복제 등을 방지하는 장치로 이를 적용한 전자책 콘텐츠는 인증된 플랫폼 안에서만 내용을 볼 수 있다.

다이피아를 비롯, 한빛미디어, 도서출판 인사이트 등 일부 전자책 업체들은 그러나 어떤 뷰어로도 책을 볼 수 있도록 'DRM 없는 전자책' 콘텐츠를 출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주요 신간 등 인기 콘텐츠들 대부분 호환되지 않는 DRM을 보유하고 있고 DRM 없는 전자책 콘텐츠 수는 그리 풍부하지 못한 실정이다.

'전자책 DRM을 통일하고 콘텐츠 호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는 바로 이같은 배경에서 출현했다.

이용준 대진대 교수는 "해외에서도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자책 포맷이나 식별체계 등에 대한 표준화를 연구하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한국전자책얼라이언스를 구성해 공동 단말기와 DRM 개발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콘텐츠 호환성을 확보함으로써 독자들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동시에 국내의 독자적 전자책 생태계도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영진전문대 도서관 정진한 학술정보지원 팀장도 "전자책 유통 활성화를 위해 콘텐츠 포맷 표준화 와 호환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표준화된 뷰어가 필요하다"며 "전자책 시장 문제점으로 표준화 미흡이 높은 응답 비중을 차지하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애플-구글이 앱 호환 하나?"

하지만 주요 전자책 업체들은 공용 DRM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예스24 디지털사업본부 김병희 본부장은 "애플이든 구글이든 각자의 애플리케이션 마켓에 유통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상호 공유하지 않는다"며 "왜 유독 우리나라에선 업체간 공유를 강조하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도 "좋은 DRM이 있다면 안 쓸 이유도 없겠지만 우리가 자체개발한 DRM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경영경제연구소 조영신 박사는 "표준화에 치우치기 보다는 기업간 생태계 경쟁을 유도해서 더 나은 서비스가 나오도록 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당장의 이용자 편의 개선에만 치중하지 말고 이들의 수요 너머에 있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부터 외부 대행업체를 통해 전자책 공용 DRM 개발을 추진해 왔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전자책 공용 DRM 개발이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라며 "민간 사업자들 모두에게 이 DRM을 사용토록 의무화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자체 개발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 호환성도 향상시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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