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우리가 왜 졌지?' 민주, 대선 패배 첫 토론회서 '주류 책임론' 제기


"대선 패배 주류 측 , 전장의 장수처럼 책임져야"

[정미하기자] 민주통합당 내부에서 대선 패배의 주원인으로 주류측의 책임과 단일화에만 매몰된 당의 전략실패를 꼽아 주목된다.

민주통합당 당직자 출신, 문재인 전 대선후보 캠프 출신 인사 등으로 구성된 '국민정당 추진 네트워크'는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평가, 민주당 혁신, 그리고 신당'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철희 두문전략연구소장과 정진우 민주당 전략기획위 부위원장이 발제를 맡았다. 인태연 문재인 전 후보 선대위 시민캠프 공동대표와 강동호 안철수 전 후보 선대위 지역협력실장은 지정 토론자로 나섰다.

임시대표를 맡은 최광웅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이날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민주당 127명의 국회의원들이 주도하는 민주당의 온갖 궂은 일을 도맡으며 소임을 다했으나 대선 패배 이후 아직도 왜 패배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 평가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워 직접 나서게 됐다"고 토론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 부위원장은 대선 패배에 대한 안철수 전 후보 책임론을 부정하며 주류 책임론을 제기한 동시에 신당 창당 수준의 민주당 혁신을 요구했다.

정 부위원장은 "단일화 세부방식은 안철수 전 후보가 하자는대로 맡기겠다고 하고서는 맏형론을 내세웠다"며 "안 후보가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두 가지 안을 50:50으로 하자고 하니 세 가지 안을 들고가서 그릇이 깨진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캠프를 이끈 주류를 전쟁을 이끈 장수에 비유한 정 부위원장은 "장수는 전장에서 패배하면 일단 먼저 목을 내놔야 한다"며 "삼국지 같은데서 보면 전장에서 패배한 장수가 '죽여주십시오'라고 하면 임금이 '죽여도 마땅하나 한 번 더 기회를 줄까' 이래야지 장수가 '저 좀 잘했죠. 비록졌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일단 목을 내놔라"고 지적했다.

정 부위원장은 또 "지금은 책임론을 따질 때가 아니고 단결하고 화합할 때라는 말도 마음에 안든다. 이런 말은 주류들이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며 "주류들은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고 비주류들이 지금은 책임론을 따질 때가 아니라고 해야하는데 주류들이 이런 말을 하니 비주류들이 '책임있는데 왜 자꾸 그런 말을 하냐'는 말이 유발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질 건 책임지고 평가할 건 평가해야한다"고 했다.

민주통합당 쇄신와 재건의 핵심방안으로는 민주통합당 127명 국회의원의 권한 내려놓기를 제시하며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줄 것을 제안했다.

정 부위원장은 "지역위원장의 공천권, 당 지도부의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에게 돌려줘야한다"며 "돈과 조직으로 공천을 받는 게 아니라 돈 없고 조직이 없어도 소신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민주당으로 오라고 할 수 있는 당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신당에 대해선 "민주당이 재창당하고 재건해 민주당을 새롭게 하는 것이 신당"이라며 "신당이라는 것은 민주당을 혁신하고 쇄신하는 노력이 성공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철희 소장은 대선 패배의 원인을 후보·전략·정당 요인으로 나눠 분석했다.

이 소장은 우선 "문재인 후보는 좋은 후보이긴 했지만 야권 전체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 시절 상당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민주당이 좋은 후보를 당내에서 만들어내는 과정을 구비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또 "민주당은 비대위원장 하나 못만드는 정당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선 후 기간에서도 새누리당에 지고 있다"며 "민주당에선 왜 성공한 당대표가 없는지 생각해 봐야하며, 이를 위해 집단지도체제를 폐기해야한다. 성공한 지도자로 서지 않고 승리하는 후보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 동안 전략상의 문제점에 대해선 "단일화 전략만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게 넌센스였고, 민주당이 자임한 복지와 경제민주화라는 아젠다도 새누리당에 뺏겼다"며 "민주당이 이기는 길은 단일화가 아닌 차별화였다. 민주당의 진보화가 답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보다 차별화가 상승개념이다. 새누리당과 어떻게 다른지 쉽고 간명하게 설명하는게 민주당의 몫"이라고 짚었다.

이 소장은 "민주당이 혼란이나 패배를 멋지게 수습하지 않고 정당답게 기본으로 돌아가 차근차근했으면 한다"며 "민주당은 당원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표출되는 정개개편을 해야한다"고 했다.

이어 이 소장은 민주통합당이 오늘 9일 선출을 앞두고 있는 비대위원장 체제에 대해서도 "비대위는 과도기일뿐 박근혜 당선인이 재작년에 등장시킨 비대위와 다르다"며 "새로운 리더십을 탄생시키고 리더십 중심으로 재편하는게 순서"라고 짚었다.

''국민정당추진 네트워크'에는 민주당 사무부총장 출신인 최광웅 임시대표를 비롯해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 함운경 전 서울대 삼민투위원장, 서종화 전 서울시의원, 정진우 민주당 전략기획위 부위원장, 임채호 문재인 전 대선후보 시민캠프 4050네트워크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우리가 왜 졌지?' 민주, 대선 패배 첫 토론회서 '주류 책임론' 제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