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KT임시주총...경영방향 놓고 주주들간 설전

 


20일 서울 우면동 KT 연구개발본부에서 열린 KT의 임시 주총은 민영화로 탈바꿈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라는 점에서 KT주주들은 물론 통신업계 전체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주총에 상정된 안건은 ▲사장 선임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경영계약서 승인 등 4건 이었다.

이들 안건은 향후 KT운영 방향과 관련 이견이 있어 주주들간에 설전이 오가기는 했지만 모두 원안대로 통과 됐다.

먼저 사장선임 건과 관련 일부 주주들은 "이용경사장외에 어떤 사람이 지원했는지 공개하라"라고 요구했고 이에대해 임시의장을 맡은 정태원 부사장은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사항이라 나머지 후보들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며 지원자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또 노조측의 한 관계자는 "지분의 5.6%로 명목상 외국인, SK텔레콤에 이어 우리사주는 3대 주주인데 우리사주 조합측에 사외이사 선임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동의와 재청에 이은 박수로써 사장에 임명된 이용경 사장이 사회를 넘겨 받았다.

이 사장은 "주주가치를 중시하고 주주와 시장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KT를 만들겠다"는 간략한 인사말을 하고 후속 안건들을 상정 처리했다.

2호 안건인 정관의 일부 변경건은 KT에서 정부 지분이 사라지면서 '민영화 특별법'의 대상에서 일반 상법과 증권거래법의 적용을 받게 되기 때문에 따르는 당연한 내용변경이다.

그러나 소유주식 제한 규정의 삭제를 놓고는 주주들간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주주는 "이미 SK의 의외의 주식 매집으로 큰 갈등을 겪은 만큼 개인 소유제한을 폐지하면 특정 재벌이 경영권을 가져가려 할 수 있으니 대표가 확실하게 챙겨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특히 "외국인투자가들을 자본이익만을 위한 투자자들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니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정관에 명시할 용의가 없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또 "집중투표제 도입은 특정주주의 경영권 장악을 방지하고 소액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바람지한 제도지만 적대적 M&A 방지를 위해 전환우선주 제도를 폐지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향후 정관에 전환우선주제도 도입을 삽입할 의사가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대해 이용경 사장은 "법적인 제약이나 재벌들간의 상호 견제, KT의 시가 규모 등으로 볼 때 현실적으로 외부세력이 KT경영권을 가져갈 가능성은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경영권보다는 투자목적이기 때문에 우려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사장은 또 "전환우선주 제도는 발행주식 수의 증가로 인해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 적대적 M&A 방지를 위해서는 주가를 높이는 방안이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한 주주는 이용경사장에게 "주가를 높이지 않으면 고객이고 투자자고 모두 떠나게 될 것"이라며 "주가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후 소각할 의사가 있는가? 또 49%로 돼 있는 외국인 지분제한을 폐지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다른 한 주주는 "외국인 지분제한을 폐지하면 통신식민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데 사장이 이를 막을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외국인 지분제한 폐지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이용경 사장은 "주가 관리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적극 검토하겠다. 또 외국지분한도 폐지는 정부가 결정할 사안인 만큼 타 사업자와 협의해 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주주는 "현재 KT는 탈법적인 영업을 많이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과 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고 주가가 올라갈 수 없다."며 "좋은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옳바른 영업분위기를 만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주주는 "KT직원은 주인의식이 약하다. 삼성이나 다른 회사는 회사 상품이 나오면 직원들이 먼저 구매한다. KT직원들도 똘똘 뭉쳐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민영 KT의 경영 방향에 대해 주주들간에도 이견을 보인 것이다.

3호안건인 이사 선임건과 관련 KT 노조측 관계자는 "회사는 중요한 일들을 지금까지 노조와 상의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사후에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해 왔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3명의 신임 이사를 어떤 근거로 어떤 단체나 조직이 추천했는지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송영한 KT 기획조정실장은 "신임 이사는 주주협의회와 이사회가 충분한 검토와 협의를 거쳐 선임했다"고 답변했다.

이날 신임 사외 이사로 선임된 사람은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스튜어트 솔로몬(Stuart Solomon) 메트라이프생명(한국) 대표이사 사장, 장현준 포항공대 초빙교수 등이다.

제 4호 안건 사장과의 경영계약서 승인의 건에 대해서는 별다른 논란이 없이 통과 됐다.

경영계약 내용에 따르면 이용경 사장은 향후 3년간 연봉 1억7천700만원을 받게 됐으며 연도별 목표의 평가결과에 따라 연봉의 0%에서 150%까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연도별 목표의 평가결과 종합득점이 60점 미만이거나 사외이사가 지정한 핵심 평가지표의 개별득점이 40점 미만인 경우 해임이 되도록 돼 있다.

이용경 사장이 임기만료인 오는 2005년말 달성해야 할 매출 목표는 14조7천600억원으로 책정됐다. 기본 목표 13조8천억원에 노력목표치 7%(9천600억원)를 더해 나온 수치다. 또 목표 영업이익률은 12%(2001년 6.3%)로 계약됐다.

KT의 지난해 매출은 11조5천억원이었다.

KT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장에게 부여된 매출 목표는 2002년~2005년 사이 국내 유선통신서비스 시장 연평균 성장률 4.6%로 가정해 나온 수치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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