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2년, 왜 아직도 볼게 없나

모바일보다 부쩍 느린 콘텐츠 수급…해외 대비 부실


[강현주기자] 지난 2011년 2월 국내에 '스마트TV'가 처음 출시된 지 2년이 흘렀다.

그동안 스마트TV용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스마트TV를 즐길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여타의 스마트 기기들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개방형 콘텐츠들을 거실에서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어야 스마트TV의 의미를 살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TV 사용자들이 누릴 수 있는 콘텐츠들은 해외에 비해 제한적이며, 모바일 기기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에 비해서도 빈약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들은 자료를 공개하지 않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8월 기준 국내 스마트TV 판매량은 100만대를 넘었다.

유료방송 및 포털 사업자들의 셋톱형 스마트TV까지 합산하면 현재 국내 스마트TV 보급량은 100만~150만대로 추정된다.

국내 스마트TV 콘텐츠가 부실한 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주요 스마트TV 업체들인 삼성전자, LG전자의 스마트TV용 애플리케이션은 각각 약 2천500개 정도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는 국내용과 해외용이 구분된다.

LG유플러스의 스마트TV 서비스인 'U+TV G'도 약 2천500여개의 앱을 공급한다.

세 업체의 스마트TV 모두 영화, 방송프로그램 등 콘텐츠 제공이 제한적이다.

◆'OTT' 활성화 안돼…콘텐츠 수급 한계

국내 스마트TV 업계는 각 콘텐츠 업체들과 건건이 별도의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수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콘텐츠 수가 늘어나는 속도가 느리다.

반면 미국 등 해외의 경우 '훌루' '넷플릭스' '아마존' 처럼 'OTT(Over the Top)'라 불리는 웹 기반 콘텐츠 플랫폼들이 활성화 돼 있다.

삼성, LG, 구글TV 모두 해외에서는 스마트TV를 통해 이 OTT 플랫폼들을 제공한다.

이 서비스들은 유료 가입 형태로 한달에 8달러 가량의 요금을 내면 매월 수백편의 방송 프로그램 콘텐츠와 영화를 볼 수 있다.

국내에 OTT가 활성화 안되는 가장 큰 요인은 '유료방송'이다. 국내 유료방송은 해외에 비해 저렴한 편이며 이용률도 높다.

실제로 국내 가구의 90% 이상이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을 시청한다. 반면 미국은 전체 가구의 30~40%가량이 유료방송을 시청한다. 유료방송 요금이 비싼 해외에 비해 또 다른 콘텐츠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적은 것.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국내 케이블TV 가입자들이 매월 지불하는 평균 요금은 9천원 가량, IPTV는 1만4천원정도다.

미국의 유료방송 요금은 월 약 30~100달러로 국내에 비해 크게 높다. 이는 월 8달러만 내면 되는 OTT의 수요를 높인다.

◆"VOD를 왜 돈주고?"

전문가들은 훌루나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이 국내에 활성화 되기 힘든 또 하나의 이유로 국내 시청자들이 '유료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목한다.

실제로 에릭슨이 운영하는 리서치 기관인 '에릭슨 컨슈머랩'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내 VOD 이용자의 39%가 불법 다운로드를 포함한 '파일공유'를 통해 콘텐츠를 감상한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14%만이 파일공유를 이용했으며 '훌루'와 '넷플릭스'가 각각 55%, 44%로 나온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이같은 국내 시장 환경에서 해외처럼 개방형 유료 OTT를 적극 서비스할 사업자가 등장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콘텐츠 저작권, 모바일 따로 TV 따로

훌루나 넷플릭스와 완전 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국내에도 N스크린이라는 '플랫폼형' 콘텐츠 서비스가 있다. 하지만 스마트TV에서 볼 수 있는 N스크린은 콘텐츠 수가 크게 제한된다.

삼성과 LG 스마트TV 앱스토어는 모두 N스크린 서비스인 '티빙'을 제공하지만 지상파 콘텐츠는 빠져있다. 주로 CJ E&M의 케이블TV 프로그램 VOD가 제공된다.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선 지상파와 실시간방송을 볼 수 있는 것과 대조된다

U+TV G의 경우 아직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며 '티빙' 제공을 추진 중이다. 또 삼성전자, LG전자, LG유플러스 세 업체의 스마트TV 모두 지상파 N스크린 '푹'은 아직 제공하지 않는다. 푹 역시 모바일 기기에서는 다운로드 할 수 있다.

N스크린 업체들에 따르면 '저작권' 문제가 있어 모바일 N스크린의 모든 콘텐츠를 그대로 TV에 적용하기 힘들다.

CJ헬로비전의 티빙은 주로 CJ E&M의 케이블 프로그램 콘텐츠들을 스마트TV에 공급한다. 같은 계열사기 때문에 다른 스크린에 콘텐츠를 재 공급하는 데 비교적 수월하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지상파 사업자들은 티빙의 지상파 콘텐츠 제공을 모바일까지만 한정했다. N스크린 업체가 콘텐츠 사업자와 협의 없이 다른 스크린에도 해당 콘텐츠를 공급하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훌루나 넷플릭스가 탑재된 스마트TV를 해외에서 구입해 국내로 들이면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국경을 넘어 서비스되지 않는다. 이 역시 저작권 문제와 관련된다. 콘텐츠 업체들이 훌루나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 업체들과 계약할때 해당 나라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IP 접속이 타국에선 제한된다.

방송업계 관계자들은 해당국가 외 나라의시청자 수가 파악이 안되는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다고 설명한다.

◆유료방송+스마트TV, 콘텐츠 보강 '애매'

유료방송 업체들은 VOD를 늘려가고 있으며 게임, 교육 등의 콘텐츠도 보강하고 있다.

유료방송이 셋톱을 통한 분리형 스마트TV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자체 VOD 콘텐츠와 겹치게 된다.

N스크린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이 구글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TV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도 자사의 콘텐츠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보강하게 된다"며 "굳이 구글 플랫폼에 N스크린 등 또 다른 콘텐츠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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