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 외면받는 정부부처


[창간13년 기획]게임, 朴정부에 바란다③문화부, '게임=성장엔진' 인식 절실

박근혜 대통령은 콘텐츠산업 육성을 외치며 선정한 '5대 킬러 콘텐츠' 가운데 첫번째로 게임산업을 선택했다. 게임은 올해 수출액 3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 콘텐츠 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이명박 정부는 게임산업을 성장의 동력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규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데 급급했다. 게임을 패륜범죄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각종 규제안을 쏟아냈다. 한국 게임은 세계 1등이지만 국내에서는 '사회악' 취급을 받고 있다. 아이뉴스24는 박근혜 정부 출범에 발맞춰 게임 '바로보기'에 나선다. 과거 잘못된 게임정책을 살펴보고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야 할 올바른 게임정책을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려고 한다.
▶ 3회 : [게임, 朴 정부에 바란다] 게임업계 외면받는 정부부처

[허준기자] 지난 정부 5년 게임 산업은 마약이나 도박같은 존재로 취급받았다. 일부 언론의 마녀사냥에 정부는 합리적 기준을 잡지 못한 채 역기능의 부작용만 강조하며 함께 놀아났다.

그러다보니 게임산업의 주무 당국을 자처하는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업계로부터 외면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조직개편이 논의되자마자 게임 업계가 문화부를 벗어나려한 것은 지난 5년 소관부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기기 등 이른바 'CPND'를 총괄하는 부처가 될 가능성이 큰 미래부에 기대감을 보였다.

게임 업계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게임을 5대 글로벌 킬러 콘텐츠로 꼽으면서 게임업계는 기대에 부풀었고 '창조경제'를 이끄는 핵심산업으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기대했다"면서 "업계는 박근혜 대통령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미래부가 주무부처가 되기를 바랬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왜 문화부 등돌렸나

정부 조직개편 논의에 따라 게임산업은 최종적으로 기존 문화부에 남는 것으로 확정됐다. 업계는 겉으로 무표정했지만, 속으로는 안타까워했다.

게임업계가 주무부처 변경을 바랐던 것은 이유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관부처가 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런 의미보다는 현재의 문화부가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부족, 관계부처에 대한 설득력 부재 등을 보이면서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문화부는 게임산업의 진흥뿐만 아니라 규제문제 역시 합리적은 정부 역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게임산업 진흥을 책임지는 부처임에도 오히려 다른 부처의 규제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을 보면서 게임업계는 문화부의 역할에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문화부는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자신들이 규제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셧다운제는 여성가족부과 관장하는 청소년보호법을 통해 시행됐다.

문화부가 셧다운제 대신 자신들이 규제를 하겠다고 내놓은 게임시간선택제도 셧다운제와 동시에 시행됐다. 규제를 막겠다고 내놓은 새로운 규제안까지 동시에 시행되면서 게임업계는 이중, 삼중 규제를 당하고 있다.

교육과학부가 학교폭력의 원인으로 게임을 지목, 게임산업을 규제하겠다고 내놓은 '쿨링오프제'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다행히 쿨링오프제는 시행되지 않고 폐기됐지만 다른 부처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문화부의 모습에 게임업계가 적지 않게 실망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게임산업은 우리의 성장동력이 될 만한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1년 기준 게임업계 총 매출액은 8조8천억원으로 지난 2010년 대비 18.5% 성장했다. 수출액도 23억8천여 달러로 2010년 대비 48.1% 증가했다.

그러나 게임에 대한 홀대가 계속되며 우려스러운 통계치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6년 3만3천여개에 달했던 게임 관련 사업체가 지난 2011년에는 1만7천여개로까지 줄었다. 특히 지난 2009년까지는 약 3만여개를 유지했지만 불과 2년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매출증가에도 청년들의 일자리는 정체되고 있다. 지난 2006년 10만5천여명이던 종사자 수는 지난 2011년 기준 오히려 9만5천여명에 그치고 있다. 2012년에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었기 때문에 종사자 수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부에 남은 게임, 지원정책 어떻게 변할까

중견 게임업체 대표는 "미래부로 주무부처 이관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지만 이제는 문화부가 역할을 제대로 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며 "그래도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유진룡 장관이 새 장관으로 왔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지난 5년 시행착오를 겪었다면, 이제 문화부가 다른 부처에 휘둘리지 않고 게임산업 주무부처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해줘야 한다는 것이 게임업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문화부가 MB 정부 시절의 '말로만 닌텐도' 시각에서 벗어나 수출 문화 콘텐츠로서의 인식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야만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튼튼한 산업으로 뿌리를 내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앞으로 문화부는 게임이 사회악이 아닌 온 국민이 즐기는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인식 변화를 주도하고, 순기능을 활성화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테면 교육과 게임이 연계되는 기능성게임은 게임의 순기능을 확산할 수 있는 것으로, 향후 투자도 더욱 늘려야 한다. 경기도가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굿 게임쇼'도 주목할 만하다. 경기도는 예전부터 진행하던 기능성게임 페스티벌의 명칭을 '굿 게임쇼'로 바꾸고 규모를 더욱 확대해 지스타에 버금가는 게임쇼로 키운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올해 굿 게임쇼 2013은 오는 5월 24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잘못된 게임산업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은 우수 인재들을 게임산업으로 불러올 수 있다. 지난 MB 정부 시절 게임이 사회악으로 낙인찍히면서 우수한 인재들의 유입이 차단됐다.

메이저 게임사 관계자는 "셧다운제 때문에 업계가 입는 실질적인 피해보다는 게임이 원칙적 금제물 취급을 당했다는 상징성이 문제"라며 "게임이 나쁜 것으로 인식되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게임사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 인식 개선을 통한 인력 수급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성곤 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도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공익광고 등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했다.

새 정부 들어 문화부는 지난 정부의 규제 남발을 먼저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진룡 문화부 장관은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로 나뉜 게임 규제안을 일원화시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박근혜정부가 시작되면서 문화부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바라보고 있다.

문화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르면 5월중 내놓을 게임산업 진흥 중장기 계획에는 게임화, 차세대 플랫폼 지원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여기에는 학생들이 청춘을 바칠 수 있는 곳이 게임산업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청사진이 담겨야 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무조건 정부를 욕할 것만은 아니며 게임업체들도 철저한 자기 반성을 통해 사회가 걱정하는 부분을 자율적으로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청년들에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세계시장을 누빌 수 있는 성장산업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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