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죽이기' 법안 또 발의, 업계 '패닉'

셧다운제 확대, 매출액 1% 기금징수 내용 포함


[허준기자] 박근혜 당선인이 후보자시절 과도한 게임 규제에 대한 전향적 검토를 약속했지만 정작 새누리당은 선거가 끝나자 게임산업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당선인이 게임산업 등 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다고 말했지만, 새누리당은 지난 8일 셧다운제를 강화하는 법률 제정안을 '기습 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등 이른바 친박계를 포함한 의원 17인은 지난 8일 셧다운제를 확대하고 게임중독 기금을 게임업체로 부터 징수하는 내용을 담은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우선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을 살펴보면 3년마다 정부가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며, 국무총리 소속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위원회'를 두도록 한다.

또한 청소년이 게임 결제를 할 경우 반드시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게임 아이템거래는 전면 금지된다.

특히 이 제정안은 셧다운제 시간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 법률안은 인터넷게임중독치유센터를 설립하고 이에 대한 비용 마련의 근거를 여성가족부가 마련한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인터넷게임 관련 사업자에게 연간 매출액의 100분의1 이하의 범위에서 인터넷게임중독치유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인터넷게임중독 위험성 교육을 포함하고 인터넷 중독 유발지수 측정, 게임업체가 청소년 보호자 및 담임교사에게 해당 청소년의 게임시간을 알려야 하는 조항, 학교내 인터넷 게임중독 전담교사 배치, 형벌규정 대신 과징금제도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법안 내용이 알려지면서 게임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미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셧다운제(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의 게임접속을 원천 차단하는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음에도 그 시간을 더욱 확대한다는 점과 매출액의 100분의 1 이하를 기금으로 걷겠다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액의 100분의 1 이하를 기금으로 걷는 것은 여성가족부가 2011년 셧다운제를 추진할 때부터 나왔던 이야기다. 당시 여성가족부가 축소된 기금을 게임업체로부터 충당하기 위해 셧다운제를 추진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실제로 게임중독 기금을 게임업체에게 걷어야 한다는 내용의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발의된 법안이 현실이 된다면, 이는 국내에서 게임사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적자가 나는 기업도 매출액의 1%를 기금으로 내놓는 모순도 생기고, 매출액 1% 자체가 중소 게임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선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규제방안인 셧다운제 강화 법률 제정안을 내놓는 것이 당선인의 선거공약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당선인은 후보자시절인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게임전시회 지스타를 방문 "셧다운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으며, 단점의 전향적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실은 "이명박 정부의 게임규제가 박근혜 정부에서도 더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실효성이 없는 제도를 강화하고 민간기업의 매출 총량을 기준으로 기금으로 걷는 것은 5공식 발상이며 본인확인 강화 및 개인정보 오용을 유도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판례에도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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