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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산업, 창조경제의 발화점


[창간13년 기획]손바닥경제 시대① 전통산업과 통신의 전방위 융합

통신망 기반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요금을 받아 수익을 유지하던 통신사들이 새로운 경제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분주하다. '손바닥경제'가 이 새로운 흐름의 중심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인프라의 완성에 따라 기존 산업의 경계를 창조적으로 파괴해 나가는 것을 '손바닥경제'라 말할 수 있다.

손바닥경제는 이미 은행과 병원, 백화점과 편의점 등 우리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고 있다. 손안의 세상에서 생활 서비스가 모두 이뤄지는 세상이 활짝 열리고 있는 것다. 이에 아이뉴스24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통신사들의 '손바닥경제'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변화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코자 한다.

▶ 1회 : [손바닥경제 시대]창조경제의 발화점, 통신

[강은성기자] 박근혜 정부가 처음 출범하면서 무엇보다 강조한 것이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는 기존 '컨버전스(융합)', '지식경제' 등과 궤를 같이 한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전통 산업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그 핵심이다.

ICT 기반 창조경제는 지금 여러 분야에서 움트고 있다. 조선, 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분야는 물론 물류·의료·교육 등 각 산업마다 ICT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상품과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모바일 생태계를 중심으로 금융, 결제, 위치정보산업 및 광고, 뉴미디어 등 각종 모바일생활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과거 컨버전스를 중심으로 한 지식경제라는 테마가 ICT와 전통 산업의 결합을 의미했다면 현 정권의 창조경제는 모바일 생태계와 그 안의 무수한 무형상품들이 창출해 내는 '국경없는 손바닥 경제'를 의미한다.

이 손바닥경제의 최전방에 서 있는 곳은 다름아닌 통신사업자들이다.

통신사업자들은 그동안 융합 신사업분야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제 '팔릴만한' 수준으로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렸다.

아직 구체적인 열매가 맺힌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험실' 수준을 탈피해 본격 상용화된 서비스를 내 놓은 요즘, 이를 기반으로 하는 손바닥경제는 바야흐로 대한민국 산업 전체의 큰 줄기를 움직이고 있다.

◆LTE 타고 '손바닥'으로 경제활동

스마트폰처럼 손안의 작은 단말기가 세상을 보는 창구가 되는 것은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초고속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지난 3년여간 무선초고속인터넷의 진화에 발맞추기 위해 4세대 이동통신서비스 LTE 전국망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유무선 '인터넷 고속도로'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LTE같은 인프라를 남들보다 앞서 구축했다는 것은 통신사들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자랑거리다. 우리나라보다 1인당국민소득이 높은 미국과 유럽 선진국도 LTE를 초기 상용화 했을 뿐, 전국망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이 LTE 같은 망구축에 관심을 두는 것은 향후 데이터 이용이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데이터 병목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아컨설팅이 국내 LTE 도입 초기인 2011년10월부터 2012년6월말 까지 LTE 스마트폰 가입자(SK텔레콤 가입자 기준)의 주요 접속 서비스(SNS, 포털, 앱스토어, 멀티미디어 콘텐츠) 별 데이터 사용총량의 증가치를 분석한 결과, 적게는 3천%, 많게는 1만3천%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가입자가 10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에 비해, 데이터 트래픽은 최소 30배 이상에서 최대 140배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통신사들은 이제 '고속도로' 구축을 넘어 고속도로를 활용해 어떤 산업을 연결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어떤 서비스와 콘텐츠를 흘려보내느냐에 따라 산업의 큰 축이 좌지우지되고, 이는 다시 통신산업에도 새로운 환경모색이 절실한 시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안정적인 모바일인터넷 품질 유지를 위해 우리는 망 투자 경쟁에서 순간이라도 뒤쳐질 수 없다. 통신망에 대한 투자 압박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면서 "반면 통신 서비스를 대체할 만한 위협적인 경쟁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탈통신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석채 KT 회장도 최근 주주총회에서 "통신망도 소중한 자산이지만 앞으로는 교육,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통신 그 이상의 영역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세계 일류 기업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융합과 컨버전스 "앞으로 더 커진다"

비단 통신회사들이 자신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만 ICT와 통신의 융합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각 산업별로 모바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로아컨설팅은 LTE 스마트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영상 시청 행태 및 프로세스 변화가 2013년부터는 '쇼핑 및 결제(Commerce)'로 확산되고, 이후 교육과 업무환경의 변화로 보다 광범위하게 확산되며 사회문화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제5차 스마트폰 이용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쇼핑 경험자가 LTE 도입 이전인 2011년7월에는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의 16.9%에 불과했으나, LTE 서비스 상용화 7개월만인 2012년1월(가입자 100만명 달성)에 47%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59.9%를 기록하며 폭증세를 나타냈다.

해외 IT조사기관인 비트위저드도 분석자료를 통해 전세계 모바일커머스 시장이 2009년 12억달러에서 2015년에는 100배 성장한 1천190억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액센츄어 통신미디어전자사업 부문 김정욱 대표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검색과 결제가 일반화되고, 교육과 업무 환경 모두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전혀 다른 시장이 창출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기술 혁신이 이뤄지는 등 진정한 '창조경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액센츄어 통신미디어전자사업 김정욱 대표

액센츄어 통신미디어전자사업 부문 김정욱 대표(사진)는 현 흐름을 이렇게 표현한다.

그는 "이제 업무환경을 모바일로 전환하는 것은 필수 요소가 됐다"면서 "모바일로 전환했을때 얼마나 효율적일 것인가, 우리 기업에 맞을 것인가 등의 고민을 할 때가 아니라 모바일 환경으로 조속히 전환한 후, 이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조건 돈을 들여 모바일 시스템을 마련한다 한들,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모바일 시스템 자체가 기업에 어떤 효용을 주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현재 모든 산업분야에서 꿈틀대고 있는 '손바닥 경제' 움직임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창조경제를 위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면 고객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뚜렷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과거 SI(시스템 통합)를 하던 것처럼 그냥 필요로 하는 기업에 '모바일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것으로 끝난다면, 이는 창조경제라 할 수 없다. 그냥 통신회사가 가서 모바일 SI을 해 줬을 뿐, 전혀 창조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은 통신사의 '탈통신' 기조가 타 산업의 '혁신' 움직임과 결합돼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탄생시킬 수 있어야 비로소 손 안의 경제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

김 대표는 "어떤 병원에서 스마트폰 기반 환자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할 때 이를 통신사가 들어가서 해 주고 그냥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병원(기업)과 환자(소비자), 그리고 통신사(서비스회사)가 모두 새로운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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