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해법, 함께 찾자...학계 전문가 협의체

 


나라산업을 생각하는 교수협의체(이하 나산협)는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에 대해 시간을 가지고 추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나산협은 22일 "하이닉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외국 경쟁사에 비해서 점점 증가하는 기술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며 "이는 수조 원의 가치에 맞먹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정부와 국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하이닉스가 ▲ 포기하기에는 국가적으로 너무 큰 자산이며 ▲ 종합 반도체 업체에 의해 미래 산업인 나노 관련 극 진공기술, 장비, 재료 기술 등이 성장할 수 있고 ▲ 지난 '빅딜'의 효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산협은 정부의 매각방침에도 당위성이 있지만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성공적인 해법 찾기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나산협 발족에 즈음해서 정부와 국민께 드리는 글' 전문이다.

지난 2002년 5월 28일에 대한전자공학회 반도체 부품연구회 주관으로 '한국반도체 산업에 대한 심포지엄 (하이닉스 문제에 즈음하여)'을 개최하였으며, 여기서 나온 의견을 결집하여 '나라 산업을 생각하는 교수협의체 (나산협)'를 결성하였습니다.

이 협의체는 하이닉스반도체의 해법을 제시하고, 국내 첨단산업의 활로모색을 위해 경제, 산업 분야 전문가의 의견개진 통로로서 기능하고자 합니다. 이 활동의 일환으로 최근의 언론보도와 심포지엄, 그리고 나산협 게시판 (http://nara.snu.ac.kr) 에서 표출되고 있는 의견을 비판 수용하여 나산협의 의견을 정부와 국민들께 밝히고자 합니다.

먼저 해외매각 추진의 배경에 대한 견해입니다. 경쟁력이 약화된 기업의 해외 매각,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한 달러의 안정적 유지, 그리고 금융산업 개혁과 이에 따른 국가 신인도 향상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기조를 통해서 IMF 조기졸업 뿐만 아니고 나라의 금융산업의 견실한 발전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가장 큰 공헌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마이크론과의 MOU 조건에서 하이닉스반도체의 가치를 저평가 했다하더라도, DRAM 가격 상승에 따른 마이크론의 주가 상승 기대, 부실회사 채권 정리와 투자 이행 면제에 의한 국내 금융기관의 신인도 향상에 따른 주가상승 등 무시 못할 순 효과가 있으며, 이 순 효과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MOU 조건만을 보고 비판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견이라고 할 수 없으며, 해외 매각을 매국행위라고 규정하는 것 또한 무리가 있는 견해입니다. 더구나, 현 하이닉스의 신용등급, 그리고 회복이 더딘 세계 경기 등을 고려했을 때, DRAM 사이클에 대응하기 위해서 필요한 막대한 투자재원을 마련할 방도가 없다는 상황이 이러한 해외매각의 당위론을 더욱 정당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많은 경제, 산업 전문가들이 포함된 "나산협"회원들이 조속한 하이닉스의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 드리겠습니다.

첫째, 포기하기에는 너무 큰 국가의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약 5조 이상 매출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이는 한국의 GNP인 500조의 약 1%를 점유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역사적으로 DRAM 시장은 연(年) 성장변화율이 100%으로 변화폭이 큰 시장으로서 세계 경제 및 수요와 공급상황에 따라서 20조에서 50조를 왔다갔다하는 산업입니다. 하이닉스반도체가 17%의 시장점유율을 가지므로 년 매출이 3.4조에서 8.5조 정도 예상됩니다.

따라서 어떠한 원가구조를 가지느냐에 따라서 엄청난 이익이 보장되며,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 모든 기술의 역량이 모아져야 하는 사업입니다. 한국의 DRAM 산업의 경쟁력이 높은 것은 이 원가를 낮추는 기술이 세계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원가는 현재 4조 이하이며, 빅딜 이후 2년간 두 회사의 장점을 취합해서 가장 원가구조가 낮은 기술 포트폴리오를 정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매출을 달성하는데는 회로 설계, 공정기술개발 뿐만이 아니고, 대량 생산 기술, 그리고, IBM, HP, Compaq과 같은 컴퓨터 회사에 대량 납품을 위한 신뢰성 기술, 새로운 시스템 변화를 개발에 피드백시키는 마케팅 기술 등이 한 개의 유기체를 형성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이 유기체를 만들기 위해서 20여 년 간 나라의 역량을 집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정부의 R&D 산업정책, 그리고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 국책연구소와 대학의 영재들의 참여 등이 포함됩니다.

둘째, 종합 반도체 업체에 의해서 미래 산업인 나노 관련 극 진공기술, 장비, 재료 기술 등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이나 후발국들이 종합반도체 회사를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혹자는 삼성전자 하나라도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산업전문가들은 한 나라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그리고 우수 이공계학생들의 유입을 위해서도 건전한 경쟁관계에 있는 반도체 회사가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세째, 이제 빅딜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년간 하이닉스반도체는 두 회사의 기술력 통합을 위해 노력했으며, 블루 칩, 프라임 칩으로 대변되는 원가구조가 가장 낮은 기술력을 탄생시켰습니다. 이러한 기술력이 막 매출로 연결되려는 참이라는 것은 몇 차례 실시된 실사기관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혹자는 해외에 매각하더라도 회사는 나라안에 있으므로 국가 경쟁력에는 마이너스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한 회사의 핵심 영업행위인 개발, 연구, 그리고 장비구매를 분산시키는 경우는 없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같이 국내시장보다 세계시장이 큰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핵심 경쟁력요인이 국내에 남지 않을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최근 국외 타 경쟁회사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한국의 DRAM사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외국 경쟁회사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원가경쟁력을 단기적으로 확보하기 힘든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DRAM 메모리의 가장 중심인 셀구조에서 인피니온이 채택하고 있는 트렌치 셀 구조, 그리고 마이크론이 채택하고 있는 커패시터 위의 비트라인 구조는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채택하고 있는 구조에 비해서 미세구조가 될수록 수율과 성능을 보장하기 힘든 구조이며, 이 구조를 채택하고 있는 다른 국외 회사들도 어려움을 가지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하이닉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외국 경쟁사에 비해서 점점 증가하는 기술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과거의 경험으로 예측하는 수조원의 투자가 없이도 이 포트폴리오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나산협"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더욱이 DRAM사업은 이미 과거와 같이 막대한 투자에 의해서 급성장하는 사업이 아닙니다. 당장 몇 개월, 1년은 어려울 지 모릅니다. 그러나, 최소한 투자여력을 마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전문가 및 국내외 투자자들에 의해서 모색될 수 있도록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이닉스 문제의 성공적인 해결은 현 정부의 정책 성공, 그리고 주가 상승으로 많은 투자가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한국이 반도체 강국으로서 더욱 큰 발전을 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채권단 그리고 반도체 기술, 경영, 산업 전문가들이 같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기를 제안합니다. 이 해법을 찾는 노력에 본 교수협의체가 발 벗고 나서고자 합니다.

나라산업을 생각하는 교수협의체 공동준비위원 일동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