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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정영석 본부장 "대작만 게임 아니다"


"카트라이더의 영광, 배틀스타 리로드서 재현"

[허준기자]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 등 대작 온라인게임들이 여름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중견 게임업체들도 저마다 신작들을 선보일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 와중에 넥슨코리아는 지난달 28일 캐주얼 횡스크롤 슈팅게임 '배틀스타 리로드'라는 신작게임을 출시했다. 배틀스타 리로드는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슈팅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얼핏보면 배틀스타 리로드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많이 부족해 보인다. 화려한 그래픽을 뽐내는 것도 아니고 수백억원씩 투자해 개발된 대작게임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름만으로 기대작 반열에 오른 블레이드앤소울이나 디아블로3, 아키에이지 등과 겨루기에는 조금 힘에 부쳐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배틀스타 리로드 개발을 총괄하는 사람의 이름을 들으면 이 게임을 다시 보게 된다. 바로 국민게임 '카트라이더'의 아버지로 불리는 넥슨코리아 정영석 본부장이 배틀스타 리로드 개발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레이싱 게임은 안된다'고 외치던 시절, 카트라이더를 개발해 '국민게임' 반열에 올려 놓은 정영석 본부장은 이승찬 본부장, 김동건 본부장, 김태곤 상무 등과 함께 넥슨코리아를 이끄는 핵심 스타 개발자들 중 하나다.

지난 6일 서울 선릉역 인근 넥슨코리아 본사에서 정영석 본부장을 만났다. 대작들의 향연인 여름 게임 시장에 간단한 캐주얼게임으로 승부수를 던진 그는 여전히 여유 넘치는 표정이었다. 메이저 게임업체 넥슨코리아가 여름방학 시장에 내세운 유일한 신작이라는 부담감, 스타 개발자라는 수식어에 대한 부담감은 이미 잊은 듯 했다.

"카트라이더도 처음에 동시 접속자 수가 2천명도 안됐죠. 배틀스타 리로드도 카트라이더처럼 오픈과 동시에 동시 접속자 수가 몇만명씩 되는 게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꾸준히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게이머들에게 꾸준히 재미를 주면 이용자 수는 저절로 늘어납니다."

정영석 본부장은 1995년, 게임 디자이너로 게임업계에 발을 디뎠다. 2000년부터 게임 기획에 참여했고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와 카트라이더까지 게임 기획을 맡았다. 이후 프로듀서로 활약해 버블파이터와 에어라이더 개발에도 참여했다.

정 본부장의 행보를 보면 최근 게임업계의 대표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와는 거리가 멀다. 누구나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캐주얼게임 개발에만 참여했다. 이는 정 본부장의 게임 철학 때문이다.

"저는 대작게임들에 재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 게임을 개발하는 법도 모르고요. 저는 제가 재밌는 게임을 만들자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재밌으면 다른 사람들도 재밌을테니까요. 저는 게임의 다양한 재미요소 가운데 경쟁이라는 요소가 가장 재밌습니다. 그래서 경쟁 위주의 게임을 계속 개발하는 것 같습니다."

그가 개발했던 게임들을 살펴보면 한가지 큰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게임을 오래하면 게임 내 캐릭터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 자신의 실력이 강해진다는 특징이다.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도, 카트라이더도, 버블파이터도 게임 내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는 게이머의 실력이 쌓이는 방식이다.

"저는 오락실에서 다른 게이머들과 경쟁하면서 게임을 즐기던 세대입니다. 오락실에게 게임을 하다보면 내 실력이 늘고 늘어난 내 실력으로 다른 친구들을 이기는 것에서 쾌감을 느꼈죠. 그게 바로 제가 개발하는 게임의 재미요소입니다."

그래서 정 본부장은 게임에 이용자들을 오래 붙잡아 두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게임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캐릭터가 강해지고 누가 더 오래 시간을 투자했느냐에 따라 게임의 승패가 나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하루에 한시간 이상 내가 개발한 게임을 즐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게임은 여가시간을 즐기기 위한 도구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최대한 직관적으로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게임 개발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정영석 본부장은 배틀스타 리로드를 '손맛'이 있는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일단 '손맛'이 있기 때문에 게임을 처음 접하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매주 업데이트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전달하고 게이머들의 의견을 반영해 카트라이더 같은 '국민게임'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게임이 친구들과 소통하는 도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때문에 소통이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게임으로 더 친해지고 소통이 잘되는 세상을 바랍니다. 같이 PC방에 가서 배틀스타 리로드 팀전을 즐기고 PC방을 나오면 그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친목을 쌓을 수 있는 그런 도구가 되길 바랍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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